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노우진 기자] HD현대로보틱스의 기업공개(IPO)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목표 시점은 바뀔 예정이다. 당초 연내 증시 입성 의지가 확고했으나 중복상장 가이드라인 발표가 지연되면서 변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주관사단은 상장예비심사 청구 일정도 내년으로 미루는 안을 고려하고 있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주관사단은 본격적인 상장 준비 절차 재개에 앞서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다. 중점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건 상장 타임라인이다. 상장 목표 시점을 정해야 이에 맞춰서 실무 일정을 계획할 수 있다. 주관사단 관계자는 “일정에 관해 여러가지 옵션을 고민하고 있다”며 “현재 4~5가지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HD현대로보틱스는 애초 연내 상장을 목표로 했다. 올해 초 치러진 경쟁 구술심사(PT)에서도 이러한 계획을 하우스들과 공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종 선정된 주관사단 역시 해당 타임라인에 따라 실무 절차를 진행했다. 시장에서는 이르면 상반기, 늦어도 3분기 중 예심을 청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중복상장 논란이 불거지며 제동이 걸렸다. 금융당국은 원칙적 금지를 천명했고, 한국거래소도 이 기조에 맞춰 가이드라인 수립에 나섰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HD현대로보틱스는 가이드라인 발표까지 상장 준비를 전면 중단했다. 주관사단 역시 상주 인원을 철수시키는 등 관망세로 돌아섰다.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은 5월 말 발표 예정이었으나 수차례 지연됐다. 예외적 허용 요건은 주주동의 확보로 가닥이 잡혔지만, 구체적인 방식을 두고 이견이 발생했다. 특별결의, 3% 룰, 소수주주 다수결(MoM) 등 여러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합의까지 시간이 소요됐다. 7월 들어서야 윤곽이 드러나면서 HD현대로보틱스의 일정도 미뤄졌다.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한다면 9월 청구가 마지노선이다. 이 시기에 다수 기업이 유가증권시장 예심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과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주관사단 관계자는 “기존에 진행한 게 있으니 완전 백지 상태는 아니지만 다시 준비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올해 예심을 청구할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아예 내년으로 미루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D현대로보틱스의 상장 기한이 임박한 상황은 아니다. 산업은행과 KY PE를 상대로 프리IPO(상장 전 자금 조달) 라운드에 나선 건 지난해 10월이다.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무리하게 속도를 내기보다는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중복상장 가이드라인이 발표되기는 했지만 요건에 맞춰 상장한 선례는 없다.
주관사단은 사전 스터디를 마무리하고 상장 시점을 포함한 전략을 세운 뒤 발행사와 소통을 재개할 예정이다. 주관사단 관계자는 “아직 발행사와 협의가 된 건 아니지만 조만간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며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기는 했지만 변수가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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