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호 기자] 지역생활 플랫폼 당근의 기업가치가 기대치를 밑돌면서 펀드 만기를 앞둔 초기 투자사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해외 사업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자 성장성에 의구심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투자사들의 기대 회수 가치와 시장 평가 사이의 간극이 벌어진 가운데 해외에서 사업 모델의 확장성과 수익성을 입증할 수 있을 지가 기업가치 회복과 투자금 회수의 성패를 가를 것이란 분석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당근의 기업가치는 약 2조4000억원으로 평가되는데, 이는 2021년 시리즈D 투자 유치 당시 밸류가 3조원인 점을 고려하면 6000억원 가량 낮은 수준이다.
당근의 매출은 증가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검증한 사업 모델을 해외 시장에서 재현할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런 가운데 최근 VC 투자심의위원회에서 검토된 당근 구주 투자안에는 3년 뒤 최대 11조원의 기업가치를 전제로 한 회수 시나리오가 담겼다.
당근은 캐나다 토론토를 중심으로 지역 기반 거래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배너광고뿐만 아니라 지역 기반 구인·구직 서비스인 당근알바와 유사한 사업으로 수익모델을 확대하고 있이다. 현지에는 약 200명의 인력을 고용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직접 접촉하며 광고와 지역 생활 서비스 영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서비스 지역도 캐나다 토론토를 넘어 뉴욕 등 미국 동부 지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국내 중고거래 플랫폼을 단순히 번역해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이용자와 자영업자를 연결하는 지역 생활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전략이다. 다만 국내와 달리 해외에서는 중고거래 서비스의 인지도와 이용자 밀도를 처음부터 구축해야 하는 만큼 성과를 내기까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실제 2021년 설립된 자회사 캐롯(Karrot) 캐나다의 순손실은 2024년 220억원에서 지난해 375억원으로 155억원 늘었다. 올해 1분기 지분법손실 역시 10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4억원 확대됐다. 자회사 손실이 누적되다 보니 당근의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46억원으로 별도 영업이익(671억원) 보다 525억원이나 낮았다.
기업가치 하락은 기존 투자사들의 회수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알토스벤처스와 카카오벤처스, 캡스톤파트너스 등 초기 투자사들이 펀드 만기에 맞춰 보유 지분을 처분하려면 이를 인수할 신규 투자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가격 눈높이가 크게 엇갈리면서 구주 거래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기존 투자사 입장에서는 현 기업가치에 지분을 팔 경우 기대수익률이 크게 낮아진다.
결국 당근의 기업가치를 다시 끌어올릴 핵심은 해외 사업의 수익성 입증이다. 국내 사업에서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하는 것만으로는 5조원 이상 기업가치를 정당화하기 어렵다. 캐나다 등 해외에서 이용자 기반과 광고 매출을 동시에 확대해 지역 생활 플랫폼의 해외 확장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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