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진호 기자] 툴젠이 유전자 교정을 위한 원천 특허 소송의 마침표를 찍을 미국 내 최종 심사에 본격 돌입한다. 다만 중간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최소 2년이 더 소요될 것이란 업계 관측이 나온다.
회사는 지난 5월 소송을 위한 예상 법률 비용 충당을 목적으로 유상증자(유증) 계획을 내놓았다. 하지만 2달새 주가가 급락하면서 유증 조달 자금으로 법률 비용을 충당하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툴젠은 발행가 확정 이전에 주가 상승의 모멘텀을 찾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종상 툴젠 대표는 9일 서울 여의도 한국금융투자협회 금융투자교육원에서 마련한 주주대상 기업설명회(IR)에서 “미국 내 특허 최종 심사를 위한 문서 제출 작업이 이뤄지기 시작했다”며 “문서를 통한 각자 주장과 반박 과정 등이 정해진 기한에 따라 진행되면 연말부터 최종 심리가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툴젠은 미국에서 지난 10년간 3세대 유전자 가위로 불리는 ‘크리스퍼-캐스(CRISPR-CAS)9’ 복합체에 대한 원천 기술 특허 선출원자 및 선발명자 지위를 두고 분쟁을 벌여왔다. 상대방은 미국 브로드 연구소(브로드)와 CVC컨소시엄(CVC) 등이었다.
이들의 분쟁은 미국 특허심판원(PTAB)의 저촉 심사에 따라 2단계로 나눠 진행됐고 지난 2022년 9월 선출원자에 대한 1단계 심사 결론이 도출됐다. 당시 툴젠은 선출원자 지위를 인정받아 ‘시니어파티’로, 남은 두 곳은 ‘주니어파티’로 지정됐다.
이후 CVC와 브로드 간 2단계 저촉 심사가 4년간 이어졌으며 지난 3월 브로드가 CVC를 누르고 선발명자 지위를 획득했다. 이로써 툴젠과 브로드 사이의 2단계 저촉심사의 승리자는 유전자 교정 산업에서 가장 널리 쓰고 있는 크리스퍼-캐스9의 권리를 확보하게 될 전망이다.
유 대표는 “지난 3월부터 바로 우리와 브로드의 2단계 접촉 심사가 가능해졌지만 일종의 허니문 기간으로 서로 간에 의견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며 “지난 2일 주니어파티가 먼저 자신들의 주장을 담은 문서를 PTAB에 제출하면서 서면을 통한 실질적 심사가 이뤄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툴젠과 브로드 간 2단계 저촉심사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된다. ▲주니어파티 문서 제출(7월2일) ▲시니어파티 문서 제출(7월24일) ▲상대 문서에 대한 반박 서면 제출(9월4일) ▲이의신청에 대한 재반론 제출(10월 16일) ▲구두 변론 신청 및 증거 배제 신청(10월30일) ▲증거 배제 신청에 대한 이의신청(11월 13일) ▲증거배제 논쟁에 대한 최종 재반론(12월4일) 등이 선행된 다음 구두 심리 및 최종판결로 이어진다. 다른 절차와 달리 구두심리나 최종판결은 정해진 기한이 없다.
유 대표는 “브로드와 CVC 사이 구두심리 및 판결까지 오랜 기간(약 4년) 관련 내용을 따졌기 때문에 우리와 브로드의 심리 과정은 그 정도로 길진 않을 것”이라면서 “소송과 별개로 합의를 위한 접촉도 끊임없이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툴젠은 늦어도 2027년 하반기에는 2단계 저촉 심사의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지난 5월 7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면서 해당 시점을 근거로 법률 비용으로 263억원을 할당했다.
문제는 바이오 하락 국면에 내부 인력 관련 악재까지 터지면서 툴젠 주가가 유증 발표 당시 종가(약 9만6600원) 대비 약 63% 하락했다는 점이다. 현재 가격을 고려한 유증 조달 자금으로는 기존 계획의 법률 비용을 충당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로 툴젠이 지난 2월 지식재산권(IP) 분쟁을 맡기기 위해 영입했던 구본천 부사장이 컴플라이언스(기업의 법 또는 윤리적 기준) 위반 이슈가 불거져 퇴사 절차를 밟았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한 툴젠 주주는 “특허 분쟁이나 사업 관련 루머에 대해 회사의 대응이 늦어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며 “컴플라이언스 문제를 거르지 못한 것도 회사의 책임”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유종상 대표는 인사 문제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면서 “능력있는 인물을 모셔 왔고 미국 내 저촉심사부터 응용 기술 관련 특허 등록 및 소송 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말 툴젠이 영입한 조현순 전무는 미국 변호사 자격을 보유하고 있으며 삼성바이오에피스와 LG화학 등을 거치며 국제 특허 문제를 다룬 인물로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그는 “새로운 기술 특허가 속속 등록되고 있고 중국 내 파트너십을 통한 물질 개발, 종자 및 바이오연료 분야 사업 등도 병행하고 있다”며 “유증 관련 발행가가 확정되는 9월 이전에 주가 상승을 위한 모멘텀을 찾아 이번 자금 조달을 최대한 목표치에 가깝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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