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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대출 경쟁에 '브레이크' 건 신한은행…골라서 늘린다
이세정 기자
2026-08-13 07:40:00
5대 은행 중 상반기 증가율 최저…건설·SOHO 줄이고 제조업·외감법인 늘려
이 기사는 2026-08-12 14:50:07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그룹 본사 전경(제공=신한금융그룹)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은행권이 기업대출 확대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신한은행은 오히려 성장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5대 시중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가운데 기업대출 증가율이 가장 낮았고, 2분기에는 유일하게 전분기보다 대출 잔액이 감소했다. 기업대출 총량 경쟁에 뛰어들기보다 차주와 업종별로 여신 취급을 달리하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모습이다.


12일 신한금융그룹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올해 상반기 말 기업대출 잔액은 193조1335억원이다. 지난해 말(187조8056억원)보다 2.8% 증가하는 데 그쳤으며, 올해 1분기 말(193조3552억원)과 비교하면 0.1% 감소했다. 5대 시중은행 가운데 2분기 기업대출 잔액이 전분기보다 줄어든 곳은 신한은행이 유일하다.


올해 상반기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신한은행의 기업대출 증가 속도는 가장 느렸다. KB국민은행의 올해 상반기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보다 3.4% 증가한 200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4.5%, 4.8% 늘어난 184조1570억원, 189조1840억원을 기록했다. 농협은행의 기업대출 잔액 역시 지난해 말보다 4.5% 증가한 118조5603억원으로 나타났다.


기업대출 증가세가 둔화됐지만 세부 포트폴리오에서는 일률적인 축소보다 선택적인 증감이 나타났다. 대기업 부문에서는 건설업 대출이 크게 줄어든 반면 부동산·임대업과 제조업 대출은 증가했다. 중소기업 부문에서도 외감법인 대출이 늘어난 반면 비외감법인과 개인사업자(SOHO) 대출은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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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원화대출금 현황. (그래픽=김민영 기자)

신한은행은 올해 2분기 말 대기업 부문의 건설업 대출 잔액이 728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1조3102억원)과 비교하면 44.4% 감소했다. 대기업 대출 잔액에서 건설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3.5%에서 1.8%로 1.7%p 하락했다.


건설업 대출 축소는 관련 여신의 건전성 부담이 커진 상황과 맞물린다. 실제 건설업 연체율은 상반기 말 0.73%로 대기업 부문의 평균 연체율(0.09%)을 크게 웃돌았다. 건설 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연체율이 높은 건설업에 대한 익스포저를 축소한 셈이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건설업과 달리 부동산·임대업 대출은 큰 폭으로 늘었다는 점이다. 대기업 부문의 부동산업과 임대업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조8136억원에서 올해 2분기 말 3조1582억원으로 74.1% 증가했다. 전체 대기업 대출 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8%에서 7.8%로 3.0%p 상승했다. 제조업 대출 잔액도 지난해 말 14조8851억원에서 올해 2분기 말 15조3660억원으로 3.2% 늘었다.


건설업 대출을 줄이면서도 부동산·임대업 대출은 늘어난 만큼 부동산 관련 여신을 일률적으로 축소한 것은 아니다. 업종과 차주에 따라 대출 취급을 달리하는 선별적인 여신 운용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중소기업 대출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전체 잔액은 감소했지만 차주별 증감 방향은 엇갈렸다. 신한은행의 올해 2분기 말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147조6681억원으로 전분기 말(148조587억원)보다 0.3% 감소했다.


이 가운데 외부감사 대상인 외감법인의 대출 잔액은 33조8122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0% 증가했다. 중소기업 부문의 제조업 대출 잔액도 같은 기간 34조1880억원에서 35조2072억원으로 3.0% 늘었다.


반면 비외감법인과 개인사업자(SOHO) 대출 잔액은 각각 2.7%, 0.2% 감소한 43조1092억원, 71조4777억원으로 집계됐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이 감소하는 과정에서도 외감법인과 제조업에는 자금 공급을 확대하고 비외감법인과 SOHO는 줄인 셈이다.


신한은행 주요 기업여신 세부 현황 딜사이세정 복사.jpg
신한은행 주요 기업여신 세부 현황. (그래픽=김민영 기자)

기업여신의 담보 구성도 살펴볼 대목이다. 신한은행의 올해 2분기 말 중소기업 총 대출 가운데 담보대출 비중은 85%에 달했다. 담보 종류별로는 부동산이 6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보증서(10%), 예금(6%) 등이 뒤를 이었다. SOHO 대출 역시 담보대출 비중이 91%로 나타났다.


차주별 연체율을 보면 외감법인 중심의 대출 확대를 곧바로 우량차주 중심 전략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외감법인의 연체율은 올해 1분기 0.34%에서 상반기 말 0.51%로 0.17%p 상승했다. 같은 기간 비외감법인 연체율은 0.51%로 유지됐고, SOHO 연체율은 0.03%p 오른 0.49%를 기록했다. 상반기 말 기준 외감법인과 비외감법인, SOHO의 연체율이 모두 0.5% 안팎에 형성된 셈이다.


이는 신한은행의 기업대출 증감을 현재 연체율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차주의 규모와 재무정보, 담보여력, 업종 전망과 상환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업여신을 운용하고 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외감법인은 비외감법인보다 기업 규모가 크고 재무정보 파악이 상대적으로 용이하다는 특징이 있다.


신한은행의 기업대출 전략은 외형 경쟁보다 포트폴리오 조정에 무게가 실린 모습이다. 5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낮은 기업대출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내부에서는 건설업·비외감법인·SOHO 대출을 줄이는 동시에 제조업과 외감법인 등에 대한 자금 공급을 확대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신한은행이 기업대출 외형 확대보다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두고 성장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며 “건설업 등 취약 업종의 여신은 보수적으로 관리하는 한편 제조업과 외감법인 등을 중심으로 대출을 늘리며 포트폴리오를 재편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향후 관건은 선별적인 여신 전략을 유지하면서 정부의 생산적 금융 확대 기조에 얼마나 보조를 맞출 수 있느냐다. 가계대출 관리가 강화되면서 은행권이 기업금융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는 데다 정부 역시 자금의 흐름을 부동산·가계에서 기업과 산업으로 돌리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신한은행 역시 기업대출 공급 확대 요구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기업대출 총량을 얼마나 빠르게 늘리느냐보다 제조업 등 생산적 영역으로 자금을 공급하면서 건전성을 함께 관리할 수 있느냐가 향후 기업금융 경쟁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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