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욱 기자] 원·달러 환율이 10개월 반 만에 1300원대를 기록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인 데다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물량까지 더해지면서 원화 강세에 힘이 실렸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14.1원 하락한 1397.7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장중 1400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0월2일 장중 1399.5원을 기록한 이후 약 10개월 반 만이다.
최근 하락 속도도 가파르다. 최근 3개월간 환율 추이 자료를 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6월5일 1559.5원까지 상승했다. 이후 7월1일 1552.5원에서 8월4일 1431.0원까지 떨어졌고 이날 주간거래 종가 1397.7원을 기록했다. 6월5일과 비교하면 두 달여 만에 161.8원, 약 10.4% 하락한 수준이다.
환율 하락의 가장 큰 배경은 금리 인상이 미뤄진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미국 주요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연방준비제도(Fed)가 다음 달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미국 금리 상승 기대가 약해지면 달러 자산의 매력이 낮아져 달러 가치에도 하락 압력이 생긴 것이다.
수출기업의 '네고 물량'도 환율 하락을 부추겼다. 네고는 수출기업이 해외에서 받은 달러를 원화로 바꾸기 위해 시장에 내놓는 것을 말한다. 달러 공급이 늘어날수록 원·달러 환율에는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
눈에 띄는 점은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의 엇갈린 흐름이다. 통상 국내 증시가 급락하고 외국인이 주식을 대규모로 팔면 원화 약세로 이어진다.
하지만 이날 코스피가 5% 넘게 하락하고 외국인이 대규모 순매도에 나섰음에도 환율은 오히려 1400원 아래로 내려왔다. 증시 불안보다 글로벌 달러 약세와 수출기업의 달러 공급이 외환시장에 더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환율의 흐름은 향후 1400원 아래에서 얼마나 오래 머물 수 있느냐다. 1300원대 안착하느냐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을 압박했던 고환율 부담 완화 여부도 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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