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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분기배당 착시…기업은행, DPS 오히려 줄어드나
구예림 기자
2026-08-19 07:00:00
지급 횟수만 늘리고 배당성향 35% 유지…CET1비율 11.56%로 배당 확대 제약
이 기사는 2026-08-18 11:32:21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K기업은행 배당·자본비율 현황. (그래픽=김수진 기자)

[딜사이트 구예림 기자] IBK기업은행이 첫 분기배당에 나서며 배당 주기를 다변화했지만 주주들이 받는 연간 배당금은 오히려 줄어들 가능성이 제기된다. 분기배당은 기존 연간 배당금을 나눠 지급하는 성격인 데다 배당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별도 순이익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여기에 중소기업 금융을 확대해야 하는 정책금융기관 특성상 위험가중자산(RWA) 관리에도 제약이 따른다. RWA가 빠르게 늘면서 배당성향 상향의 전제인 보통주자본(CET1)비율 개선도 더딘 상황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지난달 31일 첫 분기배당을 결정했다. 주당 210원으로 배당총액은 1675억원이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정관을 개정해 분기배당의 근거를 마련했으며 이번에 처음으로 실행에 옮겼다. 배당주기를 다변화해 주주환원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분기배당 도입이 연간 배당 확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에는 한 해 배당금을 연 1회 결산배당으로 지급했다면 이를 연중 여러 차례 나눠 지급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다. 올해 기업은행은 분기배당 1회와 연말 결산배당 등 총 두 차례에 걸쳐 배당을 진행하고 내년부터 분기배당 횟수를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주주 입장에서는 배당금을 보다 이른 시점부터 나눠 받을 수 있지만 지급 횟수가 늘어난다고 해서 연간 총배당금이 함께 증가하는 구조는 아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결산배당으로 한 번 지급할 것을 분기배당을 통해 여러 차례 나눠 지급하는 개념”이라며 “결과적으로 배당률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전체 배당금은 전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일 것”이라고 밝혔다.


연간 배당 규모를 좌우하는 핵심은 지급 횟수보다 별도 순이익과 배당성향이다. 기업은행은 CET1비율에 따라 목표 배당성향을 차등 적용하고 있다. 2024년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계획에 따르면 CET1비율이 11~12% 구간에 있을 경우 목표 배당성향은 35%다. CET1비율이 12%를 초과해야 목표 배당성향을 40%로 높일 수 있다.


현재로서는 배당성향을 40%로 높이기 위한 CET1비율 12%까지 적지 않은 간극이 남아 있다. 기업은행의 6월 말 CET1비율은 11.56%로 전분기 대비 5bp 상승했지만 전년 동기 11.73%와 비교하면 17bp 하락했다.


CET1비율 개선이 더딘 배경에는 자본보다 빠르게 늘어난 RWA가 있다. CET1비율은 보통주자본을 RWA로 나눠 산출하는 만큼 RWA가 증가하면 자본 확충에 따른 비율 개선 효과가 희석될 수 있다. 2분기 말 CET1 자본은 31조71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5%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RWA는 274조3180억원으로 7.0% 늘었다.


기업은행의 RWA는 지난해 말 264조870억원에서 올해 1분기 말 269조1310억원, 2분기 말 274조3180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올해 상반기에만 10조원 넘게 불어났다.

RWA 증가 속도를 관리하는 과정에서는 기업은행의 정책금융 역할이 구조적인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업은행은 올해 2분기 말 기준 전체 여신액 가운데 중소기업 대출이 83.4%를 차지한다. 실제 6월 말 총대출은 323조56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가운데 중소기업대출은 270조5억원으로 4.4% 늘어났다. 같은 기간 대기업대출은 1.2% 감소했다. 대출자산 성장이 중소기업 금융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은행은 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위험가중치가 낮은 자산의 비중을 확대하거나 대출 성장 속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RWA 증가 속도를 관리할 수 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금융 공급이 핵심 정책 기능이라는 점에서 시중은행과 동일한 방식으로 대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기 어렵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에 대한 효율적인 신용제도를 확립하고 경제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중소기업은행법에 근거해 설립된 정책금융기관이다. 중소기업 금융 공급을 지속하면서 RWA 증가 속도를 관리하고 CET1비율까지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셈이다.


이는 주주환원 확대에도 영향을 미친다. 기업은행의 기업가치 제고계획상 배당성향 상향이 CET1비율과 연동돼 있는 만큼 자본비율 개선이 지연되면 배당성향을 현행 35%에서 40%로 높이는 시점도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책금융 공급과 자본비율 관리가 배당 확대 여력과 맞물려 있는 구조다.


여기에 배당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별도 순이익도 변수다. 기업은행은 별도 순이익을 기준으로 배당성향을 적용하는 만큼 연간 순이익이 감소하면 동일한 배당성향을 유지하더라도 총배당금이 줄어들 수 있다. 기업은행의 2분기 별도기준 순이익은 5415억원으로 전년 동기 5667억원 대비 4.4% 감소했다.


2분기 순이익 감소만으로 연간 배당 축소를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시장에서는 올해 별도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배당성향이 현행 35% 수준에 머무는 상황에서 연간 별도 순이익까지 줄어들 경우 연간 주당배당금(DPS) 역시 지난해보다 낮아질 수 있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기업은행이 상반기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지급했지만 이는 기존 지급하던 별도 이익 기준의 배당성향 35%의 연간 1회 배당을 2회로 분급한 것으로, 연말 주당 배당금은 그만큼 하락할 것”이라며 “기업은행의 올해 별도 순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연간 DPS 역시 전년 대비 5.1% 감소한 995원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이면서 동시에 소액주주를 둔 상장사다. 최대주주인 기획재정부의 기업은행 지분 59.5%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지분까지 합하면 정부 및 국책은행 몫이 70%에 달한다. 소액주주 지분도 지난해 말 기준 27.7%에 이르는 만큼 정책금융 수행과 함께 민간 주주의 주주가치도 고려해야 한다.


기업은행이 정책금융 공급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민간 주주의 주주가치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이유다. 향후 실질적인 주주환원 확대를 위해서는 단순히 배당 횟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정책금융 공급을 지속하면서도 CET1비율과 이익 규모를 함께 끌어올리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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