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윤종학 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반기 실적을 끌어올린 핵심 축은 해외 사업이다. 글로벌 ETF 사업을 총괄하는 홍콩 소재 지주회사의 반기순이익이 1년 새 5배 이상 불어나며 성장세를 이끌었다. 2000년대 초반부터 해외 진출에 공을 들인 결과가 실적으로 입증됐다는 평가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반기보고서상 Mirae Asset Global ETFs Holdings의 상반기 연결 영업수익은 5165억원으로 전년 동기(2883억원) 대비 79.2% 늘었다. 반기순이익은 497억원에서 2630억원으로 5.3배 증가했다. 이 회사는 미국 글로벌엑스와 캐나다 글로벌엑스(구 Horizons ETFs), 호주 글로벌엑스(구 ETF Securities)를 산하에 둔 홍콩 소재 지주회사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Mirae Asset Global ETFs Holdings의 실적 개선을 주도한 곳은 미국이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따르면 ETF홀딩스 산하 법인의 상반기 수익 비중은 미국·캐나다·호주 순으로 각각 85%, 11%, 4% 수준이다. 전체 영업수익 5165억원에 대입하면 미국 글로벌엑스가 4300억원가량을 벌어들인 셈이다.
미국 글로벌엑스는 2018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인수한 ETF 전문 운용사다. 인수 당시 미국 시장의 신흥 주자였지만 테마형·인컴형 ETF를 앞세워 점유율을 넓혀왔다. 지난해에는 그룹 AI 법인 웰스스팟(Wealthspot)과 협업해 그룹 최초의 AI 기반 ETF인 'Global X Investment Grade Corporate Bond ETF(GXIG)'를 출시하기도 했다.
홍콩법인도 눈에 띈다. Mirae Asset Global Investments(Hong Kong)의 상반기 영업수익은 481억원으로 전년 동기(294억원) 대비 63.6% 늘었고, 영업이익은 52억원에서 228억원으로 4.4배 뛰었다. 홍콩 증시에 상장한 항셍테크·항셍고배당 ETF가 중국 본토 투자자가 거래할 수 있는 스톡커넥트에 편입된 데 이어, 현지 최초로 커버드콜 ETF 2종을 출시하며 인컴 상품 라인업을 넓힌 효과로 풀이된다.
해외법인 가운데 이익 구조가 가장 이례적인 곳은 미국 운용법인이다. Mirae Asset Global Investments(USA)의 상반기 영업수익은 160억원, 영업이익은 14억원에 그쳤지만 반기순이익은 55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도 영업이익 16억원에 순이익 783억원이었다. 운용보수로 벌어들인 돈이 사실상 없는데도 순이익은 500억~800억원대를 오간 셈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 이익이 펀드 투자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법인이 업무집행사원(GP)으로 투자 중인 펀드들의 지분법손익으로 인해 영업이익 대비 반기순이익이 크게 발생했다"고 말했다. 미국법인이 운용보수를 받는 통상적인 운용사라기보다, GP로 참여한 펀드들의 지분 가치 변동을 손익으로 인식하는 투자 창구에 가깝다는 의미다.
해외 법인 중 수익성 개선 과제를 안고 있는 곳도 있다. 인도법인은 유일하게 실적이 뒷걸음질했다. Mirae Asset Global Investments(India)의 상반기 영업수익은 875억원으로 전년 동기(1120억원)보다 21.8% 줄었고, 영업이익도 733억원에서 489억원으로 33.3% 감소했다.
인도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006년 진출한 이후 금융위기 국면에서도 철수하지 않고 지켜온 시장이다. 현지에서 유일한 독립 외국자본 운용사로, 지난해 11월말 기준 총 운용자산 263억달러에 84개 펀드를 운용하며 현지 9위(ETF 8위) 운용사로 자리 잡았다.
다만 회사 측은 이번 감소가 운용사업 자체의 부진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인도법인이 보유한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FVPL) 금융자산의 평가손익이 전년 동기 대비 약 360억원 감소한 영향"이라고 밝혔다. 인도법인이 고유재산으로 보유한 금융자산의 평가이익이 줄면서 영업수익 전체가 감소했다는 것이다. 영업수익 감소폭(245억원)보다 평가손익 감소폭(360억원)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운용보수를 포함한 나머지 수익은 오히려 늘었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그룹 계열사인 미래에셋증권이 인수한 현지 증권사 쉐어칸(Sharekhan)과의 통합 영향도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관계자는 "쉐어칸 합병으로 인도 종속회사의 연결 범위에 일부 변경은 있었으나 인도법인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미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총 운용자산은 지난해말 기준 511조원으로, 국내 267조원과 해외 244조원이 균형을 이룬다. 2003년 국내 최초로 해외 운용법인(홍콩)을 설립한 이후 23년 만에 만들어진 구도다. 다만 해외에서 벌어들인 이익이 모두 운용보수에서 나온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실적의 성격을 따져볼 여지는 남아 있다.
전체 내용과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사 본문과 함께 읽어주세요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