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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 따라 갈린 고객층…예금시장 '디커플링'
이세정 기자
2026-07-10 07:00:00
고금리 경쟁 멈춘 시중은행, 수신 확보 나선 저축은행…대출규제·증시 활황에 전략 차별화
이 기사는 2026-07-09 08:05:30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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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뉴스1>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최근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예·적금금리 차이가 벌어지는 가운데 금융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도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투자 목적의 유동성 자금은 시중은행으로 유입되고, 고금리 예금 수요는 저축은행에 머무르면서 수신시장 분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기본 연 2.05~2.95%, 최고 2.55~3.30% 수준이다. 반면 저축은행의 평균 정기예금 금리는 3.94%이며, 최고 우대금리 4.60% 상품도 판매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간 금리 격차 확대를 단순한 조달비용 차이가 아니라 '머니무브(Money Move)'에 따른 고객 수요 변화의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증시 호황기에는 언제든 자산을 매입할 수 있도록 유동성이 높은 요구불예금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고, 이 자금은 접근성과 편의성이 높은 시중은행에 주로 예치된다. 반면 예금자보호 한도 내에서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추구하는 고객층은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 상품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투자 대기성 자금 확대 흐름은 자금순환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한국은행이 지난 7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지분증권·투자펀드 운용 규모는 34조원에서 61조4000억원으로 약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금융기관 예치금은 12조8000억원에서 29조4000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투자자가 증권사 계좌에 입금한 예탁금이 증권금융 등을 통해 금융기관에 예치된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투자 대기성 자금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실제 5대 시중은행의 올해 상반기 말 총수신은 2253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96조원)보다 7.4%(약 157조원) 증가했다. 국내 증시 호황에 따른 투자 대기성 자금 유입과 기업예금 증가, 안전자산 선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시중은행의 유동성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가계대출 총량 규제 강화로 은행들의 공격적인 대출 확대가 어려워지면서 예금 확보 필요성도 이전보다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예·적금 금리 1~2%포인트를 더 받기 위해 자금을 묶어두기보다 주식 투자로 시세차익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며 "투자를 위한 대기성 자금도 상당 부분 시중은행에 머물면서 고금리 수신 경쟁 필요성이 예전보다 낮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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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VS 저축은행 예금 금리 비교. (그래픽=김민영 기자)

반면 저축은행은 구조적으로 예·적금 의존도가 높다. 시중은행이 요구불예금과 기업예금, 은행채 발행 등 다양한 조달 수단을 활용하는 것과 달리 저축은행은 수신이 사실상 핵심 자금원이다. 저원가성 자금 조달이 어려운 만큼 수신 확보를 위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근 기준금리 인하 기조 속에서도 저축은행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유지하는 배경에는 수신 이탈 방어와 유동성 확보 필요성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저축은행권은 수신 기반을 유지하고 유동성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시중은행 대비 높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 저축은행권 수신도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지난 4월 말 기준 100조6607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2월만 해도 97조9365억원 수준이었지만, 3월 99조5740억원으로 늘어난 이후 두 달 만에 다시 100조원대를 회복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SBI·OK·애큐온 등 대형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예금 수요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머니무브에 대응하기 위해 시중은행도 예금금리를 높이는 경쟁에 나서던 것과 달리 최근 풍부한 유동성과 대출 규제로 금리 인상 유인이 크게 줄었다"며 "저축은행은 예·적금 중심의 조달 구조 탓에 여전히 고금리 전략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금리 양극화가 단기적인 금리 차이를 넘어 금융 소비자들의 자금 운용 목적에 따른 선택 기준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투자 성향이 강한 고객은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 등을 거쳐 자산시장으로 이동하고,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선호하는 고객은 저축은행 예·적금 상품을 활용하는 흐름이 점차 뚜렷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정기예금 고객은 금융회사 신뢰도를 우선하는 고객과 금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고객으로 점차 양분되고 있다"며 "전자는 시중은행이나 대형 저축은행을 선호하는 반면, 후자는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을 선호하는 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대형 저축은행보다 인지도나 규모가 작은 중소형 저축은행은 수신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금리를 0.1~0.5%포인트 더 높게 제시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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