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민 기자] 넷마블이 신작 출시 중심의 성장 전략에서 벗어나 기존 라이브 게임의 서비스수명주기(PLC)를 늘리는 방향으로 사업 전략의 무게중심을 옮긴다. 올해 2분기 신작 마케팅 비용이 급증하면서 영업이익이 20% 넘게 감소한 가운데, 하반기에는 신작을 선별적으로 출시하는 대신 기존 흥행작의 장기 운영을 통해 수익성과 성장성을 동시에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신작 줄이고 라이브 게임 집중…'선택과 집중' 전략 전환
김병규 넷마블 대표는 5일 진행된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이 같은 전략 변화를 공식화했다.
넷마블은 그동안 대형 지식재산(IP)을 활용한 신작을 다수 출시해 외형 성장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신작 출시 때마다 대규모 마케팅 비용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구조인 만큼, 하반기부터는 신규 게임 수를 줄이고 기존 라이브 게임의 수명을 늘리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하기로 했다. 기존 게임의 서비스 기간이 길어질수록 신규 개발과 마케팅 비용 의존도를 낮춰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하반기 출시 예정 신작은 기존 5종에서 3종으로 축소하고, 흥행 가능성이 높은 타이틀에 개발·마케팅 역량을 집중한다. 동시에 라이브 게임의 PLC를 확대해 장기 흥행 사례를 늘리고, 신작과 기존 게임이 균형을 이루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김 대표는 "다작 성장 전략의 이면엔 기존 라이브 게임의 PLC가 짧다는 우려가 있었고,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는 방향이라고 판단했다"며 "신작 라인업은 엄격하게 가져가면서도 기존 라이브 게임의 운영 수명을 확대하는 것이 하반기 전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장기 흥행 사례로는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를 제시했다. 김 대표는 "서비스 7년이 넘었음에도 지난해 연매출 1000억원 이상을 유지했고 2024년 이후에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 같은 라이브 운영 노하우를 다른 게임에도 적용해 서비스 수명과 매출을 함께 확대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신작 축소가 실적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기존 라이브 게임의 업데이트와 해외 권역 확대가 이를 상당 부분 보완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대표는 "예정된 권역 확장과 라이브 서비스 고도화가 3~4분기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신작 라인업을 일부 조정하더라도 시장이 우려하는 수준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분기 영업익 20.8% 감소…신작 마케팅비가 수익성 압박
넷마블의 올해 2분기 실적은 매출 성장에도 수익성이 후퇴하는 모습을 보였다. 상반기 출시한 신작 효과로 외형은 확대됐지만, 마케팅 비용이 큰 폭으로 늘면서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이번 전략 전환 역시 신작 출시 때마다 반복되는 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수익성 중심 경영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넷마블의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749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176억원)보다 4.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011억원에서 801억원으로 20.8%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602억원에서 2039억원으로 27.3% 늘었다.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도 같은 흐름이 이어졌다. 매출은 1조4009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3415억원) 대비 4.4%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508억원에서 1332억원으로 11.7% 감소했다.
매출은 상반기 출시한 신작과 기존 라이브 게임의 안정적인 매출이 더해지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반면 영업이익은 신작 마케팅 확대에 따른 비용 증가가 발목을 잡았다.
사업 부문별 매출 비중은 ▲역할수행게임(RPG) 42% ▲캐주얼 게임 35%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17% 등으로 집계됐다. 게임별 매출 비중은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스'가 9%로 가장 컸고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와 '랏차슬롯', '잭팟월드', '캐시프렌지'가 각각 7%를 차지했다.
지역별 매출은 북미가 3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한국 22% ▲유럽 13% ▲동남아 10% ▲일본 9% ▲기타 7% 순으로 나타났다. 해외 매출 비중은 78%로 직전 분기보다 1%포인트 낮아졌지만 여전히 전체 매출의 4분의 3 이상을 해외에서 거두며 글로벌 사업 기반을 유지했다.
비용 증가의 가장 큰 요인은 마케팅비였다. 2분기 영업비용은 지난해 6165억원에서 올해 6691억원으로 8.5% 증가했다.
마케팅비는 '몬길: STAR DIVE', 'SOL: Enchant' 등 신작 출시에 따른 광고·프로모션 집행이 확대되면서 전년 동기보다 35.5% 늘어난 1835억원을 기록했다. 지급수수료는 외부 지식재산(IP) 기반 게임 매출 비중 확대 영향으로 직전 분기보다 17.3% 증가했고, 인건비도 급여 인상 효과가 반영되며 지난해 1749억원에서 1825억원으로 4.3% 늘었다.
넷마블는 하반기부터 수익성 개선 흐름이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상반기 집중됐던 신작 마케팅 집행이 일단락되는 데다, 라이브 게임 중심 운영 전략이 본격화하면 비용 효율도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도기욱 넷마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상반기에는 신작 출시 영향으로 마케팅비가 크게 증가했지만 하반기에는 기존 분기 수준으로 다시 수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라이브 게임 운영과 해외 권역 확대를 통해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유지하면서 수익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넷마블이 그동안 강점을 보여온 대형 IP 기반 신작 전략에서 한발 물러나 라이브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기 시작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신작 흥행 여부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커지는 구조에서 벗어나 장기 서비스 게임 비중을 확대해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확보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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