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화장품으로 수익성을 회복한 ‘바이오비쥬’가 이번에는 병·의원 한 곳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을 키우는 전략에 나섰다. 기존 필러 영업망에 세포외기질(ECM) 제품 ‘셀리비온’을 얹어 신규 거래처를 확보하는 동시에 기존 거래처의 구매 품목을 늘리는 방식이다. 직접 생산설비를 구축하지 않고 전문 제조사의 제품을 독점 유통하는 만큼 향후 판매량과 재주문율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안착할지를 가를 전망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비쥬는 최근 주사기에 미리 충전해 별도의 혼합 과정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셀리비온 린제이’를 선보였다. 의료진의 사용 편의성을 높인 제형을 앞세워 국내 병·의원 대상 ECM 판매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바이오비쥬가 ECM으로 제품군을 넓힐 수 있는 배경에는 최근 회복된 수익성이 자리한다. 바이오비쥬는 올 상반기까지 매출액 179억원, 영업이익 53억원을 기록했다. 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42억원을 넘어섰다. 상반기 영업이익률도 29.6%로 지난해 연간 14.7%에서 크게 높아졌다.
현재 실적 개선의 중심에는 메디컬 화장품과 스킨부스터가 있다. 특히 메디컬 화장품 브랜드 ‘칸도럽(CDL)’을 앞세워 미국 시장에서 외형을 빠르게 키웠다. 상반기 미국 매출은 약 7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39%를 차지했다. 중국에 편중됐던 판매 지역을 북미로 넓히면서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기존 제품군의 성장 기반을 넓히고 있다.
북미에서는 칸도럽의 아마존 등 온라인 플랫폼 입점과 오프라인 유통망 확대를 병행하고 있다. 미국 화장품이 ‘지역 다변화’를 맡는다면 셀리비온은 국내 병·의원 시장에서 ‘제품 다변화’를 담당하는 셈이다. 고객군과 판매 경로가 다른 사업을 동시에 확대해 특정 시장이나 제품의 수요 변화가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분산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셀리비온은 이 같은 제품 다변화 전략의 새로운 축이다. 사람의 진피 조직에서 세포 성분을 제거한 인체 유래 무세포 동종진피(hADM)를 활용한다. 올소테크가 제조하고 바이오비쥬가 독점 총판을 맡는다. 바이오비쥬가 자체 제조하는 히알루론산(HA) 필러에 전문 제조사로부터 조달하는 ECM 제품을 더해 병·의원에 공급할 수 있는 제품군을 넓히는 구조다.
핵심은 기존 필러 영업망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필러를 공급하던 병·의원에 ECM 제품을 함께 소개하면 이미 확보한 거래처에서 추가 매출을 낼 수 있다. 반대로 셀리비온을 통해 새로 접촉한 의료진에게 기존 필러를 공급하는 교차판매도 가능하다. 신규 거래처 확대와 거래처당 구매 품목 증가를 동시에 노릴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ECM을 직접 생산하지 않는 점도 초기 사업 확대 과정에서는 부담을 낮추는 요인이다. 자체 생산시설을 새로 구축하는 대신 전문 제조사의 생산 역량을 활용하고 바이오비쥬는 제품 도입과 유통, 의료진 대상 영업에 집중할 수 있어서다. 기존 영업조직을 활용해 판매량을 늘릴 경우 신규 제품 매출 증가에 비해 추가 영업비용을 억제할 여지도 있다.
ECM 사업 확대는 경쟁이 치열한 기존 필러 중심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재생미용 소재로 넓힌다는 의미도 있다. 셀리비온은 저온 공정과 ECM 성분 보존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워 프리미엄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기존 필러 판매량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의료진의 재생미용 소재 수요까지 흡수해 거래처당 공급 규모를 키우겠다는 접근이다.
주목할 부분은 셀리비온이 일회성 신제품 판매를 넘어 반복적인 매출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여부다. 바이오비쥬는 ECM을 직접 생산하지 않는 만큼 실제 이익 기여도는 제조사와의 매입 조건과 판매가격, 영업·마케팅 비용 등에 따라 달라진다. 초기 교육과 마케팅을 거쳐 제품을 도입한 병·의원에서 재주문이 쌓여야 기존 영업망을 활용한 비용 효율성이 실질적인 이익 증가로 연결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자체 제조 제품인 필러의 해외 판로 확대도 추진한다. 바이오비쥬는 오는 2027년까지 유럽 CE 인증과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 허가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북미에서는 화장품, 국내 병·의원에서는 ECM, 해외 의료시장에서는 필러로 각각 성장 경로를 넓히는 구상이다. 인허가 획득과 현지 판매망 구축에 시간이 필요한 만큼 필러의 실제 해외 매출 기여 시점은 향후 진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바이오비쥬 관계자는 “스킨부스터와 ECM, 필러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글로벌 클리닉과 유통망에 맞춤형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며 “필러와 보툴리눔을 넘어 ECM과 같은 차세대 재생 구조체로 제품군을 넓혀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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