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태은 기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미국 자회사 한화디펜스 USA가 오스탈 USA 인수에 나서면서 미국 조선업 공략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화가 생산성 한계를 안고 있는 필리조선소를 보완하고 미 해군 함정 건조 역량을 단기간에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한화디펜스 USA는 최근 오스탈의 미국 사업 부문 인수를 위해 법적 구속력이 없는 조건부 인수 제안을 제출했다. 제안 가격은 기업가치 기준 10억5000만~12억달러(약 1조5000억~1조7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오스탈 이사회는 한화 측 제안을 받아들여 4주간의 실사를 허용했다. 한화는 이 기간 오스탈 USA와의 계약 조건과 최근 실적 등을 검토하고 미국 전쟁부와 해군·해안경비대 등 주요 이해관계자들과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 거래는 실사 완료를 비롯해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등 규제 당국의 승인과 최종 계약 체결 등의 절차를 거쳐야 성사된다.
이와 관련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공시를 통해 자회사를 통한 오스탈 미국 사업 부문 인수를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인수가격과 방식, 시점 등 구체적인 사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오스탈은 호주 조선·방산 기업으로 40여년간 59개국에서 360척 이상의 선박을 수주해왔다. 특히 오스탈 USA는 미 해군·해안경비대 함정 사업을 비롯해 미 해군의 핵심 원자력 잠수함 프로그램용 모듈을 건조하며 미국 방산 조선업에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다만 일부 군함 건조 계약을 둘러싸고 미국 정부와 비용 보전 협의를 진행해오며 관련 손실을 회계상 선반영하면서 오스탈 USA의 재무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오스탈 USA의 2026 회계연도 EBIT(이자·법인세 차감 전 이익)는 약 1억7500만달러 적자가 예상된다. 회사 측은 해당 손실이 현금 유출을 수반하지 않는 회계상 조정이라며 6월 말 기준 3억1200만달러의 현금과 170억달러 규모의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정상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한화가 오스탈 USA를 인수할 경우 동부와 남부에 상선과 방산 거점을 각각 구축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고 있다. 동부 펜실베이니아주의 필리조선소는 존스법(Jones Act) 적용을 받는 LNG선·컨테이너선 등 상선과 지원·특수선박 건조 및 MRO(유지·보수·정비) 거점으로 활용하고 남부 앨라배마주의 오스탈 USA는 미 해군 전투함과 원자력 잠수함 모듈 등을 생산하는 방산 거점으로 역할을 나눌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같은 전략의 배경에는 미 해군 전투함 시장에 보다 신속하게 진입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필리조선소는 보유한 2곳의 건조 공간 가운데 1곳만 활용하고 있어 연간 건조 능력이 1~1.5척에 그친다. 지난해에는 순자산이 -1629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고 당기순손실도 1469억원을 기록하는 등 재무 부담도 이어지고 있다.
한화그룹은 당초 미국 조선업 재건을 위해 조선산업 협력 투자펀드를 활용, 필리조선소의 추가 도크와 안벽을 확보하는 등 50억달러(약 7조2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필리조선소의 제한적인 생산능력과 재무 부담을 고려하면 자체 시설 확충만으로는 미 해군 전투함 시장 진입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 관계자는 이에 대해 “오스탈 USA 인수와 필리조선소 도크 증설은 별개의 사안”이라며 “투트랙 전략으로 해석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