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센글로벌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실물 금을 디지털자산으로 확장하는 새로운 성장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웹3가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현재 실적의 중심은 여전히 실물 금이고, 10조원 규모의 디지털 생태계 구상은 이제 수익화라는 시험대를 앞두고 있다. 이에 딜사이트는 외형 성장의 원천부터 디지털자산 사업의 밸류체인과 수익모델, 상장사 주주에게 돌아가는 이익까지 짚어보며 금에서 시작된 성장이 새로운 수익원과 기업가치 확대로 이어질 수 있을지 살펴본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금 50톤을 블록체인 위에 올려 10조원 규모의 생태계를 만들면 아이티센글로벌은 얼마를 벌 수 있을까. 아이티센글로벌이 금 기반 실물연계자산(RWA) 사업의 본격적인 수익화 시험대에 올랐다. 향후 5년 안에 실물 금 50톤을 온체인화한다는 청사진을 내놓고 핵심 프로젝트인 케이골드(KGLD)의 발행과 국내외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문제는 10조원이라는 생태계 규모가 곧 아이티센글로벌의 매출이나 이익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KGLD가 실제 거래량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발행·거래부터 예치·담보대출·결제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아이티센글로벌이 가져갈 몫도 만들어야 한다. 10조원이라는 외형 목표를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바꾸는 '수익 공식'이 필요한 셈이다.
◆금 50톤 온체인화…10조원 생태계 청사진
15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티센글로벌은 향후 5년 안에 실물 금 50톤을 온체인 자산으로 전환해 10조원 규모의 디지털 금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금거래소가 확보한 실물 금 인프라를 기반으로 KGLD를 발행하고 이를 거래뿐 아니라 예치와 담보대출, 결제 등 금융서비스로 확장하는 것이 핵심이다.
KGLD는 실물 금 기반의 디지털 토큰으로 99.99% 순도의 실물 금 1트로이온스와 1대1로 연동하는 구조로 설계됐으며 이더리움 블록체인의 ERC-20 규격을 기반으로 한다.
아이티센글로벌은 지난 6월 KGLD를 비롯해 CENG·KRWgc·USDgc 등 금 코인과 KSVR 등 은 코인 관련 상표권 출원을 마쳤다. 대형 PG사와 관련 개념검증(PoC)도 완료했으며 올해 3분기 금 코인 발행을 시작으로 국내외 가상자산거래소 상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올해 상반기 실적 발표에서도 하반기 금·은 토큰 발행과 해외 거래소 상장을 주요 웹3 사업계획으로 재확인했다.
회사가 제시한 10조원은 매출 목표가 아니라 디지털 금 생태계의 목표 규모다. 향후 50톤의 금을 어떤 속도로 온체인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얼마의 토큰을 발행·유통할지가 실제 사업 규모를 좌우하게 된다.
첫 시험대는 KGLD의 실제 발행과 유통이다. 토큰을 만들어 거래소에 올리는 것만으로 회사가 목표로 한 10조원 생태계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얼마만큼의 실물 금을 준비자산으로 확보하고 이에 맞춰 토큰을 발행하는지, 거래소 상장 이후 투자자와 거래량을 얼마나 끌어모으는지가 사업 규모를 좌우한다.
금 기반 토큰이라는 특성상 준비자산의 투명성도 중요하다. KGLD가 실물 금과 1대1 연동을 내세우는 만큼 실제 보관된 금과 토큰 발행량이 일치하는지, 이를 어떤 방식으로 검증하고 공개하는지가 신뢰의 기반이 된다. 여기에 토큰 보유자가 실물 금에 대해 어떤 권리를 갖는지와 상환 방식까지 구체화돼야 KGLD를 단순한 토큰 발행 프로젝트에서 실제 상용화 단계로 끌어올릴 수 있다.
◆보유 넘어 예치·대출·결제…커지는 생태계, 수익모델은
아이티센글로벌이 그리고 있는 사업도 단순한 금 투자상품에 머물지 않는다. KGLD를 보유하거나 거래하는 데서 나아가 온체인 예치와 금 담보대출, 결제 등으로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금을 디지털화해 다양한 금융상품과 연결하는 '디지털 금 금융' 생태계를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과의 연계도 추진 중이다. 아이티센글로벌은 일본 엔화 스테이블코인 사업자 JPYC, 미쓰이물산 등과 협력해 실물 금과 스테이블코인을 연결하는 사업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 금 투자상품에 머물지 않고 향후 국경 간 거래와 디지털 금융서비스까지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KGLD 역시 한국금거래소가 보유한 실물 금 조달·유통 역량을 디지털자산과 연결해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사업 영역이 넓어진다고 아이티센글로벌의 수익이 자동으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관건은 금 조달·보관부터 토큰 발행·상환, 거래, 예치·담보대출, 결제 가운데 어느 사업을 아이티센글로벌과 계열사가 직접 맡고 각 단계에서 어떤 몫을 가져가느냐다. 밸류체인이 길어질수록 수익을 낼 수 있는 지점은 늘어나지만 이를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할 사업모델이 뒷받침돼야 한다.
현재 공개된 사업계획은 50톤과 10조원이라는 생태계의 규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반면 KGLD의 발행·상환과 거래, 예치·담보대출·결제 등 각 단계에서 아이티센글로벌이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확보할지는 상대적으로 선명하지 않다. 10조원 규모의 금이 온체인에서 움직이더라도 거래규모 전체가 아이티센글로벌의 매출로 잡히는 것은 아닌 만큼 수수료율과 실제 거래량, 그룹 내 사업주체별 수익 배분이 향후 실적을 좌우하게 된다.
◆10조 청사진에도 디지털 사업은 13억…수익 공식은 아직
현재 실적만 놓고 보면 10조원이라는 목표와 디지털자산 사업의 출발점 사이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한국금거래소는 올해 상반기 매출 5조534억원과 순이익 757억원을 기록한 반면 한국금거래소디지털에셋의 매출은 13억원, 순손실은 8억원 수준이다. 그룹 성장을 이끄는 것은 여전히 실물 금이고 디지털자산 사업은 이제 수익모델을 증명해야 하는 단계인 셈이다.
향후 KGLD의 성과를 가를 숫자도 '발행했다'는 사실 자체보다 실제 발행량과 준비자산, 거래대금, 이용자 수가 될 전망이다. 예치와 담보대출, 결제로 영역이 확대될 경우 각 서비스의 이용 규모와 아이티센글로벌에 돌아오는 수익도 함께 확인돼야 한다.
이는 향후 실적 공시에서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현재 아이티센글로벌의 웹3 사업에는 실물 귀금속과 디지털자산 관련 사업이 함께 포함돼 있어 KGLD를 비롯한 RWA 사업이 실제로 얼마의 매출과 이익을 내는지 별도로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10조원 생태계를 기업가치와 연결하려면 사업 규모뿐 아니라 디지털자산에서 발생하는 실적을 보여주는 지표도 필요하다.
아이티센글로벌 관계자는 "디지털자산 사업 자체의 매출 기여도는 아직 실물 귀금속 사업에 비해 작은 것은 사실"이라며 "향후 KGLD, STO 및 디지털 금융서비스의 사업 규모와 중요성이 확대될 경우 투자자가 실물사업과 디지털사업의 성과를 보다 명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관련 매출·손익 또는 주요 사업지표를 보다 세분화해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아이티센글로벌이 제시한 금 50톤과 10조원은 RWA 사업의 외형을 보여주는 숫자다. 이제 증명해야 할 것은 그 안에서 아이티센글로벌이 얼마를 벌 수 있느냐다. KGLD의 발행과 거래가 늘고 예치·대출·결제로 사용처가 확대되더라도 회사에 돌아오는 매출과 이익이 따라오지 않는다면 10조원이라는 청사진과 상장사의 기업가치 사이에는 간극이 남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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