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HMM이 컨테이너 중심의 선대 투자에서 무게중심을 넓혀 벌크 부문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신규 투입 선박과 신조 발주 모두 벌크 부문 선박에 무게가 실렸다. 최근 벌크 부문의 수익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유조선·가스선·자동차운반선 등의 선대를 확대하며 선대 운영 효율화와 수익성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HMM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투입한 선박 14척 가운데 컨테이너선은 3척에 그쳤다. 나머지 11척은 벌크선 5척, 유조선 2척, 가스선 2척, 자동차운반선 2척 등 벌크 계열 선박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모습이다.
신조선 발주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올해 체결한 건조 계약은 소형컨테이너선 10척(5억1660만달러), 유조선 4척(4억8532만달러), 가스선 2척(2억2883만달러)이다. 벌크 부문 선박 6척의 계약금액은 7억1415만달러로 컨테이너선 10척보다 많다.
HMM의 투자 방향은 최근 벌크 부문의 수익성이 높아진 점과 맞물린다. 올해 상반기 벌크 부문 매출은 96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394억원으로 249.5% 급증했다. 영업이익률은 24.9%로 15.5%포인트(p) 상승했다.
특히 2분기 들어 수익성 개선 폭이 더 커졌다. 벌크 부문은 1분기 이익률 20.6%에서 2분기 28%로 7.4%포인트 올랐다. 이는 컨테이너에 비해 벌크 운임이 더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상반기 벌크화물 단위운임은 MT당 24.14달러로 지난해 17.71달러보다 36.3% 뛰었다. 가스·특수화물의 운임 기준인 CBM(입방미터)당 운임도 72.32달러에서 115.7달러로 60% 급등했다.
반면 컨테이너 부문 수익성은 뒷걸음 쳤다. 상반기 매출은 5조737억원으로 9.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838억원으로 49.9%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16.5%에서 7.6%로 낮아졌다. 이익률만 놓고 보면 벌크 부문이 컨테이너 부문을 3.3배 앞질렀다. 같은기간 컨테이너 수송량은 202만4000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6.3% 증가했으나 운임률은 1219달러로 4.3% 하락했다.
영업이익 규모 격차도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1분기에는 컨테이너(1852억원)가 벌크(830억원)를 1022억원 앞섰으나 2분기에는 컨테이너 1986억원, 벌크 1564억원으로 격차가 422억원까지 축소됐다. 분기 매출 규모가 5배가량 차이나는 점을 감안하면 벌크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크게 높아진 셈이다.
이 같은 배경은 선종 다변화다. HMM의 벌크 부문은 전통적인 건화물선에 국한되지 않는다. 석탄과 철광석 등을 운반하는 건화물선뿐 아니라 유조선, 가스선, 자동차운반선 등이 포함된다. 시장 상황에 따라 선종별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만큼 컨테이너 사업과 다른 수익원을 확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선대 규모도 점차 커지고 있다. 6월 말 기준 HMM의 전체 선대는 158척이며 용선(35척)을 제외하면 사선은 123척이다. 이 가운데 컨테이너선은 73척, 벌크선은 50척이다. 지난해 상반기 64척과 36척에서 각각 10척, 14척 증가했다.
HMM은 향후 벌크 부문을 포함한 전체 선대 확대를 통해 운영 효율을 높이고 견고한 수익구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2030년까지 컨테이너 선대는 147만TEU(166척)로 늘리고 벌크 선대는 1352만DWT(재화중량톤·110척)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하반기에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주요국 경기 및 물동량 변화 등으로 선종별 시황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HMM은 컨테이너 부문에서 선박 재배치와 기항지 조정 등 탄력적인 운항으로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고수익 화물 유치와 유연한 운임 정책을 통해 수익성을 방어할 계획이다. 벌크 부문 역시 중국 경기와 철광석·곡물 물동량 등 주요 변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장기 보유 선대의 수익성을 높이고 원가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
HMM 측은 "중동의 갈등 상황과 수역별 시황 변동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탄력적인 항로 배선 및 대선 영업을 통해 선대 가동률 최적화와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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