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피 상장사 '대원전선'의 최대주주 '갑도물산'이 올해 들어 대원전선 주식 46만주를 사들였다.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지분 확대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실적과 기업가치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준 행보라는 평가다. 실제 대원전선은 올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갑도물산은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대원전선 보통주 46만주를 장내에서 취득했다. 이에 보유 주식수는 기존 1686만7805주(20.81%)에서 1732만7805주(21.38%)로 늘었다. 갑도물산이 대원전선 주식 취득에 투입한 현금은 약 46억원 수준이다.
갑도물산의 장내매입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도 대원전선 주식 53만7968주를 장내에서 취득한 바 있다. 다만 올해의 경우 연말까지 상당한 기간이 남아 있음에도 지난해 연간 장내매입 규모에 버금가는 물량을 사들인 상황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올 들어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른 이후에도 장내매입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대원전선 주가가 3000원대 수준이었던 반면, 올해 들어서는 1만원을 넘어섰다. 주가가 오른 만큼 매입단가도 높아졌다. 지난해 갑도물산의 대원전선 주식 평균 매입단가는 3000원대였던 반면 올해 평균 매입단가는 9000원대다.
갑도물산 입장에서는 지난해보다 약 세 배 높은 가격에 주식을 취득한 것이다. 통상 최대주주가 저점 국면에서 지분을 늘리는 것과는 반대 행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중장기적인 성장성을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데 따른 결정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AI 데이터센터 증설과 노후 전력망 교체, 전력 설비 투자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전선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원전선은 전력전선과 절연전선을 비롯해 나선·통신전선 등을 제조하는 전선기업이다. 전체 매출에서 절연전선 부문이 59%를, 전력전선이 31%를 차지해 AI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갖췄다는 평가다.
실제 실적 흐름도 긍정적이다. 대원전선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892억원, 영업이익 147억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매출은 25%, 영업이익은 76% 늘었다. 영업이익의 경우 올해 1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94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예상치 못한 비용 부담에도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는 점이다. 대원전선은 자회사인 대원알텍과 대원합금을 통해 알루미늄 휠 제조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앞서 중동 전쟁 영향으로 러시아와 동남아 등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원재료를 조달하면서 올 1분기 수익성에 일부 부담이 발생했다. 그럼에도 본업인 전선사업의 성장세가 해당 비용 부담을 상쇄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시장에서는 대원전선이 올 상반기에도 긍정적인 실적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전선 납품량이 지난해와 비교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원전선은 수주현황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만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 전선 수주는 지난해 같은 기간 확보한 수주량을 넘어선 상태다.
실제 올해 1분기 전선사업 공장의 평균 가동률은 97.22%를 기록했다. 사실상 풀가동에 가까운 수준으로, 늘어난 전선 수요가 실제 생산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재 대원전선은 늘어난 전선 수요 대응 목적으로 설비 증설을 진행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구체적으로 설비 증설을 통해 늘어난 해외 전선 수주 물량에 적극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한 재원도 확보해둔 상태다. 앞서 대원전선은 지난달 500억원 규모의 27회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대원전선은 500억원 가운데 155억원은 채무상환 용도로 배정했는데, 나머지 345억원은 설비 증설에 대부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대원전선 관계자는 "최근 최대주주인 갑도물산이 장내에서 지분을 취득한 배경은 잘 모른다"며 "다만 주가 상승 국면에서도 지속적으로 매입하고 있다는 점은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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