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호 기자] 신한캐피탈이 VR 플랫폼 개발 스타트업 어반베이스 투자와 관련한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지만 판결에 따라 지급받을 약 13억원은 회수하지 않기로 했다. 사업 실패의 책임을 창업자 개인에게 묻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요 출자자 입장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캐피탈은 어반베이스 전 대표를 상대로 한 확정판결에 따른 채권 회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신한캐피탈은 투자계약상 주식매수청구권, 이른바 풋옵션을 행사해 어반베이스 전 대표에게 보유 주식 매수를 요구했고 대법원도 이를 인정했으나 결국 포기한 것이다.
신한캐피탈은 2017년 어반베이스가 발행한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약 5억원을 투자했다. 투자계약에는 어반베이스에 청산이나 파산, 회생절차 개시 등의 사유가 발생하면 회사 또는 창업자에게 보유 주식의 매수를 요구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경영난에 빠진 어반베이스가 회생절차를 신청하자 신한캐피탈은 이를 계약상 풋옵션 행사 사유로 판단해 어반베이스 전 대표에게 주식 매수를 청구했다. 이를 포기하면 금융회사로서 배임죄가 불거질 수 있는 탓이다.
어반베이스 전 대표는 사업 실패의 책임을 창업자에 물을 수 있는지 다투기 위해 소송을 이어갔으나 대법원은 신한캐피탈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 판결에 신한캐피탈이 지급 받을 금액은 약 1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신한캐피탈은 채권 회수에 나서지 않기로 방향을 틀었다. 주요 LP들이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없는 창업자에게 사업 실패의 책임을 개인적으로 부담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의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인 채무가 된 투자금이 창업자의 재기를 가로막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한캐피탈로서도 출자자들의 입장을 외면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캐피탈은 모태펀드 등 정책기관들의 출자금을 바탕으로 펀드를 운용하는 운용사 중 하나다. 최근 진행된 모태펀드 5월 수시 출자사업 세컨더리 일반 분야에 지원하기도 했다. 정책자금을 기반으로 펀드를 조성하는 만큼 출자자와의 신뢰를 훼손할 경우 향후 출자사업 참여와 자금 모집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신한캐피탈 측은 이에 대해 "해당 소송과 풋옵션을 포기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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