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변한석 기자] 카카오가 지난해 진행한 첫 그룹 공개 채용 일정을 올해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는 AI 시대를 이끌 AI 네이티브 인재 확보를 공채 배경으로 내세웠지만 기존 인력 재배치와 효율화 기조가 더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업계에서는 IT 기업의 인력 축소가 AI 시대에 맞는 인재를 선별하는 과정이라고 해석한다.
카카오는 지난해 9월 그룹 신입크루 공개 채용을 진행한 바 있다. 이는 카카오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전 직군에 걸쳐 진행하는 그룹 단위 신입 공채다. 카카오에 따르면 공채의 목적은 AI 네이티브 인재를 선발하는 것이다. AI를 일찍 사용하기 시작한 청년세대가 회사에서 교육을 받으면 회사에 알맞은 AI 인재가 된다는 해석이다.
다만 카카오의 올해 그룹 차원 공개 채용 일정은 아직 소식이 없다. 카카오 관계자는 “올해 그룹 공채 일정은 미정”이라며 “IT 기업 특성상 그룹 공채는 정례적으로 운영되지는 않는다”고 대답했다.
비슷한 흐름은 네이버에서도 나타난다. 네이버는 2023년부터 계열사 통합 신입 공채 프로그램 ‘팀네이버’를 운영했지만 올해는 상반기 공채를 진행하지 않았다. 하반기 공채 일정 역시 미정이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변화를 AI 환경에 따른 채용 방식 재검토로 해석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회사 내부적으로 채용 방식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며 “환경이 계속 바뀌는 만큼 다양한 채용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T 기업은 제조업처럼 정기 공채가 일반화된 업종은 아니다. 업계 특성상 기술 변화와 사업 환경에 따라 필요한 인력이 수시로 달라져 유연하게 채용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AI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인력 확보 방식도 변화하고 있다. 채용 규모 자체를 확대하기보다 사업 방향에 맞는 역량을 가진 인재를 확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카카오 역시 지난해 첫 그룹 공채를 ‘채용 확대’보다 AI 시대에 필요한 인재 확보 전략 차원이라고 밝혔다. 올해 역시 지난해 이뤄진 첫 그룹 공채 당시 내세운 ‘AI 네이티브 인재 확보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AI를 이유로 채용을 축소하거나 방향을 바꾼 것은 아니며 오히려 AI를 업무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인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AI 전환 여파로 사람을 덜 뽑는 게 아니다”라며 “AI 활용 인재 양성에 포커스하는 것”이라고 했다.
카카오는 작년 그룹 단위 신입 공채를 시작했지만 신규채용 인원은 증가하지 않았다. 카카오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신규채용 인원수는 2023년 452명에서 2024년 314명으로 감소했다. 2025년도 292명으로 전년 대비 22명 줄어든 수치다. 카카오는 그룹 차원의 신입 공채를 ‘채용 확대’보다 AI 시대 미래 인재 확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한다. 2025년의 평균 채용 비용이 66만9565원으로 전년 대비 약 168% 급등한 이유도 그룹 단위 신규채용에 따른 비용 증가라는 뜻이다.
다만 다양한 AI 기술을 접한 세대를 혁신 동력으로 삼았다는 첫 그룹 공채의 목적과는 달리 회사의 인력 운영은 내부 이동 비중이 더 확대되고 있다. 오픈 포지션에 대한 내부 채용 비율은 2024년 2.8%에서 지난해 37%로 상승했다. 이는 카카오가 외부 신규채용을 확대하는 것보다 기존 인력을 재배치하고 내부 육성을 병행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내부 구성원의 연령 구조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의 30세 미만 직원 수는 2023년 989명에서 지난해 615명으로 줄었다. 하지만 30세 이상 50세 미만 직원은 같은 기간 2828명에서 3209명으로 증가했다. 30세 미만 직원 수는 2023년 989명에서 2025년 615명으로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청년들이 AI 기술과 함께 성장했기 때문에 젊은 인재를 채용한다는 첫 공채의 의미와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끝나지 않은 카카오의 노동조합 파업도 신규채용에 영향을 준다. 카카오 노조는 지난달 10일 창사 이래 첫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이어 같은 달 29일에는 로그아웃데이를 진행했으며 21일에는 카카오아지트 내부에서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카카오 노조는 노동시간 초과, 직장 내 괴롭힘 대응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성과급에 포함할지도 격렬한 논쟁 지점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의 노사 분쟁은 영업 활동에 당장 큰 지장은 없지만 장기적으로 에이전틱 AI 전환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카카오 노조는 또한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 안정성 문제도 지적하고 있다. 회사가 올해를 AI 수익화 원년으로 삼은 상황에서 AI 인재 확보 전략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한편 카카오가 그룹 채용 등에서 AI 네이티브를 외치지만 서비스 전략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카카오의 자체 AI 모델 카나나는 맥락과 모델 성능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의 AI 에이전트의 성과는 아직 미미한 상태”라며 “특히 카나나는 성능이나 품질이 아직 부족하고 수익모델도 명확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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