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국내 양대 토종 포털인 네이버와 다음이 인공지능(AI)을 앞세워 검색 서비스 재편에 나섰다. 양사 모두 검색을 AI 에이전트로 진화시키겠다는 목표는 같지만 접근 방식은 다르다. 네이버가 검색 이후 쇼핑과 예약, 구매 등 실제 행동까지 연결하는 '실행형 AI'를 앞세웠다면, 업스테이지 품에 안긴 다음은 생활밀착형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정리해주는 '생활형 AI 에이전트'를 지향하고 있다.
네이버는 최근 대화형 AI 검색 서비스 'AI탭'을 정식 출시하며 차세대 검색 전략을 공개했다. AI탭은 단순 질의응답을 넘어 상품 추천과 장소 탐색, 예약 등 실제 서비스 이용까지 연결하는 에이전틱 검색 서비스다. 베타 서비스 기간 상품과 장소 카드 클릭률(CTR)이 각각 20%를 넘어서는 등 검색 결과가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네이버는 AI탭 경쟁력의 기반으로 검색 특화 LLM, AI 운영 기술, 멀티모달 역량을 제시했다. 내부적으로는 이를 각각 '프로덕트 네이티브 LLM', '하네스 엔지니어링', '멀티모달' 기술로 설명한다.
프로덕트 네이티브 LLM은 기존 하이퍼클로바X(HCX)를 기반으로 검색과 쇼핑, 플레이스, 예약 등 실제 서비스 환경에 맞춰 최적화한 AI 검색 전용 모델이다. 범용 모델 성능 경쟁보다 실제 서비스 수행 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하네스 엔지니어링은 대규모 AI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AI 오케스트레이션 기술이다. 검색과 쇼핑, 플레이스 등 각 영역에 특화된 소형 언어모델(SLM)을 역할별로 배치해 응답 속도와 비용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멀티모달 역시 네이버 AI 전략의 한 축이다. 스마트렌즈를 중심으로 텍스트뿐 아니라 이미지와 영상까지 함께 이해하는 검색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향후에는 사진 한 장만으로 탐색과 비교, 예약, 구매까지 이어지는 멀티모달 검색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의 강점은 AI 모델 자체보다 이를 연결할 수 있는 서비스 생태계에 있다는 평가다. 블로그와 카페, 지식인 등 이용자 제작 콘텐츠(UGC)와 쇼핑, 플레이스, 지도, 예약 서비스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AI 검색의 최종 목적지를 '정보 제공'이 아닌 '행동(Action)'으로 설정하는 이유다.
반면 다음은 정보 수집과 브리핑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AI 검색 전략을 설계하고 있다.
다음은 지난 1일 업스테이지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솔라'를 기반으로 검색 결과를 자동 요약하는 'AI 요약' 베타 서비스를 출시했다. AI 요약은 웹 문서를 직접 분석해 핵심 내용을 정리하고 검색 결과와 함께 제공하는 기능이다. 현재 이슈와 금융, 엔터테인먼트, 건강, 사전, 일상 등 생활과 밀접한 6개 분야에 우선 적용됐다.
업스테이지는 AI 요약을 시작으로 연내 대화형 검색 서비스 'AI 모드'를 선보이고 궁극적으로는 '에이전트 다음'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사용자가 관심 분야와 조건을 설정하면 AI가 관련 뉴스와 산업 동향, 리포트 등을 자동으로 수집하고 정리해 제공하는 형태다.
다음이 내세우는 경쟁력은 데이터다. 약 36년간 축적한 뉴스 데이터와 2600개 언어 사전, 증권·금융·인물·영화 등 버티컬 데이터베이스(DB)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다음 카페와 티스토리 등 이용자 콘텐츠까지 더해 생활밀착형 검색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업스테이지는 생성형 AI 검색에서 맛집이나 상품 정보를 잘못 생성하는 할루시네이션 문제가 상대적으로 큰 만큼 실제 데이터베이스(DB)를 기반으로 한 버티컬 검색이 차별화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에는 다양한 콘텐츠 파트너 데이터와 솔라 기반 AI 에이전트를 결합해 검색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AI 검색 경쟁의 핵심이 거대언어모델 성능 자체보다 서비스 생태계와 데이터 자산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연결하느냐로 이동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네이버가 검색 이후 행동까지 이어지는 실행 중심 AI를 구축하고 있다면 다음은 정보 수집과 브리핑을 수행하는 생활형 에이전트 구축에 무게를 두고 있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생성형 AI 확산으로 검색의 형태는 달라지고 있지만 결국 경쟁력은 이용자가 가진 데이터를 얼마나 풍부하게 연결하고 실제 문제 해결까지 이어지게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며 "네이버는 실행, 다음은 브리핑이라는 서로 다른 방향에서 AI 검색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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