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만영 기자] 코스닥 상장사 ‘제노레이’ 최대주주인 박병욱 대표가 증권사들로부터 받은 25억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 만기를 잇따라 맞는다. 주가가 하락하면서 공시상 담보주식과 대출잔액을 기준으로 단순 환산한 담보비율이 계약상 담보유지비율을 밑도는 가운데 만기까지 다가오면서, 기존 조건대로 대출을 연장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현 주가 수준이 이어질 경우 일부 원금을 상환하거나 추가 담보를 제공하는 등 대응이 필요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박 대표는 보유 중인 제노레이 주식 352만8652주 가운데 290만1761주를 금융기관 네 곳에 담보로 제공하고 총 55억원을 빌렸다. 담보주식은 박 대표 보유분의 82.2%, 제노레이 전체 발행주식의 19.94%에 해당한다. 현재 추가 담보로 활용할 수 있는 주식은 보유분의 17.8%에 불과한 셈이다.
당장 만기가 다가오는 것은 현대차증권·BNK투자증권·한양증권에서 빌린 총 25억원이다. 박 대표는 BNK투자증권에 제노레이 주식 40만3145주를 담보로 제공하고 10억원을 빌렸다. 한양증권에서는 28만5715주를 담보로 5억원, 현대차증권에서는 43만2901주를 담보로 10억원을 각각 차입했다. BNK투자증권과 한양증권 대출은 9월14일, 현대차증권 대출은 10월19일 만료된다.
문제는 대출 만기를 앞두고 제노레이 주가가 공시상 담보유지비율을 충족하는 단순 환산가격 아래로 내려왔다는 점이다. 제노레이 주가는 지난 31일 3305원에 거래를 마쳤다. 52주 최고가인 5590원과 비교하면 40.9% 하락한 수준이다.
공시에 기재된 담보주식 수와 대출잔액에 31일 종가를 적용해 단순 계산하면 담보비율은 현대차증권 143.1%, BNK투자증권 133.2%, 한양증권 188.9% 수준이다. 이는 각 계약의 공시상 담보유지비율인 180%, 180%, 200%를 밑돈다.
같은 방식으로 역산하면 담보유지비율을 충족하는 주가는 현대차증권 약 4158원, BNK투자증권 약 4465원, 한양증권 약 3500원이다. 다만 이는 공시된 담보주식 수와 대출잔액을 토대로 계산한 수치로, 실제 금융기관의 담보평가 방식이나 마진콜·담보권 실행 조건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현재까지 박 대표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별도의 마진콜이나 반대매매 통지를 받은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 주가가 유지되고 담보주식 수와 공시상 담보유지비율이 그대로 적용된다고 가정하면 원금 일부를 상환하는 방식으로 기준을 맞추는 데 필요한 금액은 단순 계산상 총 4억5000만원 수준이다. 현대차증권 약 1억8800만원, BNK투자증권 약 2억4400만원, 한양증권 약 1800만원이다.
원금 상환 대신 보유주식을 추가 담보로 제공하는 방법도 있다. 박 대표가 현재 담보로 제공하지 않은 제노레이 주식은 62만6891주로 본인 보유분의 17.8%다. 이들 주식의 31일 종가 기준 시장가치는 약 21억원이다. 실제 담보 인정가치는 금융기관의 평가 기준에 따라 달라지지만 추가 담보로 활용할 수 있는 주식이 남아 있는 셈이다.
주목할 부분은 추가 담보를 제공할수록 이후 주가 하락에 대응할 지분 여력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현재 박 대표 보유주식의 82.2%가 이미 담보로 설정돼 있어 남은 주식까지 활용할 경우 보유지분 대부분 또는 전량이 금융기관 담보권 아래 놓일 수 있다. 주가가 추가 하락할 경우 대응 수단이 제한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체 55억원의 주식담보대출 가운데 나머지 30억원은 상대적으로 담보 여력이 있다. 박 대표가 한국증권금융 대출을 위해 제공한 담보주식은 178만주이며 공시상 담보유지비율은 110%다. 이를 충족하는 단순 환산 주가는 약 1854원이다. 31일 종가를 적용한 단순 담보비율은 약 196%로 기준을 상당 폭 웃돈다.
눈에 띄는 것은 최근 박 대표의 주식담보대출 구성이 달라졌다는 점이다. 박 대표는 지난 6월 한국증권금융 대출잔액을 35억원에서 30억원으로 5억원 줄인 시기에 한양증권에서 5억원을 새로 빌렸다. 구체적인 자금 이동 경로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기존 대출 감소액과 신규 차입액이 일치하면서 전체 주식담보대출 잔액은 55억원으로 유지됐다.
결과적으로 대출 포트폴리오에서는 담보유지비율이 110%인 한국증권금융 차입금이 5억원 줄어든 대신 담보유지비율 200%가 적용되는 한양증권 단기 차입금이 같은 규모로 늘었다. 한양증권 대출은 약 3개월 만기로 설정됐으며 현재 주가는 공시상 담보유지비율을 충족하는 단순 환산가격인 약 3500원을 소폭 밑돌고 있다. 전체 대출잔액에는 변화가 없지만 담보조건 측면의 부담은 이전보다 커진 셈이다.
박 대표에게 올해 들어 유입된 배당금도 향후 대응 여력을 가늠할 수 있는 숫자다. 제노레이는 올해부터 기존 결산배당 중심에서 분기배당 방식으로 전환했다. 제노레이 관계자는 “배당금 총액은 비슷하나 올해부터 배당금 지급 방식을 결산배당에서 분기배당으로 변경했다”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제노레이는 올해 1·2분기에 각각 주당 50원을 배당했다. 박 대표의 보유주식 수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올해 두 차례 분기배당을 통해 발생한 현금 유입은 세전 약 3억5300만원이다. 이는 31일 종가를 전제로 단순 계산한 3건의 대출 필요 상환액 4억5000만원의 약 78%에 해당한다.
당장 시장의 관심은 오는 14일 만기가 도래하는 BNK투자증권·한양증권 대출 15억원의 처리 방향에 쏠린다. 현 주가 수준에서 기존 조건대로 대출이 연장되지 않을 경우 박 대표는 보유 현금을 활용한 일부 원금 상환이나 추가 담보 제공, 계약조건 재조정 등을 금융기관과 협의할 가능성이 있다. 두 대출의 만기 대응 방식은 이후 현대차증권 대출까지 포함한 박 대표의 자금 운용 방향과 담보로 묶인 최대주주 지분의 안정성을 가늠할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제노레이 관계자는 “현재까지 금융기관으로부터 별도의 마진콜이나 반대매매 통지를 받은 사실은 없으며 추가 담보를 제공한 내역도 없다”며 “아직 대출 만기가 남아 있는 만큼 만기 시점에 일부 상환이나 추가 담보 제공 등 대응 방안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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