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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억 장전' 그래피…레이 인수 채비 마쳤다
민승기 기자
2026-07-31 09:00:00
CB·CPS로 M&A 자금 마련…공개매수 가능성도 거론
이 기사는 2026-07-30 16:42:39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래피 자금조달 구조.jpg
그래피 자금조달 구조. (그래픽=오현영 기자)

[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투명교정장치(SMA) 소재 전문기업 ‘그래피’가 치과용 디지털 장비기업 레이 경영권 인수를 위한 600억원대 실탄 확보를 마쳤다. 대규모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부담을 고려해 콜옵션(매도청구권), 보수적인 리픽싱 하한, 보호예수 조항을 결합한 자금조달 구조를 설계한 점이 눈길을 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그래피’는 지난 21일 제6회차 사모 전환사채(CB) 483억원과 전환우선주(CPS) 제3자배정 유상증자 121억원 등 총 604억원 규모의 납입을 완료했다. 지난 13일 이사회 결의를 거쳐 8일 만에 자금 유입까지 마무리했다.


이번 자금조달의 핵심은 대규모 M&A 자금을 확보하면서도 전환물량이 한꺼번에 시장에 출회될 가능성을 낮추는 장치를 함께 마련했다는 점이다. CB와 CPS의 발행가액(전환가액)은 모두 1주당 1만8318원이다. 전량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발행 신주는 CB 263만6750주, CPS 66만541주로 총 발행주식총수의 23.6%에 해당한다. 그래피는 콜옵션과 리픽싱 조건, 보호예수를 결합해 이 같은 오버행 우려를 일정 부분 완화하는 구조를 택했다.


우선 483억원 규모의 CB는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모두 0%인 무이자 조건으로 발행됐다. 사채권자는 발행 30개월 뒤인 2029년 1월부터 3개월마다 조기상환(풋옵션)을 청구할 수 있지만 조기상환수익률 역시 0%다. 반면 회사는 발행 12개월 후부터 30개월까지 사채권자 보유분의 최대 35%를 되사올 수 있는 매도청구권(콜옵션)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향후 주가 흐름에 따라 일부 전환 물량을 회수할 수 있는 선택권을 확보한 셈이다.


CPS 역시 기존 주주 부담을 고려한 구조다. 우선배당률 1.0%가 적용되는 무의결권 참가적·누적적 우선주로 발행되며 존속기간은 5년(2031년 7월 22일 만기)이다. 주가 하락 시 7개월마다 전환가액을 조정하는 리픽싱 조항이 포함됐지만 조정 하한은 발행가액의 80%로 설정했다. 최근 코스닥 시장에서 M&A 목적의 CB·CPS 발행 시 리픽싱 하한을 70% 수준까지 두는 사례가 적지 않은 점과 비교하면 비교적 보수적인 구조라는 평가다. 여기에 신주는 전자등록일로부터 1년간 한국예탁결제원에 보호예수돼 단기간 내 시장에 유통될 가능성도 낮췄다.

자금 사용처도 대부분 레이 인수에 맞춰져 있다. 전체 조달 자금 가운데 500억원(CB 402억원·CPS 98억원)은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으로 배정됐다. 공시에는 구체적인 대상이 명시되지 않았지만 레이 인수 추진 일정과 맞물려 있어 사실상 인수 재원으로 활용될 것으로 해석된다. 나머지 104억원(CB 81억원·CPS 23억원)은 해외 영업망 확충과 원재료 구매, 인허가·특허 관리 등 운영자금으로 투입된다.


자금 조달이 마무리되면서 시장에서는 코스닥 상장사 ‘레이’ 인수 작업도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오는 31일 예정된 M&A 관련 조회공시 재공시에서 인수 계약 조건과 최종 인수대금 규모가 보다 구체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변수도 남아 있다. 레이 최대주주 측(레이홀딩스·이상철 대표 특수관계인 합산 27.86%) 보유 지분 상당수가 담보로 제공돼 있고 일부는 재무적투자자(FI)와의 교환사채(EB) 계약에 연계돼 있다. 담보권자와의 이해관계 조율, 기존 계약 처리 여부 등이 거래 성사의 변수로 꼽힌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그래피가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공개매수 방안을 검토할 가능성도 거론한다. 레이의 현재 시가총액이 700억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500억원만으로도 20~30% 수준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공개매수를 걸어 절반 이상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다만 실제 확보 가능한 지분율은 공개매수 가격과 기존 주주의 응모 규모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딜사이트는 그래피 측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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