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주연 기자] 반도체 검사장비 기업인 디아이가 고대역폭메모리(HBM) 검사장비 매출 확대에 힘입어 올해 2분기 사실상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수익성이 높은 HBM 장비의 매출 비중이 늘면서다. 업계에서는 디아이가 2분기 중 대규모 공급계약을 체결한 만큼 관련 매출이 본격 반영되는 3분기에는 2분기 실적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디아이는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1686억원, 영업이익 396억원의 잠정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41.4%, 직전 분기보다 59.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23.2%, 전 분기 대비 109.8% 늘었다.
이는 증권가 전망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하나증권은 앞서 디아이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1606억원, 331억원으로 추정하며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실제 매출은 전망치를 약 80억원, 영업이익은 약 65억원 상회했다.
수익성도 큰 폭으로 개선됐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23.5%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3%보다 13.2% 상승했다. 직전 분기 영업이익률 17.9%와 비교해도 5.6% 높다. 매출 증가세보다 영업이익 증가 폭이 훨씬 컸던 셈이다.
실적 개선을 이끈 것은 자회사 디지털프론티어가 SK하이닉스로부터 수주한 HBM4 웨이퍼 테스터다. 디지털프론티어는 올해 1월과 3월 각각 997억5000만원, 962억5000만원 규모의 HBM4 웨이퍼 테스터 공급계약을 맺었다. 두 계약을 합친 수주 규모는 약 1960억원이다.
해당 장비의 납품이 2분기에 집중되면서 디아이의 매출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HBM용 웨이퍼 테스터는 범용 메모리 검사장비보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제품으로 알려졌다. 디아이 관계자는 “2분기는 SK하이닉스에 납품한 물량의 실적 기여가 컸다”며 “업계 예상보다 실적이 높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누적 실적도 지난해 연간 실적을 크게 넘어섰다. 디아이의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은 27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6%, 영업이익은 585억원으로 163.6%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약 365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반년 만에 지난해 연간 이익을 60%가량 웃돌았다.
3분기에도 장비 매출 확대가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체결한 장비 공급계약의 상당 부분이 2분기에 집중된 만큼 관련 수주 물량은 3분기부터 매출에 본격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디아이는 올해 2분기에만 삼성전자와 1300억원이 넘는 반도체 검사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회사 관계자는 “삼성전자에 납품한 장비 매출 규모는 1분기보다 점차 늘어날 것”이라며 “장비는 2분기부터 출하되기 시작하는데, 3분기에 출하가 집중되는 만큼 3분기 매출이 제일 높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디아이는 고객사와 HBM 관련 추가 장비 물량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연초 수주분 납품이 마무리된 이후에도 추가 발주가 이어질지가 연간 실적 흐름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권태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초 수주분 납품이 8월 마무리되면 발주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며 “그러나 추가 물량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HBM 매출은 4분기까지 연장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을 비롯한 D램 생산 확대를 위해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 P5 증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도 청주 M15X와 M17 등 신규 생산시설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HBM뿐 아니라 범용 D램과 낸드 생산능력 확대가 본격화되면 공정 전반에서 메모리 성능과 불량 여부를 점검하는 검사장비의 투입량도 함께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디아이의 장비 발주 흐름도 당분간 견조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권 연구원은 “웨이퍼 투입량이 늘면 테스터 수요가 뒤따른다”며 “증설 사이클 구간에서 디아이가 물량을 기반으로 한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논리가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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