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승주 기자] 두산의 자체사업부 전자BG(비즈니스 그룹)가 동박적층판(CCL)을 통해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네트워크·반도체용으로 쓰이는 하이엔드 CCL의 경우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반도체 중심의 수요 강세가 지속되며 영업이익률이 30%를 육박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반도체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 SK실트론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그룹 입장에선 전자BG라는 든든한 현금 창출원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두산의 올해 1분기 자체사업(전자BG·DDI·두타몰) 매출은 70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8% 증가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55.1% 늘어난 187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번 호실적은 사실상 전자BG가 외끌이했다. 실제 전자BG의 올해 1분기 매출은 61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AI가속기와 메모리 반도체 수요 강세가 지속되면서 분기 최대 매출액을 달생했다.
전자BG의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여진다. 전자BG의 주력제품인 CCL은 전자제품의 뼈대가 되는 인쇄회로기판(PCB)의 핵심 원자재다. 북미를 중심으로 AIDC 건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네트워크 장비를 800G급 초고속 장비로 교체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이미 수요가 공급을 넘어섰다. 올해 1분기 기준 전자BG의 김천·증평공장의 가동률은 각각 106.7%, 122.0%에 달했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생산능력(CAPA) 확대가 예정돼있다. 우선 올해 4분기와 내년 2분기에 중국 창수공장, 국내 증평공장 증설이 완료된다. 이 경우 전자BG에는 연간 5000억원 이상의 CAPA 확대가 이뤄진다. 이에 더해 두산은 약 1800억원을 투자하고 연내 태국 아라야(Araya) 산업단지 내 CCL 생산거점을 착공할 계획이다. 해당 공장은 2028년 하반기 상업생산(SOP)이 가능할 전망으로 이에 따른 신규 CAPA는 연간 3000억원 수준이다.
이미 증권업계에선 전자BG의 호실적을 점치고 있다. 당장 올해 2분기에만 전자BG가 6714억원의 매출과 201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해당 기간 영업이익률이 29.9%에 달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나아가 전자BG의 매출이 지난해 1조8760억원에서 올해 2조7050억원, 내년 3조3920억원으로 급증한다는 컨센서스까지 나온다. 이 과정에서 현재 수준의 매출원가를 유지할 수 있다면 2027년 전자BG에서만 연간 1조원 수준의 현금 창출이 가능하다.
SK실트론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두산그룹 입장에서는 엄청난 호재다. SK실트론은 반도체 전공정의 핵심 소재인 웨이퍼를 생산하는 업체다. 이미 전자BG(CCL), 두산테스나(후공정 테스트)를 보유하고 있는 두산그룹이 SK실트론을 인수하면 전·후공정을 아우르는 반도체 밸류체인 구축이 가능하다. 문제는 몸값이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5조원 수준으로 평가받았던 기업가치(순차입금 포함)가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지나며 7조원까지 불어났다.
두산은 재무적투자자(FI) 없이 SK실트론 지분 100%(㈜SK 70.6%·최태원 회장 29.4%)를 확보하는게 목표다. 이때 두산의 올해 1분기 가용현금은 2조원 수준으로 인수금융이 불가피하다. 현재 시장에서 기업 대출 금리가 연 5% 정도로 형성돼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이자비용이 발생할 전망이다. 결과적으로 전자BG가 SK실트론 인수에 따른 금융비용 리스크를 상당부분 상쇄할 수 있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박희철 교보증권 연구원은 “두산 전자BG는 고객사 내에서 견고입 입지를 갖추며 하반기 강한 성장이 예상된다”며 “올해와 내년 추가 설비 라인이 가동될 전망으로 호황기 탑라인 제한 없이 꾸준한 성장이 기대되는 대표적인 기업”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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