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상호 기자] 롯데칠성음료가 매출 5조원대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 달성에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내수 소비 부진으로 국내 음료, 주류 시장에서 외형을 빠르게 키우기 어려운 상황인 데다 해외 사업에서도 성장 둔화를 겪는 중이다. 롯데칠성음료는 다양한 제품군 확대를 통한 외형 성장으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12일 국내 증권가 전망을 종합하면 롯데칠성음료는 2026년에 연결 기준으로 매출 4조1000억원가량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연간 매출 3조9711억원과 비교하면 3.2% 증가가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까지 매출을 보면 롯데칠성음료의 연간 실적은 전망치에 부합할 가능성이 크다. 롯데칠성음료는 상반기에 매출 2조654억원을 내면서 전년 동기 대비 3.4% 성장했다. 롯데칠성음료가 세운 연간 매출 목표 역시 4조1000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는 회사가 계획한 수준의 매출 성장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롯데칠성음료의 장기 성장 목표와 그 변화를 살펴보면 다소 고전 중인 상황으로 보인다.
롯데칠성음료는 2024년 10월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발표하면서 2028년에 매출 5조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목표가 제시된 2024년 당시는 2023년 필리핀펩시의 경영권 확보 등 영향으로 롯데칠성음료의 외형이 빠르게 커지는 시점이었다. 롯데칠성음료의 2024년 연간 매출은 4조245억원으로 2023년 3조2247억원과 비교해 24.8% 성장했다.
롯데칠성음료는 2025년에 매출 3조9711억원을 내며 다시 연간 매출이 4조원 이하로 내려왔다. 올해 목표치인 연간 매출 4조1000억원은 전년보다 늘어난 수치지만 장기 목표의 달성을 위해서는 더딘 수준의 성장 속도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3월 새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발표하면서 장기 매출 목표를 4조8000억~5조원으로 낮추고 달성 시점도 2030년으로 늦췄다. 올해 목표인 4조1000억원을 달성하더라도 2030년 5조원 달성까지 앞으로 약 9000억원의 매출 확대가 필요하다.
롯데칠성음료를 둘러싼 국내외 영업환경을 고려하면 장기 매출 목표 달성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국내에서는 음료 시장이 구조적 둔화 흐름을 보이는 데다 시장 내 경쟁까지 치열해지면서 롯데칠성음료가 뚜렷한 외형 성장동력을 찾기에 어려운 상황이다.
한유정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칠성음료의 하반기 전망을 놓고 “소비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기존 음료 업체와의 경쟁뿐 아니라 산업 밖에서의 공급이 증가하며 시장의 경계 자체가 낮아지고 있다”며 “제로탄산, 새로, RTD 등 핵심 제품군의 성장은 유효하지만 산업 수요 둔화를 상쇄하기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형 확대의 핵심으로 낙점한 해외사업에서도 성장 둔화를 겪고 있다.
해외사업은 롯데칠성음료가 매출 5조원 달성 목표를 위해 가장 공을 들이는 사업 영역이다. 롯데칠성음료는 2030년 전체 매출에서 해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5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 2분기 기준 해외 자회사 매출 비중은 이미 약 41%까지 올라왔으며 제품 수출까지 포함하면 글로벌 매출 비중은 약 47% 수준이다.
롯데칠성음료의 해외사업은 올해 2분기 들어서는 필리핀과 파키스탄, 미얀마 등 해외 자회사를 포함한 매출이 458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해 1분기에 3783억원으로 전년 1분기 대비 11.1% 성장을 보인 데서 성장폭이 크게 축소된 것이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롯데칠성음료의 2분기 해외사업 실적 흐름을 놓고 “국내 대비 중동 전쟁의 영향이 더욱 크게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새로운 제품군의 선전과 음료 제품군의 수출 확대로 매출 성장에 고삐를 죌 것으로 예상된다.
음료 사업에서는 올해 상반기에 수출로 거둔 매출이 7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3% 성장했다. 주류사업에서는 RTD(Ready to Drink, 즉석음용주류)에서 ‘순하리진’이 상반기에 170억원의 매출을 내며 지난해 연간 매출 162억원을 넘어설 정도로 선전하고 있다.
올해 6월에 칠성사이다와 펩시콜라 등 주요 음료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5.3% 인상해 2년 만에 가격을 조정한 점은 당장 매출 증가에 힘을 더할 가능성이 있다. 판매량 지키기에 성공한다면 매출 성장에 더해 누적된 원가 상승분을 판매가에 직접 반영하면서 수익성 강화 효과까지 기대된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음료에서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즐기는 건강관리) 수요를 겨냥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주류 시장에서는 저도, 논알콜, 기능성 등 신규 트렌드에 대응할 것”이라며 “해외에서는 글로벌 파트너와 협력을 강화하면서 자사 브랜드의 글로벌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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