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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서 발 뺀 삼성생명…'345조 굴릴' 해외 운용사 찾나
강울 기자
2026-08-21 12:00:00
부동산·인프라·사모대출 투자망 확대…뉴욕·런던 거점도 본사로 재편
이 기사는 2026-08-20 16:35:06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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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삼성생명)

[딜사이트 강울 기자] 국내 생명보험시장의 성장 여력이 제한된 가운데 삼성생명이 해외 인수합병(M&A) 기회를 폭넓게 모색하고 있다. 구체적인 인수 업종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현지 보험사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가 삼성생명의 현재 과제에 더 적합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험부채와 현지 보험 규제를 함께 떠안지 않으면서 345조원에 달하는 운용자산의 해외 투자처를 확대하고 비보험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이완삼 삼성생명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2026년 상반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미국과 같은 선진 시장에 대한 M&A 기회도 지금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며 “상반기 외부 컨설팅을 활용해 해외사업 방향을 수립했고 이를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생명은 해외 M&A의 대상이나 방식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보험사와 자산운용사 등 다양한 후보군이 거론되는 가운데 국내 생명보험시장의 성장 한계를 보완하고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자산운용사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진행된 KDB생명 본입찰에 불참한 것도 삼성생명이 M&A에서 단순한 외형 확대보다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를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삼성생명은 채널과 상품, 자산운용 측면에서 기대했던 시너지를 높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해외 보험사를 인수하면 현지 보험시장에 직접 진출해 보험료 수입과 고객 기반을 확보하는 외형 확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보험부채와 자본 규제를 함께 부담해야 하고 판매채널과 상품, 현지 규제 체계도 새로 관리해야 한다. 상당한 시간과 자본을 투입하더라도 기대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자산운용사는 보험부채를 함께 인수하지 않으면서 삼성생명의 대규모 운용자산과 직접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평가다. 현지 운용사의 투자 네트워크와 전문인력을 활용해 부동산·인프라·사모대출 등 대체투자 자산을 발굴할 수 있어서다. 외부 자금을 운용해 수수료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보험 중심의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해외 M&A를 추진할 수 있는 재무적 여건도 개선됐다. 삼성전자 주가 상승으로 보유지분 가치가 높아지면서 지난 6월 말 삼성생명의 자기자본은 147조원으로 늘었다. 지급여력비율은 208%, 기본자본 지급여력비율은 177%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지분의 평가가치 증가분을 그대로 인수재원으로 활용할 수는 없지만 높아진 자본지표는 M&A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자본 부담을 흡수할 완충력이 커졌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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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삼성생명)

대규모 운용자산에 걸맞은 해외 투자처 발굴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도 자산운용사가 거론되는 배경이다. 지난 6월 말 삼성생명의 일반계정 운용자산은 345조원이다. 이 가운데 주식과 채권이 각각 179조원과 110조원으로 전체의 약 84%를 차지했다. 부동산과 인프라, 사모대출 등 대체투자 역량을 갖춘 해외 운용사를 확보하면 자산 구성을 다변화하는 동시에 현지 투자처 발굴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


이 CFO는 상반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자산부채종합관리(ALM)를 최우선으로 하되 투자이익 극대화를 위한 다양한 투자 기회를 찾고 있다”며 “대체투자는 시장 상황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수익성과 안정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생명의 최근 투자 행보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삼성생명은 2021년 영국 부동산 운용사 세빌스IM 지분 25%를 확보한 데 이어 프랑스 인프라 운용사 메리디암과 유럽 사모대출 운용사 헤이핀 지분을 각각 20%, 3.96% 인수했다. 해외 운용사 투자 대상을 부동산에서 인프라와 기업금융까지 단계적으로 넓혀온 셈이다.


해외 투자 거점을 본사 중심으로 재편하는 움직임도 글로벌 자산운용사 M&A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삼성생명은 지난달 삼성자산운용이 보유한 뉴욕법인과 런던법인 지분 전량을 총 1373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2014년과 2015년 글로벌 자산운용 체계 구축을 위해 두 법인을 삼성자산운용에 넘긴 지 약 10년 만이다. 삼성생명은 이번 인수를 통해 해외 투자 거점을 본사로 일원화하고 현지 투자 기회 발굴과 글로벌 금융회사와의 협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금 삼성생명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외형 확대보다 대규모 운용자산과 늘어난 자본을 활용해 해외에서 수익 기회를 발굴할 수 있는 역량”이라며 “기존 투자 관계를 사업적 시너지로 연결할 수 있는 해외 운용사가 M&A 후보로 거론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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