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슬이 기자] 넥스플렉스 매각 과정에서 유력 원매자였던 태광그룹이 갑작스럽게 이탈하자 매각자 측인 MBK파트너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태광산업이 컨소시엄에서 빠지면서 부산에쿼티파트너스의 인수 추진도 사실상 무산되는 분위기라서다. 매매호가 차이가 커서 거래가 장기전에 접어둘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당초 태광산업과 짝을 이뤘던 부산에쿼티파트너스는 넥스플렉스 인수 추진을 중단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파악된다. 당초 태광산업과 신한투자증권, 코스닥 상장사 아이텍과 컨소시엄을 꾸려 인수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자금 조달의 핵심 축을 담당하던 태광산업이 돌연 투자 검토를 전면 중단했기 때문이다.
앞서 부산에쿼티는 지난 2월 우선협상대상자격의 지위를 확보하고 넥스플렉스 실사를 진행해왔다. 당시 거론된 매각가는 8000억원 안팎으로 인수금융과 프로젝트펀드를 병행해 대금을 마련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첫 도전에서는 금융사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이후 MBK파트너스가 매각 절차를 다시 진행하자 재도전에 나섰다.
하지만 부산에쿼티는 이번에도 거래를 완주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재도전에서 전략적 투자자로 컨소시엄을 이뤘던 태광 마저 빠지면서 든든한 자금줄이 이탈한 상황에 처해서다. 최근 보수적으로 돌아선 기관투자가(LP)들을 상대로 단기간에 수천억원대 프로젝트펀드를 새로 결성하는 것은 무리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부산에쿼티는 태광의 빈자리를 채울 새로운 파트너 물색에도 나섰지만 선뜻 참여 의사를 보이는 곳이 없는 상황이다.
넥스플렉스는 국내 1위 연성동박적층판(FCCL) 제조사로 삼성전자와 애플에 납품하고 있다. 다만 사업 자체의 경쟁력과 별개로 인수 이후 추가적인 업사이드를 만들 여지가 크지 않다는 평가다. 애플향 매출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특정 고객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구조여서 고객사 물량 변화에 따라 실적이 좌우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꼽힌다. 기존 고객을 통한 매출이 일정 수준 유지되는 만큼 안정적으로 현금을 벌어들일 수는 있지만 새 주인이 단기간에 실적을 끌어올릴 만한 뚜렷한 성장 동력을 찾기는 쉽지 않다는 의미다.
때문에 향후 재매각을 통해 고수익을 내야 하는 재무적투자자(FI)보다는 넥스플렉스의 소재 기술을 활용해 기존 사업과 직접적인 시너지를 낼 전략적투자자(SI)가 매수자로 적합하다. 결국 현재 인수를 검토 하는 글로벌 SI들의 거래 의지가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 입장에서도 과도하게 매각가를 낮추거나 거래를 서둘러야 할 이유는 크지 않다. 넥스플렉스의 실적이 개선된 데다 지난해 말 인수금융 리파이낸싱까지 마치면서 시간적 여유를 확보해서다. 다만 5호 블라인드 펀드에서 아직 투자금 회수(엑시트) 사례가 없는 만큼 내부적으로 매각 의지는 강한 것으로 전해진다. 본입찰 결과에 따라 MBK파트너스의 엑시트 전략도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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