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욱 기자, 이수민 인턴기자] 중국 전기차가 해외시장 공략이 더욱 거세지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 승용차 수출이 전년 대비 77.5% 증가하면서 비슷한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현대차·기아와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8일 중국자동차유통협회 승용차시장정보연석분회(CPCA)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약 50만대 수준이던 수출이 1년 만에 90만대에 가까워졌다.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유럽과 신흥시장으로 진출하면서 수출량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중국의 수출 확대는 현대차·기아에게 이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BYD 점유율이 기아와 0.3%포인터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중국차의 영향력은 국내에서도 커지고 있다. BYD는 지난 8월 국내에서 3002대를 판매해, 테슬라(Tesla)와 BMW,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에 이어 수입차 브랜드 4위에 올랐다. BYD 돌핀(Dolphin)은 1202대, 씨라이언(Sealion)7은 819대가 팔렸다. 중국 업체와의 경쟁이 해외시장을 넘어 국내에서도 본격화되고 있다.
◆내수 줄자 해외로…전기차 수출 154% 급증
중국 자동차 업계가 해외로 눈을 돌린 이유는 중국 내 승용차 판매 감소세에 있다. 8월 중국 내 승용차 판매량은 155만대로, 지난해 같은 달 약 203만대에서 약 48만대 줄었다. 전년 동월 대비 23.7% 감소했다. 지난 7월 21.1%보다 감소폭이 더 커졌다.
전기차에서는 내수와 수출의 흐름이 더욱 뚜렷하게 갈렸다. 8월 중국 신(新)에너지 승용차 수출량은 51만8000대로, 전년 동월 대비 154.7% 증가했다. 반면에 같은 기간 중국 내수 판매량은 100만5000대로, 전년 동월 대비 10.1% 감소했다. 중국 내 판매가 줄어드는 사이 해외시장이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오른 모습이다.
중국 최대 전기차업체 BYD도 해외 판매를 빠르게 늘리고 있다. BYD의 8월 해외 판매는 18만9466대로 전년보다 134.5% 증가했다. 전체 판매는 44만293대로 17.8% 늘었고, 상당 부분은 해외시장이 이끌었다. 지리자동차(Geely)도 8월 해외 판매에서 11만대로, 전년 동월 대비 205% 증가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샤오미(Xiaomi)와 세레스(Seres) 등 후발 주자들도 해외 딜러와 계약을 체결하며 해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도 영향권…해외시장서 경쟁 확대
중국 자동차 수출 확대는 현대차·기아에게 직접적인 경쟁 요인이다. 올해 1~7월 기준 중국 자동차의 주요 수출국을 보면 ▲러시아 54만2857대 ▲브라질 42만7673대 ▲영국 32만505대 ▲호주 28만9086대 ▲벨기에 27만1808대 ▲멕시코 26만5582대 등이었다. 이 지역들은 현대차도 주목하고 있는 시장이다.
영국으로 범위를 좁히면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8월 영국 전기차 시장을 살펴보면 테슬라 점유율이 8.8%로 1위였고, 기아가 6.7%, BYD가 6.4%이다. 기아와 BYD의 차이가 0.3%포인트에 불과하다. 기아는 두 달 연속 영국 월간 전기차 등록 1위를 기록했지만 BYD가 근소한 차이로 뒤를 쫓고 있다
추이둥수(崔東樹) 중국자동차유통협회 승용차시장정보연석분회(CPCA) 사무총장은 올해 중국 자동차 수출이 12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2030년에는 연간 1800만~2000만대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시했다. 전망치인 만큼 확정적으로 볼 수는 없지만 중국 업체들이 해외 판매를 핵심으로 두고 있는 것은 분명해지고 있다.
중국 자동차업계의 해외 진출은 장기적인 경쟁 구도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과 전기차 기술을 앞세워 유럽과 신흥시장에서 점유율을 넓히고 있다. 중국산 자동차의 해외 판매가 계속 늘어나면 현대차·기아 역시 판매량뿐 아니라 가격과 수익성 측면에서 경쟁 압박을 받을 수 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유럽 시장에서 기아가 BYD와 가격 경쟁을 벌이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서비스 품질과 브랜드 신뢰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재명 정부가 유럽 국가들과 전기차 보조금 문제를 논의하고 있는 점도 향후 경쟁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산 전기차와 달리 한국산 전기차가 유럽 내 보조금이나 정책 지원에서 차별화된 조건을 확보할 경우 현대차·기아의 가격 경쟁력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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