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나영 기자] 상장 후 첫 실적, 매출 92% 뛰었지만 웃지 못한 이유
지난 6월 역대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로 860억 달러를 끌어모았던 스페이스X가 상장 후 첫 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이번 2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나 급증하며 매서운 성장세를 보여줬는데요. 하지만 동시에 5억410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시장에 복잡한 신호를 보냈어요.
실적 발표 직후 상승세를 타던 스페이스X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4%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공모가 135달러로 시작해 한때 225달러를 넘기며 고공 행진을 이어갔지만, 최근 몇 주 동안은 공모가 아래로 떨어지며 고점 대비 시가총액이 1조 달러 넘게 증발한 상태예요. 스페이스X의 사업은 크게 우주(Space), 통신(Connectivity), 그리고 AI 세 가지 부문으로 나뉘는데요. 이번 실적에서는 각 사업부의 명암이 뚜렷하게 갈렸습니다.
스페이스X의 실적을 가장 강력하게 이끈 효자는 단연 통신 사업부인 '스타링크'입니다. 스타링크는 지구 저궤도에 띄운 수천 대의 위성을 활용해 고속 인터넷을 제공하는 서비스인데요. 일반 가정용 브로드밴드뿐만 아니라 항공사와 크루즈 선사 같은 대형 기업 고객까지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어요. 스타링크의 구독자는 이번 2분기에 1200만명으로 2배나 늘었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한 43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분기 스페이스X에서 유일하게 영업이익을 낸 알짜배기 사업 부문이기도 해요.
반면 일론 머스크의 AI 스타트업 xAI를 올해 2월 인수하며 본격화된 AI 부문은 막대한 비용을 잡아먹고 있습니다. 새로운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 덕분에 AI 부문 매출은 26억 달러로 3배 이상 늘었지만, 기술 구축에 들어가는 자금이 어마어마했기 때문이죠.
이번 분기 스페이스X가 지출한 전체 시설투자(Capex) 184억달러 중 무려 86%에 달하는 158억달러가 AI 사업에 투입되었습니다. 증권 신고서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AI 시장의 잠재적 규모(TAM)를 약 26조5000억달러로 추정하며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당장은 번 돈을 AI 훈련과 인프라에 쏟아붓는 형태입니다.
우주 사업의 버팀목과 '스타쉽'이 그리는 미래
AI 부문이 막대한 자금을 흡수하는 동안 오랜 기간 스페이스X의 뿌리가 되어온 로켓 발사 등 우주 사업 부문은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줬어요. 스페이스X의 우주 부문은 지난달 미 우주군으로부터 16억달러 규모의 발사 주문을 따낸 데 이어, 올해 초에도 65억달러 규모의 국가 안보 위성 사업 계약을 확보했습니다. 덕분에 우주 부문 매출은 지난해보다 29% 늘어난 9억6200만달러를 기록했어요.
스페이스X가 거대한 기업 가치와 장기적 성장성을 유지할 수 있는 진짜 핵심은 차세대 초대형 로켓인 '스타쉽(Starship)'에 있습니다. 발사대에 서면 높이가 약 400피트(약 120m)에 달하는 스타쉽은 지난달 시험 비행에서 3세대(V3) 대형 스타링크 위성을 성공적으로 궤도에 배치할 수 있음을 입증했는데요.
스타쉽은 단순한 로켓을 넘어 스페이스X의 모든 미래 구상을 잇는 핵심 고리입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달 탐사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스타링크 위성망을 더욱 강화하려는 구상입니다. 향후 '우주 공간에 AI 데이터센터를 배치한다'는 머스크의 청사진을 실현하기 위해서도 스타쉽의 정기적인 비행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입니다.
스페이스X의 주가는?
4일(현지시간) 스페이스X의 주가는 전일대비 9.43% 오른 125.33달러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실적 발표 이후 시간외 거래(17시30분 기준)에서 8% 넘게 하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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