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롯데물산이 롯데케미칼 지분법손실 부담 속에서도 롯데월드타워·몰을 기반으로 한 임대사업에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본업에서 창출되는 현금과 재무여력을 바탕으로 서울 양평동 개발사업에 착수하면서 10년 만에 디벨로퍼로서 존재감 회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물산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55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864억원의 순손실을 낸 것과 비교하면 개선 폭은 무려 1422억원에 달한다. 실적 반전의 핵심은 지분법손익이다. 지난해 상반기 1211억원의 지분법손실을 기록했던 롯데물산은 올해 상반기 560억원의 지분법이익을 거뒀다.
롯데물산이 지분 20%를 보유한 롯데케미칼의 실적 개선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롯데케미칼 관련 지분법손익은 지난해 상반기 1206억원 손실에서 올해 543억원 이익으로 전환했다. 롯데케미칼에서 발생하는 지분법손실 부담이 일시적으로 완화된 영향이다.
롯데물산은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관계기업의 부진으로 2024년 2425억원, 2025년 3160억원의 연결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별도 기준으로는 흑자 기조를 유지해왔다. 본업인 임대사업의 체력이 견조한 덕분이다.
롯데월드타워·몰 임대매출은 2022년 3115억원에서 2023년 3481억원, 2024년 3633억원, 2025년 3743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198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1768억원보다 12.4% 늘었다.
임대자산의 가동률 역시 높은 수준이다. 롯데월드타워 지하 1층부터 지상 12층에 조성된 상업시설(포디엄)의 전용면적 기준 임대율은 올해 6월 말 기준 97%였다. 지상 14~38층 업무시설의 임대율은 100%를 기록했다.
눈에 띄는 대목은 상업시설과 업무시설 전체 임대면적에서 롯데 계열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31%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나머지 69%가 비계열 임차인인 만큼 그룹 계열사 수요에만 의존하지 않고 외부 임차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다.
롯데물산의 영업이익률은 2021년 10.7%에서 2025년 27.1%까지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5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4% 증가했다. 지분법손익을 제외한 자체 사업의 이익 창출력이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재무부담 역시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분석된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앞서 롯데케미칼을 비롯한 계열 지원 부담 등을 이유로 롯데물산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이와 함께 주요 하향 검토 요건으로 순차입금의존도 30%를 제시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롯데물산의 순차입금의존도는 26.5%로 해당 기준을 밑돌았다.
이처럼 본업과 재무체력이 뒷받침되면서 롯데물산의 디벨로퍼로 복귀도 순조롭게 진행되는 모습이다. 롯데물산은 롯데칠성음료가 보유했던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5가 일대 18필지를 매입해 공동주택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해당 사업을 위해 롯데한강선유PFV를 설립했으며 롯데물산이 95%를 출자했다.
롯데월드타워·몰 개발을 마무리한 이후 약 10년간 대형 신규 개발사업이 없었던 만큼 양평동 프로젝트는 롯데물산의 디벨로퍼 역량을 다시 확인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특히 향후 롯데칠성음료의 서울 서초동 부지 개발 등 추가 프로젝트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서도 양평동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롯데물산 관계자는 이에 대해 "롯데월드타워·몰의 임대 수익, 낮은 공실률 등에 기반한 현금창출능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재무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부동산 개발 사업, PM(자산관리) 등 부동산의 가치 상승을 이끄는 부동산 전문 기업으로 나아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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