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에코프라임마린퍼서픽이 제이오션중공업을 통해 인수하는 HD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내년 완전 재가동을 목전에 두고 있다. 최근 11만4000톤(t) 아프로막스급 유조선(ACC) 4척에 대한 건조의향서(LOI)를 체결하면서 자매회사 HJ중공업과 시너지 창출도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다만 시장에선 자매회사 간 포트폴리오가 이원화될 것으로 내다 본다. 특히 대형상선 건조가 가능한 제이오션중공업의 경우 대한조선이 보여준 성공방정식을 따라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은 올해 6월 HD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를 7800억원에 인수했다. 앞서 이 회사는 올해 3월 HD현대중공업과 군산조선소 자산 양수도 합의각서(MOA)를 체결한 이후 현장 검증과 실사를 마쳤다. 군산조선소 운영을 위해 설립된 제이오션중공업은 올해까지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선박 건조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군산조선소가 완전 재가동되는 것은 2017년 이후 약 10년 만이다.
벌써부터 자매회사인 HJ중공업과 시너지 창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제이오션중공업은 최근 오세아니아 지역 선주사와 11만4000톤(t)급 유조선 4척에 대한 LOI를 체결했는데 해당 선박은 HJ중공업이 자체개발한 선형이다. 원유 이외에도 다양한 석유제품 운송이 가능하며 기존 동급 선박 대비 10% 이상의 연료절감 효과를 갖춘 것으로 전해진다. 결과적으로 HJ중공업이 중형상선 부문에서 다양한 트랙 레코드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도크에 여유가 있는 제이오션중공업에 선주들의 문의가 닿는 모양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두 회사의 선종 포트폴리오는 이원화될 예정이다. 전북 군산국가산업단지 내 180㎡(약 54만평) 규모 부지에 위치한 군산조선소가 국내 최대인 700m 도크와 1650t급 골리앗 크레인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반면 HJ중공업의 영도조선소 도크는 길이가 300m에 불과해 중형급 상선과 특수선 건조에 보다 특화돼있다. 이에 제이오션중공업도 탱커·초대형원유운반선(VLCC)·해상풍력 하부구조물 등을 주요 사업으로 낙점한 상태다.
마침 업계에서도 군산조선소를 온전히 활용하기 위해선 중대형선박을 수주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VLCC(30만DWT 기준)는 평균 길이가 330~340m 정도로 군산조선소 도크(길이 700m· 폭 115m)에선 직렬로 2척의 동시 건조가 가능하다. 수에즈막스급 유조선(SCC, 13~16만DWT)도 길이(약 270m)와 너비(약 48~50m)를 고려하면 병렬 기준 최대 4척까지 건조할 수 있을 전망이다. 최근 수주한 아프로막스급 유조선(ACC, 8~12만DWT)에 비해 수익성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평가다.
나아가 제이오션중공업이 대한조선의 수익모델을 벤치마킹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대한조선은 같은 선형을 반복 건조하는 ‘선박 표준화’ 전략을 통해 국내 SCC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HJ중공업을 자매회사로 둔 제이오션중공업 입장에서 호황을 맞이한 SCC 시장을 놓칠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침 제이오션중공업의 초대 수장으로 선임된 하화정 대표는 성동조선해양 법정관리인을 수행하고 지난해까지 조선 컨설팅사 대표를 지낸 ‘조선 전문가’다.
결국 중장기적으로 제이오션중공업은 대한조선과 SCC 시장을 나눠가질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으로 SCC에 대한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SCC의 신조선가가 척당 9000만달러(한화 약 1300억원)을 상회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대한조선이 이미 2029년 말까지 수주잔고를 확보하고 있는 반면 제이오션중공업은 아직 도크에 여유가 충분한 상태라는 것이다.
시장 관계자는 “제이오션중공업은 군산조선소 도크를 통해 중대형선박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SCC가 슈퍼사이클에 진입한 상황에서 대한조선과 시장을 나눠가질 계획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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