[딜사이트 윤종학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반기 순이익 9063억원 가운데 본업인 운용보수에서 나온 몫은 4분의 1에 미치지 못한다. 나머지는 계열사와 펀드 지분의 장부가액 변동을 반영한 지분법손익이었고, 그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일론 머스크의 우주기업 스페이스X에 닿는다. 자산운용사의 실적이 계열 증권사의 자기자본투자 성과에 연동되는 구조가 이번 반기에 뚜렷하게 드러난 것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반기 별도 기준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은 1조75억원이다. 이 가운데 지분법손익이 7685억원으로 76.3%를 차지했다. 운용보수를 벌어들이는 본업에서 나온 영업이익은 2386억원으로 23.7%에 그쳤다. 지분법손익은 관계·종속기업의 순손익 가운데 지분율만큼을 자기 손익으로 인식하는 항목으로, 현금이 유입되는 실현이익이 아니라 보유 지분의 장부가액 변동을 반영한 평가 성격의 이익이다.
지분법손익 7685억원의 내역을 보면 편중이 뚜렷하다. 가장 많은 몫을 차지한 곳은 미래에셋캐피탈로 3187억원이었다. 전체 지분법손익의 41.5%, 세전이익 기준으로는 31.6%에 해당한다. 미래에셋캐피탈은 미래에셋증권 지분 34.00%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미래에셋증권을 연결 종속회사로 두고 있는 여신전문금융회사다.
그리고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래에셋캐피탈 지분 29.53%를 보유한 2대주주다. 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캐피탈-미래에셋증권으로 이어지는 구조인 셈이다. 미래에셋캐피탈의 상반기 연결 기준 지배기업 소유주 귀속 순이익은 1조793억원으로, 여기에 미래에셋운용의 지분율을 곱하면 3187억원이 된다.
미래에셋캐피탈이 1조원 넘는 이익을 낸 배경에는 미래에셋증권이 있다. 미래에셋증권의 상반기 연결 지배주주 순이익은 2조8922억원으로 전년 동기(6620억원)의 4.4배에 달했다.
지배구조를 따라가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실효 노출은 34.00%와 29.53%를 곱한 10.04%다. 미래에셋증권 순이익 2조8922억원에 이를 적용하면 2904억원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래에셋캐피탈에서 인식한 지분법손익 3187억원의 91%에 해당한다. 캐피탈에서 들어온 이익의 대부분이 증권 몫이라는 의미다.
미래에셋증권이 이 돈을 어디에서 벌었는지를 짚어보면 상반기 연결 기준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FVTPL) 금융상품 관련 순손익이 4조748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5267억원)의 9배 수준이다. 브로커리지나 기업금융이 아니라 자기자본투자(PI)에서 나온 성과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12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스페이스X 관련 평가이익을 직접 공개했다. 2분기 세전이익 중 약 1조6242억원이 스페이스X 관련 평가이익이었으며 이를 제외한 2분기 연결 세전이익은 9044억원이었다. 2분기 연결 세전이익 2조5287억원의 64%가 스페이스X 한 종목에서 나온 셈이다.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반기보고서를 종합해보면 스페이스X 투자 비히클과 수익 규모를 추정해 볼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Mirae Asset Project Mars Fund I, LP'는 미래에셋글로벌스페이스투자조합1호와 미래에셋증권 영국·미국·홍콩법인이 공동 투자한 종속기업이다. 미래에셋글로벌스페이스투자조합1호는 2022년 7월 결성돼 스페이스X 유상증자에 참여한 조합으로, 미래에셋증권이 지분 89.57%를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반기보고서에는 Mirae Asset Project Mars Fund I·III·IV가 있다. 이들 펀드의 자산총액 합계가 지난해말 8306억원에서 6월말 3조5943억원으로 4.3배 늘었다. 상반기 순이익 합계는 2조5979억원이었고, 같은 기간 영업수익은 세 펀드를 합쳐 1000만원에 그쳤다. 운용 과정에서 벌어들인 수익이 아니라 전액이 보유 자산의 미실현 평가이익이라는 뜻이다.
머스크가 인수한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도 지분이 걸려 있다. 미래에셋파트너스제11호사모투자합자회사는 2022년 10월 X 인수 공동투자를 위해 조성된 3000억원 규모 펀드로, 미래에셋증권이 75%,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5%, 미래에셋캐피탈이 10%를 출자했다. 이 조합의 상반기 순이익은 4452억원이었고, 같은 기간 영업수익은 259만원이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분율만큼인 668억원을 지분법손익으로 인식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실적이 지분법에 기대는 성향은 점차 강해지고 있다. 연결 기준 세전이익 대비 지분법손익 비중은 2024년 31.3%, 지난해 32.0%에서 올해 상반기 44.0%로 올라섰다. 별도 기준으로는 76.3%다.
계열 지분이 서로 얽혀 있다는 점은 이익의 성격을 판단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미래에셋파트너스제11호의 경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직접 15%를 출자한 데 더해, 10%를 출자한 미래에셋캐피탈과 75%를 출자한 미래에셋증권의 실적이 다시 지분법을 타고 들어온다. 같은 자산의 평가이익이 여러 경로로 인식되는 셈이다.
미래에셋그룹의 지배구조는 박현주 회장을 정점으로 미래에셋컨설팅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생명으로 이어진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자산운용 지분 60.19%를 직접 보유하고 있으며, 미래에셋컨설팅도 36.92%를 들고 있다.
관건은 지속가능성이다. 미래에셋증권의 FVTPL 순손익이 1년 새 9배로 뛴 것이 스페이스X 상장이라는 일회성 이벤트에 기댄 것이라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이익 구조도 같은 변동성에 노출된다. 다만 본업인 운용보수도 상반기 30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2% 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실적 하방을 지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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