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송한석 기자] LG전자가 집 안에 머물던 ‘AI홈’의 경계를 집 밖 일상으로 넓힌다. 이용자가 일일이 가전을 조작하지 않아도 AI가 생활 패턴과 상황을 파악해 필요한 행동을 먼저 제안하고 카카오톡 등 평소 사용하는 플랫폼을 통해 집과 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노범준 LG전자 HS AI홈솔루션사업개발담당 상무는 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26 LG전자 테크브리핑’에서 “공간과 가전, AI와 사람을 묶다 보니 단순히 기술이 중요한 게 아니고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며 “내 삶의 맥락 중에 어떻게 AI가 도움이 될지를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인 ‘씽큐 클로’는 이런 구상의 연장선에 있다. 기존 AI홈 허브 ‘씽큐 온’이 집 안에서 음성을 중심으로 가전과 공간, AI를 연결했다면 씽큐 클로는 이용자가 집 밖에 있을 때까지 AI홈과의 접점을 확장한다. 현재 카카오톡과 텔레그램을 활용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향후 시장별 주요 플랫폼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노 상무는 “씽큐 클로를 통해 집 밖에 있어도 우리 집과 내 생활을 함께하는 AI 경험으로 인터페이스를 확장했다”며 “시장마다 잘 쓰이고 사랑받는 플랫폼이 달라서 다양하게 시도해 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씽큐 클로는 사용자의 명령을 기다리는 데 그치지 않고 위치와 시간, 일정, 취향 등을 종합해 필요한 행동을 먼저 제안한다. 예컨대 퇴근길에 ‘나 이제 집에 들어가’라고 메시지를 보내면 귀가 시간을 계산해 에어컨이나 공기청정기를 미리 작동할지 묻는다. 자녀의 방학 일정을 파악해 낮 시간대 실내 환경이나 청소 일정을 조정하는 방안도 제안할 수 있다.
다만 AI가 모든 판단을 곧바로 실행하지는 않는다. LG전자는 AI가 먼저 제안하고 이용자가 허락한 뒤 실행하는 ‘휴먼 인 더 루프’ 원칙을 적용했다. 반복되는 행동은 이용자가 원할 경우 AI가 선호도를 기억해 이후 선제안을 하기도 한다.
노 상무는 “AI가 모든 것을 다 한다기보다는 사용자가 ‘그렇게 해줘’라고 허락하면 완성해 주는 완성형 AI 에이전트”라며 “‘다음부터 이런 것은 나한테 물어보지 말고 그냥 실행해 줘’라고 하면 그 대화를 기억해 선호도를 판단하도록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AI가 사용자와 나눈 대화를 장기간 기억하는 ‘롱텀 메모리’를 활용해 개인화 수준도 높인다는 구상이다. 개인정보가 포함된 캘린더나 개인 일정은 이용자가 동의해야 연동되며 자체 보안 체계인 ‘LG Shield’를 적용한다.
노 상무는 “처음부터 완벽한 개인화라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데이터가 쌓이는 것이 중요하고 대화를 얼마나 오랫동안 기억해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선제안을 할 수 있느냐가 목표”라고 강조했다.
LG전자는 현재 씽큐 클로의 개념검증(PoC)을 진행하고 있으며 내부·외부에서 비공개 베타 형태로 연말까지 테스트할 예정이다. 공식 출시 역시 연말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노 상무는 “무조건 빨리 진화하는 AI의 파도에 올라타야만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우리가 가진 제품과 씽큐 플랫폼 위에서 고객이 어떤 가치를 느낄지 실험하고 상황과 맥락, 가정과 공간을 이해하는 맞춤형 AI 에이전트를 만드는 데 계속해서 노력과 투자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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