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코스닥 상장사 우양에이치씨가 미국 아모지(Amogy)와의 협력을 발판 삼아 사업 체질 개선에 나선다. 제작기간이 4~5개월에 불과한 암모니아 분해 반응기 공급을 늘려 기존 대형 플랜트 사업의 비효율을 줄이고, 매출 발생 주기를 대폭 단축한다는 구상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양에이치씨가 아모지에 공급하는 암모니아 분해 반응기의 제작기간은 약 4~5개월이다. 기존 대형 플랜트 설비의 통상적인 제작기간인 16~24개월과 비교하면 생산주기가 크게 짧다.
우양에이치씨의 주력 사업은 반응기(Reactor), 열교환기(Heat Exchanger), 타워(Tower), 압력용기(Pressure Vessel) 등 대형 플랜트 기자재를 프로젝트별로 설계·제작하는 주문생산 방식이다. 대형 설비 한 건을 1~2년에 걸쳐 수행하는 동안 아모지 반응기는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내 제작과 납품이 가능하다.
아모지 물량이 반복적으로 확보될 경우 가장 먼저 기대할 수 있는 효과는 매출 발생 주기의 단축이다. 기존 대형 프로젝트 하나를 수행하는 기간 동안 여러 차례의 반응기 물량을 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기간 진행되는 개별 대형 프로젝트의 일정에 집중됐던 생산물량을 보다 짧은 단위로 분산하면서 연중 매출을 고르게 쌓을 여지도 생긴다.
짧아진 생산주기는 설비 활용도와 수익성 개선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플랜트 기자재 업체는 대형 프로젝트의 착수 시점이나 후속 물량 사이에 공백이 발생하더라도 공장과 설비, 전문 생산인력 등에 들어가는 고정성 비용을 지속적으로 부담해야 한다. 4~5개월 단위의 아모지 물량이 이 같은 생산공백을 채우면 유휴시간을 줄이고 고정비를 더 많은 생산물량에 분산할 수 있다. 매출 발생 주기가 짧아질수록 공장 가동률과 비용 흡수율이 함께 높아지는 구조다.
반복생산이 본격화하면 생산성 개선 효과도 더해질 전망이다. 아모지의 발전 시스템은 발전용량에 따라 유닛을 추가하는 모듈형·확장형 구조다. 이에 따라 사업 확대 과정에서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양의 반응기가 반복 발주될 가능성이 있다.
기존 플랜트 기자재는 고객과 프로젝트마다 사양이 달라 설계와 소재 조달, 제작공수, 검사 등을 개별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반면 유사한 제품을 반복 제작하면 앞선 생산에서 축적한 설계와 실제 원가, 작업시간 등의 데이터를 후속 물량에 활용할 수 있다. 생산량이 늘어날수록 설계·구매·조달·제작·검사 과정의 학습효과가 누적돼 제품당 투입원가를 낮추고 마진을 개선할 가능성도 커진다.
이 같은 생산효율 개선은 매출 확대뿐 아니라 실적의 안정성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기존 사업은 대형 프로젝트의 진행 일정에 따라 특정 기간 생산물량이 집중되거나 공백이 발생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짧은 물량이 반복적으로 공급되면 매출원을 여러 시점으로 분산할 수 있다. 아모지 사업이 일정 규모 이상으로 성장할 경우 개별 대형 프로젝트의 일정 변화가 전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는 완충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운전자본 측면에서도 기존 사업과 차이가 날 수 있다. 장주기 프로젝트는 원재료 구매와 제작비 투입 이후 최종 납품과 대금 회수까지 자금이 장기간 묶일 수 있다. 우양에이치씨의 2025년 말 계약자산은 약 431억원에 달했다. 결제조건이 유사하다는 전제에서 4~5개월짜리 물량이 반복되면 재공품과 계약자산으로 자금이 묶이는 기간을 줄이고 현금회전주기를 단축할 수 있다.
특히 생산주기 단축과 반복생산은 손익과 현금흐름 양쪽에 동시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생산공백을 줄여 고정비 흡수율을 높이는 동시에 반복 제작을 통해 원가 효율을 개선하고, 자금 회수 주기까지 짧아질 경우 기존 대형 플랜트 사업이 가진 장주기 특성을 보완하는 별도의 사업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결국 아모지 사업의 의미는 새로운 매출처 확보에만 있지 않다. 1~2년 이상 걸리는 대형 프로젝트와 4~5개월 단위의 반복생산 물량을 병행하면서 매출원을 분산하고 생산설비의 유휴시간을 줄이는 새로운 생산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다는 데 있다. 대형 프로젝트의 높은 수주금액과 단기 반복형 물량의 빠른 생산회전이 맞물릴 경우 외형 성장과 수익성, 실적 안정성을 동시에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우양에이치씨 관계자는 “아모지 반응기는 기존 대형 플랜트 설비보다 제작기간이 짧아 생산설비를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며 “향후 물량이 늘어나 반복생산 체계가 자리 잡으면 제작 효율과 원가 경쟁력이 높아져 수익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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