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윤기쁨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카카오게임즈 인수금융에 과욕을 부리다가 주가가 급락하자 이를 시장에 내던지는 셀다운(재판매)을 진행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3조원에 달하는 국내 1위 자기자본력을 앞세워 단독 총액 인수에 나서 주선 실적과 수익을 독점할 때는 언제고 주가가 떨어져 담보 가치까지 하락하자 뒤늦게 수수료 분배와 공동 주선 지위를 내걸고 부실 위험을 시장에 떠넘기려 한다는 비판이다.
1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논란은 신생 사모펀드(PEF) 운용사 페트리코파트너스가 전략적 투자자(SI) 라인야후와 함께 6000억원 규모의 카카오게임즈 경영권 인수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한투증권은 페트리코파트너스에 1900억원 안팎의 인수금융 전액을 셀다운 없이 단독 총액 인수 방식으로 집행했는데 최근 코스피 급락이 문제의 트리거가 됐다는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이번 대형 딜을 독자적으로 소화할 수 있었던 바탕에는 초대형 IB로서의 막강한 자본력이 있었다. 자기자본의 최대 2배까지 조달 가능한 발행어음과 최대 3배에 달하는 종합투자계좌(IMA) 등을 활용해 수조원대의 유동성을 갖춘 덕분이다.
문제는 거래 종결 시점 카카오게임즈 주가가 신주 발행가(1만3747원) 대비 약 36% 급락한 8810원까지 떨어지면서 발생했다. 주가 하락으로 인수금융 대출 자산의 약정상 담보인정비율(LTV) 관리 부담이 급증한 데다, 카카오게임즈가 올해 2분기 230억원의 영업손실과 570억원의 순손실을 내는 등 실적 악화까지 겹치며 자산 평가 손실 위험이 급격히 확대된 것이다.
김성환 한투증권 사장은 내부적 검토 결과 이 대출 자산을 장부에 계속 안고 가는 것 자체가 상당한 리스크라고 판단했다. 담보 가치 하락으로 차주의 상환 능력이 꺾이거나 약정 위반이 발생하면 건전성 등급이 강등될 수 있고, 이는 곧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과 위험자본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특히 해당 물량이 IMA 자금으로 충당됐을 경우 평가 손실로 인한 IMA 수익률 저하와 건전성 지표 악화는 물론이고 2000억원대의 자금이 묶이면서 다른 고수익 딜에 투입할 유동성 여력마저 위축될 것이란 내부 판단이 더해졌다.
한투증권은 인수금융팀은 뒤늦게 셀다운(물량처분)에 나섰다. 하지만 이제는 자사 리스크를 줄이고자 잠재적 부실을 시장에 떠넘기려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게임업계 업황에 대한 우려가 번지면서 이 물량에 관심을 보이는 금융사들이 드물자 한투증권은 미봉책까지 얹기 시작했다. 인수금융 물량을 받아주는 대가로 주선 수수료를 쪼개주고 공동 주선사 타이틀까지 얹어주겠다며 타 기관의 참여를 타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실질적인 주선 업무가 이미 끝난 시점에 단순 참여 기관을 공동 주선사로 올리는 것은 주선 실적(트랙레코드)을 왜곡하는 변칙 행위다. 이미 총액인수를 마친 한투가 본인들의 재량으로 거래를 마치 초기시점으로 돌이켜 인위적으로 재개하는 것이나 다름없이 때문이다. 이 딜에 애초에 참여한 출자자(LP)와 대주단들도 한투의 행태를 비판하며 반발하고 있다. 대표주관사의 월권이면서 동시에 공동주선사들의 신뢰까지 떨어뜨리는 행위라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로 한국투자증권의 언더라이팅(인수 심사)과 사후 위험 관리 역량이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초 장기 보유를 전제로 자금을 집행했다가 주가 급락 이후 뒤늦게 셀다운으로 선회한 것에 대해 초기 리스크 검증이 부실했다는 것이다. 단독 주선 타이틀과 수수료 실적 쌓기에 집중한 나머지 사후 리스크 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