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하나투어가 마케팅비를 최근 3년 사이 최저 수준으로 줄인 데 이어 임원퇴직금 지급률까지 낮춘다. 고유가·고환율 여파로 실적이 부진해지자 비용 구조 전반을 손보는 모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는 오는 18일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임원퇴직금 지급 규정 일부 변경안을 의결한다. 대표이사 체제를 대표집행임원 체제로 전환하는 정관 일부 변경안도 같은 날 함께 상정된다.
임원퇴직금 지급률 변경안을 보면 기존에는 직급과 보직에 따라 지급률을 차등 적용했다. 회장은 5배수, 부회장은 4.5배수를 받았고 사장과 부사장은 대표이사와 총괄본부장, 본부장 여부에 따라 3배수부터 4배수까지 나눠 지급받았다. 개정안은 이 같은 차등을 없앴다. 상무보(E1)부터 회장까지 모든 직급에 1.5배수 지급률을 일괄 적용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최근 실적 부진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나투어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5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6% 급감했다.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유류할증료 인상과 원달러 환율 상승이 겹치며 해외여행 수요가 둔화된 탓이다.
특히 마케팅비가 대폭 축소됐다. 2분기 마케팅비는 61억48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19.3%, 직전 분기 대비 23.0% 줄었다. 분기 기준 마케팅비가 60억원대로 내려온 것은 2024년 1분기(66억4500만원) 이후 9개 분기 만에 처음이다. 2023년 2분기(44억5000만원) 이후 3년 사이로는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실적 눈높이도 계속 낮아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나투어의 올해 연간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매출 5956억원, 영업이익 525억원이다. 매출은 전년보다 1.5% 늘어날 전망이지만 영업이익은 8.8%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3개월 전만 해도 매출 6612억원, 영업이익 690억원이었던 컨센서스가 한 달 전 매출 6159억원, 영업이익 594억원으로 낮아진 데 이어 또 하향 조정된 셈이다.
현 대표인 송미선 대표는 이번 개정안과 무관하게 기존 지급률대로 퇴직금을 받는다. 개정 전 지급률표 기준으로 '대표이사·사장'에 해당하는 송 대표는 4배수를 적용받는다. 그는 2020년 3월 하나투어 각자대표이사로 선임돼 현재까지 6년5개월째 대표직을 맡고 있다.
공시된 보수 중 상여와 기타소득을 뺀 급여만 보면 송 대표는 2024년에는 5억1600만원, 지난해에는 6억4500만원을 받았다. 두 해 평균 월급여(약 4838만원)에 근속연수와 지급배수를 단순 대입하면 송 대표의 예상 퇴직금은 12억원대 안팎으로 추산된다. 이번에 새로 도입되는 1.5배수를 같은 방식으로 적용해보면 4억6000만원대로, 7억원 이상 차이가 난다.
같은 날 상정되는 집행임원제 도입도 관심사다. 이번 주총에서 해당 정관변경이 통과되면 대표이사 직책은 사라지고 대표집행임원직이 신설된다. 집행임원제는 상법 제408조 2에 근거해 이사회의 감독 기능과 회사의 업무집행 기능을 분리하는 지배구조 체제다. 앞서 하나투어는 지난달 조좌진 전 롯데카드 대표를 신임 CEO로 내정한 바 있다.
하나투어는 이번 임원퇴직금 지급률 인하를 비용 절감과 직접 연결짓는 데는 선을 그었다. 단순한 비용 절감 목적보다는 제도 전반을 시대 흐름에 맞게 효율화하는 차원이며, 퇴직금 지급기준의 형평성·투명성 제고가 더 큰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여행업계 분위기가 녹록지 않고 하나투어 2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절반 정도 수준으로 줄었다"며 "광고나 마케팅 비용을 축소하는 부분은 있지만 인건비를 건드리는 등의 대대적인 비용 절감 움직임은 없다"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