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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0원의 공포, 1420원의 기회…환율이 바꾼 금융지주 표정
차화영 기자
2026-08-10 07:00:00
하나금융 1000억·우리금융 700억 외화환산이익 기대…CET1비율도 25~30bp↑
이 기사는 2026-08-07 16:19:3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원·달러 환율이 2분기 말 이후 120원 넘게 하락하면서 금융지주들의 3분기 실적과 자본비율이 동반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상반기 실적에 부담을 줬던 외화환산손실이 3분기에는 외화환산이익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진 데다 외화자산의 원화 환산 규모가 줄면서 보통주자본(CET1)비율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불과 한 달 전 환율이 1550원대를 넘나들며 금융권이 비상 대응체계를 가동했던 것과는 분위기가 크게 달라졌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전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1423.8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6월 말 1549.4원이던 환율은 7월 초 1550원대 중반까지 오른 뒤 하락세로 돌아서 한 달여 만에 130원 넘게 떨어졌다. 7월 말 기준으로도 이미 1435.5원까지 내려온 상태였는데 이후에도 하락세가 이어지며 낙폭이 더 커졌다.


최근 환율 하락에는 달러 공급 확대와 정책적 요인이 함께 작용했다. 한화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관련 환전과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은행의 선제적 현물환 매도가 겹친 가운데 미국의 레이트 체크(rate check)와 한국·일본 당국의 시장 안정 조치 등이 더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의 하락 속도가 빨라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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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추이. (출처=하나증권 리포트)

환율 하락은 우선 금융지주들의 3분기 손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금융지주들은 해외법인과 외화 표시 자산·부채를 보유하고 있어 환율 변동에 따라 외화환산손익이 발생한다. 2분기 말보다 원화 가치가 강세를 보이면 상반기 실적에 반영했던 외화 관련 평가손실이 일부 되돌려지면서 환산이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대표적인 사례가 하나금융지주다. 하나금융은 올해 2분기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1098억원의 외환(FX) 환산손실을 반영하며 실적에 부담을 안았다. 현재와 같은 환율 수준이 유지된다면 2분기 실적을 끌어내렸던 요인이 3분기에는 반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하나증권은 현재 환율 수준이 3분기 말까지 유지된다고 가정할 경우 하나금융지주와 IBK기업은행에서 각각 1000억원 이상의 외화환산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했다. 우리금융지주에서도 700억원 이상의 외화환산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환율 하락은 자본비율 개선에도 우호적으로 작용한다. 금융지주들의 해외법인 투자와 외화대출 등은 원화 기준으로 위험가중자산(RWA)이 산출되기 때문에 환율이 하락하면 같은 외화자산이라도 원화 환산 규모가 줄어 RWA가 감소한다. CET1비율은 보통주자본을 RWA로 나눠 산출하는 만큼 다른 조건이 같다면 RWA 감소는 CET1비율 상승으로 이어진다.


환율 하락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자본비율이 개선되면 금융지주들의 자본 배분에도 여유가 생길 수 있다. 기존 CET1 관리 목표를 유지하면서도 대출자산을 늘리거나 비은행·자본시장 부문에 자본을 추가로 투입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지기 때문이다. 환율 하락이 RWA 증가 부담을 완화하면서 자본 활용 폭을 넓혀주는 효과를 내는 셈이다.


주주환원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최근 주요 금융지주들은 일정 수준 이상의 CET1비율을 확보하면 초과 자본을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에 활용하는 자본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환율 하락으로 CET1비율이 예상보다 높아질 경우 추가 주주환원에 활용할 수 있는 자본 여력도 그만큼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KB금융과 우리금융, 하나금융 등은 현재 환율 수준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3분기에 CET1비율이 약 25~30bp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며 "이는 주주환원 추가 확대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상반기처럼 다시 치솟을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환율 하락을 이끌었던 ADR 환전과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등 일시적인 달러 공급이 줄어들면 1400원대 중반으로 반등할 가능성은 있지만 중기적으로는 환율 상승 폭이 제한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수급 정상화에 따른 환율 반등을 예상하지만 중기적으로는 아시아 통화의 과도한 약세를 제약하려는 정책 기조로 원·달러 환율의 상승 폭이 제한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환율이 단기적으로 일부 반등하더라도 상반기와 같은 급등세만 재현되지 않는다면 금융지주들의 3분기 손익과 자본비율 개선 흐름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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