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신한자산신탁이 신한리츠운용을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가운데 금융당국의 합병 인가를 무난히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과거 코람코자산신탁이 신탁 부문과 리츠 부문을 분리하는 조직개편을 추진했던 사례와 달리, 이번에는 우량 자산을 신탁사 안으로 편입해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구조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5일 부동산신탁업계에 따르면 신한자산신탁은 최근 신한리츠운용과 합병을 추진하며 자본 확충과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부실이 누적되면서 신탁계정대가 1조원을 넘어서는 등 재무 부담이 커진 만큼, 리츠운용사를 흡수해 자본 기반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금융사의 합병은 금융당국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신한자산신탁은 인가받은 후 내년 1분기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 구조가 금융당국의 인가 요건에도 부합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리츠운용사를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신탁사 안으로 편입해 자본을 확충하는 방식이라 신탁사의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입장에서도 신탁사의 자본력을 강화하는 방향인 만큼 인가 과정에서 걸림돌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전망은 과거 코람코자산신탁 사례와도 대비된다. 코람코자산신탁은 2017년 리츠사업 부문을 분할해 코람코자산운용과 합병하는 조직개편을 추진했다. 당시 개발신탁 부문의 손실 부담이 커지자 리츠사업과 자산운용을 하나의 법인으로 묶고, 부동산신탁 부문은 별도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업계에서는 당시 조직개편을 개발신탁 부문의 부실이 상대적으로 우량한 리츠사업 부문으로 전이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구조로 해석했다.
금융회사의 분할·합병은 금융위원회 인가 대상인데, 복수의 감독당국이 부동산신탁사의 재무안정성 등을 이유로 승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는 코람코자산신탁 측 설명과는 차이가 있다. 코람코자산신탁 관계자는 "당시 리츠부문의 분할 및 자산운용과의 합병 방안을 검토한 바 있으나 금융당국에 정식 인가를 신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부동산신탁사가 정상적인 영업을 이어가지 못할 경우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는 점도 당시 판단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탁사는 개발사업에서 책임준공 의무를 부담하거나 개발신탁을 직접 수행하는 과정에서 시행사와 시공사, 금융회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연결돼 있다. 신탁사의 재무건전성이 훼손될 경우 사업 전반으로 위험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감독당국도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방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상승으로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부실이 업계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주요 부동산신탁사들은 대주주의 지원을 통해 자본을 지속적으로 확충해 왔다. 신한금융지주가 신한자산신탁을 지원하고 있는 것과 교보생명이 교보자산신탁에 수차례 자금을 투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면 신한자산신탁의 이번 합병은 우량 사업을 외부로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신한리츠운용을 신탁사 안으로 편입해 자본을 보강하는 구조다. 리츠운용사가 보유한 자본을 활용해 신탁사의 재무건전성을 높이고 부실 부담을 완화하는 것이 목적이어서 과거 조직개편 사례와는 구조 자체가 다르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코람코의 경우 신탁 부문과 리츠 부문을 분리하는 방식의 조직개편이 추진됐다면, 신한은 리츠운용사를 신탁사에 흡수해 자본을 확충하는 구조”라며 “신탁사의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는 방향인 만큼 금융당국의 인가도 무난히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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