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수민 기자] 미국의 8월 고용이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면서 연준의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높아졌다. 다만 고용 증가가 일부 업종에 집중되고 임금 상승률은 둔화하면서 이번 지표만으로 금리 인상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노동부 산하 통계 기관인 미국 노동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s, BLS)이 지난 4일(현지시각) 발표한 '8월 고용상황(The Employment Situation–August 2026)'에 따르면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은 전월보다 16만2000개 증가했다. 최근 12개월 월평균 증가폭인 3만1000개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고용지표 발표 이후 금리선물시장에 따르면 9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기존 55% 안팎에서 약 62%까지 상승했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경기 침체보다 물가를 잡기 위해서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BLS 보고서의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16만2000개의 고용 증가를 노동시장 전반의 재과열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일자리 16만개 늘었는데…10만개는 식당·학교
BLS 사업체 조사(Establishment Survey, CES)에 따르면 8월 음식서비스 및 주점 고용은 5만9000개 증가했다. 최근 12개월동안 월평균 증가폭은 1만2000개였다. BLS는 이번 증가폭을 평균보다 ‘well above(크게 높은 수준)’라고 표현했다.
지방정부 교육 분야에서는 4만2000개의 일자리가 늘었다. 다만 교육 분야의 고용 확대라고 보기는 어렵다. BLS는 이에 대해서 'largely offsetting(대체로 상쇄되는)'이라고 표현했다. 실제 8월의 고용 증가는 새로운 고용 확대보다 전월 감소분을 상당 부분 되돌린 것으로 봤다. 실제로 BLS는 지방정부 교육 고용의 실질적 변화가 2025년 1월 이후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제조업에서는 일자리가 1만6000개 증가했다. BLS는 이를 'continued its upward trend'(상승 흐름을 이어갔다)'라고 표현했다. 제조업 고용은 지난해 12월 저점 이후 5만8000개 늘었다. 기계 제조와 금속가공제품 제조에서도 각각 약 6000개의 고용이 확대됐다.
건설업에서는 고용이 2만2000개 늘었다. BLS는 이를 ‘changed little(큰 변화가 없었다)’이라고 기술했다. 비주거 전문건설 고용에서 8000개가 증가했지만, 건설업 전체에서 보면 뚜렷한 변화는 아니라고 평가한 것이다.
◆취업자 57만명 늘었는데 실업률은 제자리
미국의 고용 지표는 크게 기업의 급여 대장을 확인하는 '사업체 조사(CES)'와 가구를 대상으로 취업과 실업 여부를 조사하는 '가계 조사(CPS)' 두 가지로 나뉜다.
두 조사는 표본 크기가 달라 기준점에도 차이가 있다. 표본이 큰 사업체 조사(CES)는 일자리 수 월간 고용 변동폭이 12만2000개 이상이면 유의미한 변화로 간주한다. 반면 변동성이 큰 가계 조사는 경제활동인구 기준 약 65만명 이상 움직여야 사업체 조사와 비슷한 수준의 확실한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평가한다.
업체 조사에서 나타난 16만2000개의 고용 증가는 통계적 유의성 기준을 넘어선다. 반면 가계 조사에서 나타난 취업자 56만9000명 증가는 약 65만명인 기준에는 미치지 못한다.
CPS 결과 8월 경제활동인구는 전월 대비 68만3000명 증가하며 61.4%에서 61.6%로 상승했다. 경제활동인구는 취업자와 실업자를 모두 포함하는 수치다. 이번에 공개된 보고서에서는 취업자가 56만 9000명이 늘어난 동시에 실업자도 11만 5000명 증가했다. 이에 실업률은 4.1%에 머물렀다. 일자리가 창출된 만큼 새롭게 구직에 나선 사람과 실업자가 동시에 늘어났다. 고용확대가 실업률 하락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이다.
◆고용은 늘고 임금 상승률은 둔화
시간당 평균임금은 37.75달러로 전월보다 0.3% 올랐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3.1%이다. 이는 7월의 3.2%보다 낮아진 수준이다. 평균 근로시간은 34.3시간에서 34.4시간으로 0.1시간 늘었고 제조업 평균 근로시간도 40.5시간으로 0.1시간 증가했다.
평균임금과 근로시간의 동반 상승으로 평균 주급이 1291.40달러에서 1298.60달러로 증가했다. 시간당 임금이 오르는 속도는 느려졌지만 근로시간이 늘면서 근로자 1인당 평균 주급은 증가했다.
연준 입장에서는 금리 동결의 이유가 될 수 있는 조합이다. 일자리와 근로소득은 유지가 되면서 나라의 전체적인 소비를 뒷받침할 수 있는 상태다. 동시에 임금이 크게 오르지 않아 물가를 자극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전체 실업률은 낮아졌는데…정보·금융은 역주행
전체 고용이 개선되고 있지만 일부 사무직에서는 다른 흐름이 관측되고 있다. 전체 실업률은 4.1% 수준이지만 산업별로 봤을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정보산업 실업률은 전년 동월 대비 4.5%에서 5.7%로 1.2%포인트 상승했다. 금융업도 전년동월 1.6%에서 2.8%로 상승했다. 사업체조사에서도 8월 정보산업 고용은 2만3000명, 금융업은 1만1000명 감소했다.
최근 12개월간 월평균 8000명씩 감소했던 정보산업 고용이 8월에는 2만3000명까지 줄어들었다. 하지만 정보산업 분야의 임금은 상승했다. 정보산업 시간당 평균임금은 전년동기 52.77달러에서 올해 55.53달러로 약 5.2%, 금융업은 전년동기 47.75달러에서 49.82달러로 약 4.3% 올랐다. 고용은 줄었지만 남아있는 근로자의 평균임금이 높아진 셈이다.
다만 BLS는 이 같은 고용 감소의 원인을 AI로 규정하지 않았다. AI 자동화 외에도 과잉채용 정상화와 비용 절감, 산업구조 변화 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8월 미국 고용지표는 겉으로 보면 강하다. 신규 고용이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았고 미국 경기가 급격하게 식고 있다는 우려도 줄었다. 하지만 세부 내용을 보면 상황은 조금 다르다. 전체 고용 증가의 상당 부분이 음식점과 교육에 집중됐고, 실업률은 그대로였다. 임금 상승 속도도 둔화했으며 정보·금융 등 일부 산업에서는 일자리가 오히려 줄었다.
시장에서는 이번에 공개된 고용지표를 통해 연준이 곧바로 금리 인상을 결정할 근거가 되기에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국내 증권가 사이에서도 현재 증가세가 유지될 지 불투명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 8월 고용 지표는 노동시장의 재과열보다 규모만 확대된 결과로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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