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경영권 매각 차질과 관리종목 지정 우려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코스닥 상장사 ‘코퍼스코리아’가 아티스트스튜디오를 새 주인으로 맞으며 경영 정상화의 전기를 마련했다. 아티스트스튜디오가 유상증자와 구주 인수로 최대주주에 올라선 데 이어 새 경영진 구성까지 마치면서 경영권 이전 절차도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번 인수는 이정재·정우성이 세운 아티스트컴퍼니를 중심으로 콘텐츠 기획·제작부터 IP(지식재산권), 글로벌 유통까지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하려는 행보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퍼스코리아의 최대주주는 지난 19일 오영섭 대표 외 1인에서 아티스트스튜디오로 변경됐다. 아티스트스튜디오는 오 대표로부터 인수한 구주 50만주와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취득한 신주 190만5487주를 합쳐 지분 16.37%(240만5487주)를 확보하며 새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오영섭 대표의 지분율은 28.67%에서 13.62%로 줄었고, 특수관계인이던 경진아 씨는 보유 지분을 모두 정리했다.
아티스트스튜디오 컨소시엄이 코퍼스코리아에 투입하는 자금은 구주 인수와 유상증자, 전환사채(CB)를 합쳐 280억원을 웃돈다. 이 가운데 아티스트스튜디오는 55억원 규모 CB도 인수했다. 향후 CB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아티스트스튜디오의 지분율이 추가로 높아질 수 있어 최대주주로서 지배력도 한층 강화될 여지가 있다.
새 경영진 구성도 마쳤다. 코퍼스코리아는 지난 14일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안형조·이태성 사내이사, 이상구·장원문 사외이사, 주세돈 기타비상무이사 등 신규 이사진을 선임했고, 같은 날 이사회에서 안형조·이태성 공동대표 체제를 확정했다.
안형조 대표는 아티스트스튜디오·스튜디오지담 대표를, 이태성 대표는 아티스트스튜디오 부사장을 겸하고 있어 콘텐츠 제작과 투자·재무 전략을 각각 담당하는 투톱 체제를 구축한 셈이다. 새 경영진은 코퍼스코리아가 보유한 제작 인프라와 해외 배급망을 아티스트스튜디오의 콘텐츠 기획·제작 역량과 결합해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이번 경영권 이전은 코퍼스코리아 입장에서도 경영 불확실성을 걷어낼 계기가 될 전망이다. 코퍼스코리아는 앞서 경영권 매각과 외부 자금조달 과정에서 계약 해제와 납입 지연 등을 겪으며 새 주인 찾기에 난항을 겪었다. 여기에 주가 부진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 우려까지 겹치면서 경영 안정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외부 자금 수혈 필요성이 커진 상태였다. 이번 유상증자와 CB 납입이 마무리되면서 당장의 자금조달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해소된 것으로 평가된다.
인수 이후 사업적 시너지의 핵심은 '기획-제작-IP 확보-글로벌 유통'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의 일원화다. 코퍼스코리아는 2005년 설립 이후 국내 제작사·방송사로부터 드라마·예능·웹소설 등 콘텐츠 라이선스를 확보해 일본 방송사, DVD 유통사, OTT·인터넷 플랫폼에 공급해온 해외 배급 전문기업이다.
2022년 3분기 김종학프로덕션을 인수하며 제작 사업으로 영역을 넓혔고 이를 통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지금 우리 학교는', '셀러브리티',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공동 제작과 '옥씨부인전', '신입사원 강회장' 등 다수의 작품을 선보이며 제작 역량도 쌓아왔다.
여기에 아티스트스튜디오의 영화·드라마 기획·제작 역량을 더해 기존 배급 중심 사업에서 제작까지 영역을 넓힌 데 이어 앞으로는 기획 단계부터 IP를 직접 확보해 제작과 글로벌 유통을 일원화하는 구조로 사업모델을 고도화한다는 게 새 경영진의 구상이다.
특히 코퍼스코리아가 다년간 구축한 일본 방송사·OTT 배급망은 아티스트스튜디오가 자체 기획·제작한 콘텐츠의 해외 판로로 활용할 수 있다. 반대로 코퍼스코리아가 김종학프로덕션을 통해 확보한 제작 인프라와 레퍼런스를 아티스트스튜디오의 신작 기획에 접목하는 양방향 결합도 가능하다. 콘텐츠를 직접 기획·제작해 IP를 확보하고 이를 기존 글로벌 배급망을 통해 유통하는 구조가 갖춰지는 셈이다.
사업 영역도 IP를 중심으로 넓힐 채비를 마쳤다. 코퍼스코리아는 임시주총에서 정관을 변경해 캐릭터·콘텐츠 IP 상품화, 콘텐츠 연계 상품 기획·제작, 라이브커머스·콘텐츠 커머스, 디지털 구독 서비스 등 신규 사업 추진 근거도 마련했다. 콘텐츠 제작·유통에서 확보한 IP를 상품과 커머스 등 2차 사업으로 확장해 수익원을 다변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안형조 대표는 "책임경영을 통해 코퍼스코리아의 사업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이라며 제작 역량과 해외 유통망을 결합해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방침을 강조했다.
경영권 이전 절차가 마무리됐지만 법적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앞서 소액주주 측이 낸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은 지난 7월 서울서부지법에서 기각됐지만, 이달 들어 다른 주주가 이미 발행된 보통주 571만6461주의 발행을 무효로 해달라는 본안소송을 제기하면서 법적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선 구주 인수와 CB 투자 등 유상증자 외 거래도 함께 이뤄졌고, 임시주총을 통한 신규 이사진 선임과 공동대표 체제 구축까지 완료된 만큼 신주발행 무효 판결이 나오더라도 실제 경영권 구도를 되돌리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소송을 제기한 측은 지난해 10월 코퍼스코리아 경영 정상화를 위한 신주·전환사채 인수계약에 참여했다가 대금 지급을 지연한 끝에 최종 기한까지 납입하지 않아 계약이 해제된 당사자들인 것으로 안다”며 “최대주주 변경 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았다면 해당 소송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 현재로써는 경영권 구도를 되돌리긴 쉽지 않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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