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F&F가 1132억원을 투입해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을 직접 품었다. 그동안 라이선스 방식으로 운영해온 브랜드의 상표권을 아예 사들이며 장기 성장에 베팅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F&F의 이번 투자가 국내보다는 중국을 비롯한 해외시장에서 디스커버리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결과로 보고 있다. 앞서 MLB를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경험을 디스커버리에도 이식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F&F는 최근 미국 디스커버리 커뮤니케이션즈로부터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의 글로벌 상표권과 관련 지식재산권(IP) 일체를 8000만달러(약 1132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대상에는 의류·신발·가방을 비롯해 화장품과 소매·온라인 서비스 등 패션 관련 상표권과 도메인, SNS 계정, 마케팅 저작권 등이 포함됐다.
이는 F&F가 디스커버리를 국내에 처음 선보인 지 14년 만에 라이선스 사업자에서 브랜드 소유주로 올라선 것이다. F&F는 2012년 디스커버리 브랜드를 국내에 론칭한 뒤 2024년 아시아 지역 독점 라이선스 권리를 확보했고, 중국에 첫 매장을 열며 글로벌 공략을 시작했다.
F&F가 이번 인수에 투입한 금액은 1132억원으로 F&F 자산총액의 약 4.27% 수준이다. F&F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도 약 4707억원에 달하는 만큼 당장 재무구조에 미치는 부담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오히려 그동안 브랜드 사용 대가로 지급해온 로열티가 사라지면서 중장기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여지도 있다. 증권가에서는 상표권 확보에 따라 F&F가 연간 약 100억원의 로열티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다만 관건은 디스커버리의 성장성이다. 최근 수년간 국내 매출이 뒷걸음질 치고 있어서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2022년 약 4900억원에 달했던 디스커버리 매출은 이후 지속 감소해 지난해 3470억원까지 내려왔다. 올해 상반기에도 누적 매출 149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25% 역성장했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낙점했던 중국에서도 아직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디스커버리의 중국 매장 수는 27개에 그쳤다. F&F가 2024년 중국 진출 당시 2025년 말까지 100개 매장을 열겠다는 목표를 세웠던 점을 감안하면 당초 계획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국내에서 성장세가 꺾인 데다 중국에서도 아직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에서 F&F가 대규모 자금을 들여 디스커버리를 품은 것은 중국 사업의 성장 가능성에 다시 한번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미 MLB를 중국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경험이 있는 만큼 당시 축적한 사업 노하우를 디스커버리에 빠르게 이식해 현지 사업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F&F는 앞서 1997년 MLB를 국내에 론칭한 뒤 해외로 사업 영역을 꾸준히 넓혀왔다. 2017년 홍콩에 진출한 데 이어 2019년에는 중국 시장에 발을 들였다. 이후 중국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MLB는 현재 F&F의 실적을 떠받치는 핵심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MLB의 국내외 합산 매출(성인·키즈 포함)은 약 1조4550억원으로 F&F 전체 매출의 75%가량을 차지했다. 특히 중국 법인 매출만 약 9600억원으로 해외사업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중국 내 매장 수도 올해 상반기 기준 923개로 전년 동기 915개보다 늘어나며 현지에서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구축한 모습이다.
결국 업계에서는 이번 1100억원대 투자의 성과를 가를 핵심은 F&F가 MLB를 통해 축적한 중국 사업 노하우를 디스커버리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이식하느냐가 될 전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F&F 관계자는 "이번 글로벌 상표권 인수 자체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결정"이라며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축적한 브랜드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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