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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 박상진호…KDB생명 이어 HMM 매각 재시동
김규희 기자
2026-09-04 07:05:00
산업은행 박상진 회장 언급한 HMM 본사 부산 이전 완료…해진공 지분 일부 이관해 경영권 파는 구조
이 기사는 2026-09-03 06:05:0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공=HMM)

[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KDB생명 매각을 15년 만에 성사 단계까지 끌어올린 박상진 한국산업은행 회장이 또 다른 장기 과제인 HMM 민영화에 나선다. 취임 직후 HMM 매각의 선결 과제로 제시했던 본사 부산 이전이 마무리되자 민영화 시계가 다시 움직이는 모양새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올 하반기 HMM 경영권 매각을 위한 구체적인 거래 구조 검토에 들어갈 계획이다. 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만 단독으로 매각하기보다 한국해양진흥공사 지분 일부를 넘겨받아 함께 매각하는 방안 등이 검토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자가 확실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매각 지분을 구성해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인정받을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산업은행은 HMM 지분 35.4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해진공이 35.08%를 들고 있어 두 기관의 합산 지분율은 70.5%다. 산은 지분만 매각하면 새 주주와 해진공의 지분율 차이가 1%포인트에도 못 미친다. 수조원의 인수대금을 투입하고도 확실한 지배력을 갖기 어렵다는 점에서 원매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산은이 해진공 지분 일부를 넘겨받아 과반 또는 이에 준하는 경영권 지분으로 묶으면 이런 문제를 줄일 수 있다. 매각 지분의 경영권 성격이 명확해지는 만큼 원매자 유치와 가격 협상에서도 유리해질 수 있다. 다만 구체적인 지분 이전 규모와 매각 방식은 해진공을 비롯한 관계기관과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


HMM은 산은의 대표적인 장기 구조조정 기업이다. 옛 현대상선이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2016년 현대그룹에서 분리됐고 이후 산은 등 채권단 지원 아래 정상화 작업을 거쳤다. 코로나19 이후 해운 호황으로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되자 산은과 해진공은 2023년 본격적으로 경영권 매각에 나섰다.

당시 매각 대상은 산은과 해진공이 가진 HMM 지분 57.9%였다. LX인터내셔널과 동원산업, 하림그룹-JKL파트너스 컨소시엄 등이 경쟁했고 하림 측이 6조4000억원을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매각 이후 경영권과 주주 간 계약 조건 등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2024년 2월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이후 남아 있던 영구채가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산은과 해진공의 합산 지분율은 오히려 70%를 넘어섰다. 2023년 매각 때보다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지분 규모가 커진 데다 두 기관의 보유 지분도 35% 안팎으로 비슷해졌다. 재매각에서는 단순히 보유 지분을 처분하는 것보다 새 주인이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지분 구조를 설계하는 문제가 한층 중요해진 셈이다.


박 회장은 지난 2월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HMM에 대해 “원론적으로 HMM을 매각해서 주인을 찾아주는 것은 바람직한 추진 방향”이라면서도 “매각을 당장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진 않지만 부산 이전이 완료된 다음에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산은이 금융당국으로부터 HMM 지분에 따른 자본비율 부담을 2028년까지 덜 수 있는 비조치의견서를 받은 만큼 서둘러 매각하기보다 부산 이전을 먼저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선결 조건은 해소됐다. HMM은 지난 5월 임시주주총회에서 본점 소재지를 부산으로 바꾸는 정관 개정안을 통과시켰고 같은 달 부산으로 이전 등기를 마쳤다.


이번 재매각의 성패는 결국 지분 구조와 가격에서 갈릴 전망이다. 2023년에는 6조원이 넘는 가격을 제시한 원매자를 확보하고도 경영권과 주주 간 계약 조건에서 거래가 무산됐다. 산은이 이번에는 해진공 지분을 얼마나 묶어 확실한 경영권을 제공할지, 커진 지분 규모와 몸값을 감당할 원매자를 어떻게 끌어들일지가 핵심 변수다. 하반기 거래가 구체화되면 HMM은 10년 만에 채권단 관리 체제를 벗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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