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임초롱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6일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까지 안정적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유지하겠다며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국내총소득(GDI) 증가가 소비와 내수로 이어질 경우 수요 측 물가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이 금리 인상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신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까지 안정적으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정책으로 대응하겠다"며 "앞으로 입수되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정책을 운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금리 인상은 경기 둔화보다 물가와 금융안정을 우선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특히 한은은 최근 반도체 가격 상승에 힘입어 국내총생산(GDP)보다 국내총소득(GDI)이 훨씬 빠르게 늘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올해 1분기 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3.8%였지만 GDI는 13.2% 증가했다. 교역조건 개선으로 수출 가격이 수입 가격보다 크게 오른 영향이다.
신 총재는 "소득 증가가 소비로 이어질 경우 수요 측 물가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며 "2021년 팬데믹 이후 수요 측 물가 압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던 경험을 되풀이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은 성장과 물가 지표가 좌우할 전망이다. 한은은 다음 주 발표되는 2분기 국민소득 통계를 통해 GDI 증가세가 이어지는지 확인하고, 다음 달 발표되는 7월 소비자물가와 근원물가, 생활물가 흐름도 함께 점검할 계획이다.
8월 추가 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신 총재는 "통화정책 경로를 미리 정해놓고 움직이지 않는다"며 "데이터를 보고 판단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기준금리를 동결했던 결정에 대해서는 "실기는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당시에는 중동 지역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컸고 성장세도 현재만큼 뚜렷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후 발표된 경제지표를 반영하면 당시 제시했던 올해 성장률 전망치 2.6%는 낮은 수준이었다며 8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성장률을 상당폭 상향 조정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금융시장과 자산시장에 대해서는 통화정책의 역할에 선을 그었다. 신 총재는 "금리가 주가를 결정한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반도체 기업 주가보다 반도체 가격 자체가 한국 경제와 물가를 판단하는 데 더 중요한 지표라고 설명했다. 주택시장과 관련해서도 "통화정책으로 집값을 잡는 것은 무리"라며 거시건전성 정책과 금융정책이 중심이 되고 통화정책은 이를 보완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수도권 집값 상승 기대와 소득·자산 여건 개선으로 주택가격 상승세와 가계대출 증가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은 경계했다. 한국은행은 향후 물가 흐름뿐 아니라 반도체 경기와 소득 증가세, 주택시장 과열 여부 등을 함께 점검하며 추가 금리 인상 필요성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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