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 무뇨스 사장 체제 2년 차를 맞은 현대자동차.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외형은 커졌으나 이면에서는 5%대 마진의 늪에 갇혀 내실이 흔들리고 있다. 관세 압박과 원재료값 상승이 겹친 국면에서 현대차가 꺼내 든 카드는 오직 전사적 비용 절감뿐이다. 창사 첫 외국인 최고경영자(CEO)를 영입한 지 2년이 지난 지금, 무뇨스 사장의 실질적인 역할과 존재감이 조직 내외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짚어본다.[편집자주]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호세 무뇨스(José Muñoz)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의 원가절감·비용통제 드라이브가 결국 현장의 반발로 되돌아오는 형국이다.
현대차 노동조합이 'N% 성과급' 등을 요구하며 21일 8시간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2016년 이후 10년 만의 전면파업으로, 이날 하루 현대차의 국내 공장 생산이 멈춘다. 눈여겨 볼 점은 완성차·부품사 노동자가 속한 전국금속노조가 주도하는 자동차 업종 공동 파업도 겹쳤다는 것이다. 이들이 파업을 단행안 주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납품단가 인하’다. 일각에서 호세 무뇨스 사장의 원가절감·비용통제 중심 경영 기조가 갈등에 불을 지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대차 노조가 전면파업을 벌이는 것은 2016년 단체교섭 이후 10년 만이다. 지난 19~20일에 이어 오는 24~25일에도 4시간씩 추가 파업을 예고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들의 요구안은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지난해 순이익 30% 성과급 ▲상여금 800% 인상 ▲정년 연장 ▲해고자 복직 등이다.
같은 날 금속노조의 자동차 업종 공동 파업도 이어졌다. 전날에는 부품사와 현대차그룹 계열사, 원청교섭을 요구하는 사업장 조합원들이 교대근무조별 4시간 이상 파업했다. 이날은 현대차 등 완성차 노동자들이 교대근무조별 6시간 이상 파업에 나섰다. 현대차 본사 앞에서 자동차 업종 공동파업대회도 진행한다. 금속노조 측은 ▲납품단가 인하 및 부품사 구조조정 분쇄 결의 ▲원청교섭 쟁취 ▲현대차그룹사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이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가 공식적인 수치를 공개하고 있지는 않지만 업계는 지난달 한 달에만 생산 차질이 4만2000대, 손실 규모는 1조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여기에 이번 노조의 전면파업과 앞으로 예고한 추가 파업 일정까지 더해지면 손실 폭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생산 차질은 6만여대, 손실 규모는 2조원을 웃돌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무뇨스 사장의 경영 방식도 이번 파업 전선을 키운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된다. 2024년 11월 현대차 대표로 내정된 그는 취임 첫해부터 녹록지 않은 경영 환경에 놓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중국 자동차 브랜드의 약진 등 대외 변수가 겹치며 별도기준 영업이익률은 2024년 8.3%에서 지난해 4.5%로 반토막났다. 올해 상반기도 4.2%에 불과하다. 반면 매출원가율은 2024년 76.8%에서 지난해 80.6%, 올해 상반기 80.9%로 계속 상승했다. 대내외 변수 속 수익성 방어가 어렵다보니 원가와 비용 관리에 더욱 치중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렇다 보니 상대적으로 통제가 쉬운 협력사에 부담을 전가하는 방안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현대차는 최근 모듈·직서열 부품사를 대상으로 오는 2027년까지 최대 20%의 원가절감 방안을 제출하도록 요구했다. 목표 달성률에 따라 물량 배정과 입찰 자격을 차별하는 '페널티' 도입까지 언급했다.
현대차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무뇨스 사장이 상품기획과 공급망 관리를 포함한 밸류체인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며 “부품사 납품단가 인하는 무뇨스 사장의 비용절감을 통한 수익성 제고를 위한 수단으로 읽힌다”고 전했다.
박상만 금속노조 위원장은 "현대차 원가절감 부담은 하위 부품 생태계로 전가되고 있다"며 "특히 최근 2027년까지 최대 20% 원가절감과 페널티 도입을 강요하면서 1~3차 중소 부품사와 노동자는 극한의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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