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태민 기자] 웹젠이 하운드13을 상대로 낸 '드래곤소드' 퍼블리싱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면서 하반기 실적 방어에 비상이 걸렸다. 올해 하반기 핵심 기대작으로 삼았던 '드래곤소드'의 퍼블리싱 권리 확보에 제동이 걸리면서 신작 공백 우려도 커지고 있다. 본안 소송 등 법적 분쟁 장기화가 불가피해진 가운데, 웹젠은 대체 라인업으로 실적을 방어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하운드13 ‘드래곤소드’ 독자적 스팀 출시…웹젠 “항고 예정”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0민사부는 웹젠이 하운드13을 상대로 제기한 게임 '드래곤소드' 퍼블리싱 가처분 신청 사건을 기각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하운드13은 이날 '드래곤소드: 어웨이크닝'을 스팀에 글로벌 출시했다.
재판부는 웹젠이 계약상 의무인 MG(미니멈 개런티·최소 수익을 보장하는 선지급금) 지급을 기한 내 이행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지급 거부 의사까지 명확히 밝혔던 만큼 하운드13의 계약 해지가 적법하고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웹젠이 주장한 번역물 무단 사용 의혹에 대해서도 이를 뒷받침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또한 신작이 출시되더라도 웹젠 측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앞서 양측 갈등은 지난 2월 하운드13이 웹젠의 MG 잔금 미지급을 이유로 퍼블리싱 계약 해지를 선언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하운드13은 웹젠의 MG 잔금 미지급으로 자금난이 심화됐다고 주장했다. 잔금 전액을 지급한 후 협의를 이어가는 듯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한 채 법적 공방으로 번졌다.
웹젠이 즉각 항고 방침을 밝힘에 따라 양사의 법적 분쟁은 장기화할 전망이다. 핵심 쟁점은 계약 해지의 정당성이다. 계약 해지가 민법상 '이행지체'에 따른 것인지, '이행거절'에 따른 것인지에 따라 계약 해지 요건과 법적 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이행지체는 뒤늦게라도 계약을 이행하면 계약 유지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이행거절은 상대방의 계약 해지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법리상 차이가 있다.
웹젠이 뒤늦게 MG를 지급하며 이행거절 의사를 철회하긴 했으나, 웹젠의 철회와 하운드13의 계약 해지 가운데 어느 행위가 먼저 이뤄졌는지가 향후 본안에서도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양사는 퍼블리싱 권한을 다투는 본안 소송도 병행 중이다. 가처분은 긴급한 권리 보전 필요성을 중심으로 판단하는 절차인 반면, 본안은 계약 위반 여부와 손해배상 책임 등을 종합적으로 심리하는 절차다. 따라서 이번 가처분 결과가 본안 판결로 그대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법원의 1차 판단이 제시됐다는 점에서 향후 재판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있다.
이철우 법무법인 문화 대표변호사는 "하운드13이 입장문에서 밝힌 결정문 내용이 정확하다면, 항고심이나 본안에서 법원의 판단이 뒤집힐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며 "항고심 결과가 뒤집힐 경우, 스팀을 통해 게임을 구매한 이용자가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게 되는 등 추가 피해 발생 우려도 없지 않다"고 전망했다.
기대작 잃은 웹젠, 신작 공백 우려… '게이트 오브 게이츠'가 모멘텀 결정
이번 가처분 기각으로 웹젠은 하반기 신작 전략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기대작인 '드래곤소드'가 이탈하면서 사실상 후속 라인업 가운데 실적을 견인할 작품을 새롭게 발굴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월 출시 직후 양대 마켓 인기 1위를 기록했던 '드래곤소드'의 중도 이탈로 웹젠의 하반기 사업 전략에 비상이 걸렸다. 고질적인 '뮤(MU)' IP 의존도를 낮추려던 청사진도 흔들리게 됐다.
문제는 이를 대체할 후속 파이프라인의 가시성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자체 개발 서브컬처 게임 '테르비스'는 지난달 개발 방향 재정비에 들어갔고, '프로젝트G' 등 차기작도 아직 개발 단계여서 연내 실적 기여를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 4월 출시된 턴제 전략 RPG '메모리스: 포세이큰 바이 라이트' 역시 인디게임 특성상 실적 기여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결국 시장의 시선은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는 '게이트 오브 게이츠'에 쏠린다. 리트레일이 개발하고 웹젠이 퍼블리싱하는 전략 디펜스 게임으로, 지난해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에서 처음 공개됐다. 서브컬처 이용자층을 겨냥한 작품인 만큼 흥행에 성공할 경우 장기 서비스 기반을 확보하며 안정적인 수익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다만 증권가의 시각은 신중하다. 드래곤소드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신작 일정과 사업 계획이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단순히 차기작 파이프라인을 공개하는 것을 넘어 출시 일정과 비즈니스모델(BM)을 명확히 제시해야 수익 확장성이 가시화되고 기업가치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종원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뮤' IP의 드라마틱한 트래픽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 경우, 이익 레버리지 회복은 신작 가동에 달렸다"며 "올해 신작 라인업 보강은 단기 매출 확장 및 중기적 이익 체질개선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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