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인체조직 ECM(세포외기질) 제품 '리투오'의 흥행을 발판 삼아 상반기 영업이익을 6배 넘게 키운 코스닥 상장사 엘앤씨바이오가 14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통해 두 번째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다. 매출이 80% 가까이 늘어나는 동안 기존 생산·품질관리 인프라를 활용한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대규모 증설을 뒷받침할 수익성도 확인했다. 유상증자 자금 대부분을 동탄 통합공장에 투입해 생산능력을 1조원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리투오에 이어 지방 ECM 등으로 제품군을 넓혀 글로벌 시장까지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엘앤씨바이오의 2026년 상반기 별도 기준 매출액은 554억원으로 전년 동기(310억원) 대비 78.4%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2억원에서 153억원으로 589.7% 급증했고, 영업이익률은 7.1%에서 27.6%로 20.5%포인트 뛰었다.
연결 기준으로는 개선폭이 더 두드러진다. 상반기 연결 매출액은 691억원으로 전년 동기(383억원) 대비 80.4% 증가했고,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4억원 적자에서 146억원 흑자로 전환하며 약 150억원 개선됐다. 연결 영업이익률도 마이너스(-) 1.1%에서 21.1%로 22.2%포인트 상승했다.
불과 1년 전 연결 기준 영업적자를 냈던 회사가 반기 만에 700억원에 가까운 매출과 20%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외형 성장보다 이익 증가 속도가 훨씬 빨랐다는 점에서 리투오 판매 확대에 따른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났다는 평가다.
실적 개선의 중심에는 리투오가 있다. 리투오는 기증받은 인체 피부에서 세포를 제거하고 ECM을 보존한 무세포동종진피 기반 주입형 인체조직으로, 2024년 11월 휴메딕스를 통해 국내 출시된 이후 지난해 하반기부터 매출 기여도가 빠르게 높아졌다.
상상인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리투오 매출액은 2025년 3분기 24억원, 4분기 38억원에서 2026년 1분기 81억원, 2분기 145억원으로 매 분기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연간 매출액은 696억원으로 전년 대비 1022%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투오의 매출 확대가 수익성 개선으로 직결되는 배경에는 엘앤씨바이오가 기존 인체조직 사업에서 구축한 원재료 관리와 생산·품질관리 인프라가 자리 잡고 있다. 신규 제품 판매가 늘더라도 관련 고정비가 같은 속도로 증가하지 않아 매출 증가분이 이익으로 빠르게 연결되는 구조다. 상반기 별도 매출 증가율이 78.4%에 그친 반면 영업이익 증가율이 589.7%에 달한 것도 이 같은 비용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리투오의 가파른 성장세는 생산능력 확대 필요성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현재 월 8만개 수준인 리투오 생산 CAPA를 올해 말 월 15만개, 2028년까지 월 30만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엘앤씨바이오는 지난달 1400억원대 유상증자 카드를 꺼냈다. 단순히 재무구조를 보강하기 위한 자금 조달보다는 급증하는 수요와 향후 해외시장 진출을 염두에 둔 선제적인 생산능력 확충에 무게가 실린다.
엘앤씨바이오는 7월31일 이사회에서 보통주 370만주(액면가 500원, 증자 전 발행주식총수 2696만9704주 대비 증자비율 13.72%)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예정발행가는 3만8000원으로 이사회 결의일 전일 기준주가에서 25% 할인율을 적용해 산정됐다. 확정발행가는 1차(신주배정기준일 전 제3거래일 기준)와 2차(구주주 청약일 전 제3거래일 기준) 발행가 중 낮은 금액으로 정해지되, 기준주가의 60%를 하한으로 두는 '40% 룰'이 적용돼 과도한 저가 발행은 제한된다.
예정발행가 기준 조달액은 1406억원으로 이 가운데 74.7%에 해당하는 1050억원이 동탄 통합공장 건설 등 시설자금으로 투입된다. 나머지는 운영자금 206억원과 채무상환자금 150억원에 사용한다. 유상증자의 무게중심이 재무구조 개선보다 생산능력 확대에 놓여 있는 셈이다.
일정은 신주배정기준일 9월4일, 신주인수권증서 상장 9월23일~10월1일, 구주주 청약 10월14~15일(우리사주조합 청약도 10월14일 동시 진행), 실권주 일반공모 10월19~20일, 납입일 10월22일, 신주 상장예정일은 11월3일이다. 대표주관사는 유진투자증권이다.
특히 이번 투자는 단순한 리투오 증설을 넘어 엘앤씨바이오의 해외 진출 전략 변화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당초 엘앤씨바이오는 리투오를 비롯한 인체조직 이식재의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생산시설 구축을 검토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폐지방을 원료로 활용하는 지방 ECM 사업의 경우 국내에서 폐지방이 의료폐기물로 분류돼 원료로 사용할 수 없었던 만큼 미국 현지 생산이 대안으로 거론됐다.
상황은 지난 6월 관련 규제가 바뀌면서 달라졌다. 국회에서 폐기물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의결되면서 그동안 의료폐기물로 버려졌던 폐지방을 인체유래물로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이에 엘앤씨바이오는 미국에 별도의 생산시설을 구축하기보다 국내에서 지방 ECM 등을 생산한 뒤 해외로 수출하는 방향으로 전략의 무게중심을 옮긴 것으로 풀이된다. 유상증자로 확보하는 시설자금 1050억원이 미국 현지 공장이 아닌 동탄 통합공장에 집중되는 것도 이 같은 전략 변화와 맞닿아 있다.
투자 규모는 현재 엘앤씨바이오의 외형과 비교하면 상당히 공격적이다. 현재 엘앤씨바이오의 전사 CAPA는 매출액 기준 2200억~23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동탄 통합공장이 완공되면 7000억~8000억원 규모의 생산능력이 추가되면서 기존 시설을 합친 전체 생산능력(CAPA)은 1조원 안팎 또는 그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이 691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실적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규모의 선제 투자다. 결국 동탄 통합공장은 현재 국내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리투오 수요뿐 아니라 지방 ECM 등 후속 제품과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염두에 둔 투자로 볼 수 있다. 리투오가 대규모 증설의 명분을 만들었다면 앞으로는 1조원에 달하는 생산능력을 채울 만큼 해외 수요를 확보하는 것이 투자 성패를 가를 핵심 과제가 되는 셈이다.
한편 본업의 가파른 수익성 개선과 달리 2분기 순이익에는 대규모 평가손실이 반영됐다. 2분기 당기순손실은 281억2300만원으로 전분기 순이익 27억2600만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이는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손실이라기보다 주가 상승으로 제3회차 전환사채의 전환권·상환권 공정가치가 상승하면서 회계상 인식한 평가손실의 영향이다.
해당 전환사채는 발행총액 600억원 가운데 75%인 450억원이 지난 4월23일 채권자의 전환권 행사로 이미 주식으로 전환된 상태다. 평가손실에 따른 별도의 현금 유출도 발생하지 않는다. 이에 순손실보다는 영업이익과 현금창출력 등 본업 지표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엘앤씨바이오 관계자는 "리투오의 성장은 단순히 개별 제품 판매가 증가한 것이 아니라 엘앤씨바이오가 오랫동안 축적해 온 인체조직 가공 및 품질관리 역량이 새로운 시장으로 확장된 결과"라며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기존 근거에 만족하지 않고 추가 연구와 국내외 임상을 지속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인체조직 ECM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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