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기간 설정

장기보험 잘 팔았는데 또 적자…하나손보 발목 잡은 '계리가정'
강울 기자
2026-08-10 09:00:00
가이드라인 적용에 손실 505억 반영…상반기 순손실 711억 확대
이 기사는 2026-08-07 08:00:26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손해보험 상반기 순익 추이.jpg
(그래픽=딜사이트 오현영 기자)

[딜사이트 강울 기자] 하나손해보험이 장기보험 판매 확대에도 올해 상반기 적자 폭을 크게 키웠다. 장기보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근 신규담보를 대거 늘린 가운데 금융당국의 계리가정 가이드라인이 처음 적용되면서 회계상 부담이 확대된 영향이다. 장기보험 중심의 사업 재편으로 외형과 미래 이익 기반은 커지고 있지만, 실제 손해율 관리와 수익성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7일 하나금융지주에 따르면 하나손보의 올해 상반기 지주 연결 기준 순손실은 711억원으로 전년 동기(-194억원)보다 적자 폭이 517억원 확대됐다. 2023년 상반기 180억원, 2024년 상반기 17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적자 흐름이 이어졌다.


적자 확대의 가장 큰 배경은 장기보험 확대 과정에서 경험통계가 부족한 신규담보 비중이 높아진 데 있다. 하나손보는 지난해부터 장기보험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며 질병·상해 담보를 중심으로 상품 경쟁력을 강화했다.


보험통계조회시스템에 따르면 개인보험 보장성보험 원수보험료는 지난해 4월 756억원에서 올해 4월 1032억원으로 36.5% 증가했다. 상반기 신계약 계약서비스마진(CSM)도 67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6% 늘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출시한 지 2년 이하인 신규담보가 전체 담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금융당국의 새 계리가정 기준 적용 영향도 상대적으로 커졌다.


금융당국은 올해 2분기 결산부터 손해율·사업비 계리가정 가이드라인을 처음 적용했다. 경험통계가 5년 이하인 신규담보에는 손해율 90%와 상위담보의 실적 손해율 가운데 높은 값을 적용하도록 했고, 사업비 가정에도 물가상승률과 공통비 등을 반영하도록 기준을 강화했다.


신규담보는 경험통계가 충분하지 않아 보험금 지급 규모를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그동안 보험사들은 유사 담보의 통계나 자체 추정치를 활용해 손해율을 산정해왔지만, 새 가이드라인은 이를 보다 보수적인 기준으로 평가하도록 한 것이다.

손해율과 사업비 가정을 보수적으로 조정하면 미래 보험금과 비용 추정치가 늘어나 보험부채는 증가하고 CSM은 감소한다. 감소한 CSM으로 모두 흡수하지 못한 금액은 당기손실로 반영된다.


하나손보가 상반기 실적에 반영한 계리가정 변경 관련 손실은 505억원이다. 이는 기존 자체 추정보다 금융당국이 요구한 보수적 기준과의 차이가 상대적으로 컸음을 보여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규담보는 경험통계가 부족해 회사별 가정에 따라 CSM과 보험부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새 가이드라인 적용으로 당장의 회계상 부담은 커졌지만 앞으로는 판매량보다 실제 손해율과 사업비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계약인지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실적 악화는 영업 부진보다 계리가정 변경에 따른 회계적 영향이 크게 작용한 측면이 있다. 향후 실제 손해율과 계약 유지율이 안정적으로 관리된다면 장기보험 확대 효과도 점차 실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하나손보의 과제는 늘어난 장기보험 판매를 실제 이익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신규담보의 손해율과 계약 유지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초기 사업비 부담을 낮춰야 장기보험 확대 효과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계리가정 변경에 따른 일회성 충격 이후에도 적자가 이어질 경우 장기보험 중심의 사업 재편 성과를 입증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 계열사는 금융지주의 대표적인 비은행 수익원으로 꼽힌다. KB금융은 KB손해보험, 신한금융은 신한라이프가 비은행 이익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지만 하나금융의 보험 계열사 이익 기여도는 아직 제한적이다. 하나손보가 장기보험 확대를 안정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하지 못할 경우 하나금융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도 예상보다 더딜 수 있으며, 추가 자본지원 부담 역시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