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일본)=딜사이트 이태민 기자] 넥슨게임즈가 신작 ‘파레이돌리아’의 핵심 경쟁력으로 캐릭터와의 교감에서 오는 ‘감성적 밀도’를 내세웠다. 화려한 액션이나 방대한 오픈월드보다 캐릭터가 실제 곁에서 살아가는 듯한 경험을 구현해 차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내년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를 목표로 개발을 이어가며 도쿄게임쇼(TGS)에서 확보한 이용자 반응도 게임 완성도를 높이는 데 반영할 계획이다.
김용하 넥슨게임즈 IO본부장은 17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 멧세에서 열린 ‘도쿄게임쇼(TGS 2026)’ 현장에서 진행된 ‘파레이돌리아’ 미디어 간담회에서 “기존 게임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감성적 밀도’를 구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며 “이용자들이 편안하게 곁에 두고 위안을 받을 수 있는 게임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파레이돌리아는 넥슨게임즈 IO본부 산하 RX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PC·모바일 기반 서브컬처 게임이다. 지구와 닮은 세계의 도시 ‘아니마시’를 배경으로 특별한 능력을 지닌 캐릭터 ‘메이츠’들과 교류하고 다양한 생활 콘텐츠를 즐기는 방식이다. 언리얼 엔진 5를 기반으로 구현한 3D 그래픽과 섬세한 캐릭터 상호작용 시스템이 특징이다.
개발진은 파레이돌리아의 차별화 지점을 캐릭터와 이용자 사이의 ‘관계’에서 찾았다. 강한 자극이나 화려한 모험을 앞세우기보다 캐릭터와 함께 일상을 보내며 관계를 쌓아가는 경험에 무게를 뒀다. 게임명에도 이 같은 방향성을 담았다.
김 본부장은 “최근 여러 문장으로 구성된 타이틀이 많은 서브컬처 게임 시장에서 한 단어로 된 이름이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봤다”며 “파레이돌리아라는 단어가 지닌 의미가 게임이 지향하는 ‘관계의 복원’과 ‘새롭게 인식한다’는 메시지와 맞닿아 있어 판타지 세계관에 어울리는 제목으로 채택했다”고 말했다.
캐릭터의 ‘실재감’을 높이는 데도 공을 들였다. 기존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에서 흔히 볼 수 있는 SD 캐릭터 대신 실제 인체 비율에 가까운 LD 캐릭터를 채택했다. 3D 공간에서 메이츠들이 생활하고 이용자와 상호작용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구현해 캐릭터가 실제 같은 공간에 존재하는 듯한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서다.
게임 플레이도 캐릭터와의 교감을 중심으로 설계했다. 최근 서브컬처 게임 시장에서 잇따라 등장하는 오픈월드 방식을 따르기보다 캐릭터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어드벤처와 퍼즐 요소를 준비하고 있다. 전투에는 턴제 방식과 실시간 전투 요소를 결합한 ‘라이브 턴 배틀’을 적용한다.
차민서 RX스튜디오 PD는 “조작이나 다이내믹한 액션에 지나치게 집중하면 캐릭터의 표정이나 상황에 몰입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으면서도 깊게 파고들 여지가 있는 전투를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기반 음성인식 시스템도 캐릭터와의 교감을 구현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현재는 이용자가 목소리로 메이츠를 부르는 등 제한적인 상호작용에 적용하는 단계다. 외부 솔루션을 활용하지 않고 IO본부 내부 연구를 통해 개발했으며 별도 서버가 아닌 이용자 기기에서 구동하는 방식이다. 다양한 환경에서 안정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 UI·UX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김 본부장은 “현재는 목소리로 메이츠를 부르거나 가벼운 상호작용을 하는 시험 단계에 있다”며 “기술 적용 범위를 어디까지 확장할지는 추가적인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무실이나 대중교통처럼 조용한 환경뿐 아니라 소음이 있는 곳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도록 조작 관련 UI·UX를 함께 연구하며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개발진은 이 같은 캐릭터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용자가 게임 속 공간을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장소로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게임 내 주요 공간인 ‘타소가레관’에서 메이츠들과 보내는 일상을 통해 일종의 ‘고향과 같은 위안’을 전달한다는 구상이다.
차 PD는 “타소가레관에서의 일상을 통해 위안받는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다”며 “캐릭터와 이용자가 실제로 이 공간에 함께 있다는 감각을 어떻게 줄 수 있을지 치열하게 논의한 끝에 나온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전작 ‘블루 아카이브’와는 다른 방향의 서브컬처 게임을 만드는 데도 초점을 맞췄다. 넥슨게임즈 IO본부에는 블루 아카이브 라이브 개발을 담당하는 MX스튜디오와 파레이돌리아를 개발하는 RX스튜디오가 함께 속해 있다. 블루 아카이브의 ‘선생님과 학생’이라는 관계성을 답습하기보다 파레이돌리아에서는 이용자와 캐릭터 사이에 새로운 형태의 파트너십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음악도 차별화했다. 블루 아카이브와 다른 레트로 감성과 현실감을 살린 로파이(Lo-Fi)풍 음악을 적용해 게임을 하지 않는 일상에서도 자연스럽게 들을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를 추구한다.
신작 개발에 따른 블루 아카이브 라이브 서비스 인력 유출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RX스튜디오를 새로운 인력을 중심으로 별도 구성했고 기존 개발진의 이동을 최소화했다는 설명이다.
차 PD는 “프로젝트 초기부터 ‘블루 아카이브’ 인력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을 대전제로 삼았으며, 실제 이동한 인원도 극소수”라고 말했다.
경쟁이 치열해진 서브컬처 시장에서도 특정 작품을 경쟁 상대로 설정하기보다 파레이돌리아만의 감성적 경험을 구축하는 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비즈니스모델(BM) 역시 새로운 과금 방식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기보다 시장에서 통용되는 범위 안에서 검토한다.
차 PD는 “본부 개발 기조상 새로운 형태의 BM을 만들거나 이를 차별화 요소로 삼는 것을 목표로 하지는 않는다”며 “구체적인 BM은 향후 퍼블리셔와의 협의, 출시 시점의 시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넥슨게임즈는 내년 CBT를 목표로 파레이돌리아 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TGS에서 처음으로 시연 버전을 선보인 만큼 현장에서 확보한 이용자 반응과 피드백도 향후 개발 과정에 반영할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특정 작품과 직접 경쟁하기보다 ‘돌아가고 싶은 고향’을 느끼게 하는 우리만의 뚜렷한 감성적 경험으로 승부할 것”이라며 “아직 게임을 통해 보여드리고 싶은 것이 많다. 기존작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감성적 밀도를 채워나가며 일상과 전투가 자연스럽게 교차하는 완성도 높은 세계를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