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
기간 설정

지배력 끌어올린 김원일, 그룹 사업재편 진두지휘 나서나
노연경 기자
2026-07-06 09:20:00
지주사 지분 공개매수 이후 김원일 지분율 '43.4→79.5%'…포트폴리오 재정비·추진력 속도
이 기사는 2026-07-03 09:12:28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골프존그룹 지배구조도 딜사노연경  복사(2).jpg
골프존그룹 지배구조도(그래픽=김민영 기자)

[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골프존그룹의 코스닥 상장 지주회사인 골프존홀딩스가 자진 상장폐지를 추진한다. 공식적으로 밝힌 이유는 '소액주주 투자금 회수기회 제공'이지만 일각에선 그 이면에 원활한 그룹 사업재편을 위한 밑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력인 골프사업 침체기 속에서 지주사를 비상장 체제로 전환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해석이다. 특히 이번 공개매수를 진행하는 측이 현 최대주주인 김원일 전 골프존 대표라는 점을 고려하면 향후 진행될 그룹 사업구조 재편도 그의 주도 하에 신속하게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무게를 얻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김 전 대표 개인이 소유한 투자회사 원앤파트너스는 올해 4월에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에스제이투자홀딩스를 통해 골프존홀딩스 보통주 36.15%를 주당 6700원에 공개매수한다. 공개매수 가격은 공개매수 전일 종가(4255원) 대비 57.5% 프리미엄이 붙은 값으로 2023년 이후 최고가다. 공개매수에 투입되는 비용은 총 1053억원이다.


이번 공개매수 대상에서 자기주식(9.83%)과 김 전 대표의 아버지이자 창업자인 김영찬 골프존홀딩스 회장 보유분(10.65%)은 제외됐다. 김 전 대표의 기존 보유분(43.37%)에 이번 공개매수로 확보하는 36.15%가 더해지면 김 전 대표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지분율은 79.52%에 달하게 된다.


다만 골프존홀딩스가 보유한 지분가치를 뜯어보면 이번 공개매수에 들어가는 비용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는 업계 분석이다. 작년 기준 골프존홀딩스의 종속기업·지분법 투자자산을 합친 실질 지분가치는 약 7240억원에 달한다. 반면 이번 공개매수가(6700원) 기준 시가총액(자사주 제외)은 2588억원으로 PBR(주가순자산비율)로 치면 0.35배에 불과하다.


공개매수에 투입되는 비용 중 상당 부분을 외부차입으로 해결했다는 점도 김 전 대표 입장에선 부담을 더는 요소 중 하나다. 공개매수 금액 1053억원 중 김 전 대표가 직접 납입한 자기자금은 250억원뿐이고 나머지 803억원은 NH투자증권으로부터 연 5.3% 고정금리로 조달한 차입금이다. 전체 비용의 76%가 부채로 채워지는 구조다.

지주사 지분 공개매수 이전에도 이미 최대주주였던 김 전 대표가 굳이 100% 지분을 확보하려는 이유에 대해 시장 관계자들은 골프산업 업황 변화를 꼽는다. 코로나19 특수가 끝나고 경기 침체와 고비용으로 인해 수요가 침체되면서 2021년 24.5%에 달했던 골프존의 영업이익률은 작년 14.1%로 10%포인트 가까이 감소했다. 이에 오너일가 주도로 빠르고 효율적인 사업구조 재편을 진행하기 위해 이번 자진 상폐를 결정했다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실제로 지난 3월 골프존홀딩스 정기주주총회의 경우 이사회 제안 안건은 전부 가결되고 소액주주 측 안건 10건은 전부 부결됐지만 표차를 뜯어보면 여유 있는 승리는 아니었다. 특히 합병·분할·영업양도 등 상법상 특별결의 사항은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이 요건을 자사주(9.83%)를 뺀 의결권 있는 주식 전체를 기준으로 환산하면 주주 출석률이 100%에 이를 경우 필요한 찬성 지분율은 66.7%다. 자사주를 뺀 의결권이 있는 주식을 기준으로 김 전 대표와 김영찬 회장의 지분율을 합산하면 59.9%다. 즉 부자(父子)가 가진 표만으로는 특별결의안을 통과시키는데 변수가 생길 수 있는 셈이다.


일례로 지난 주총 정관변경 안건 중 제3-3호 의안(감사위원선임·해임 의결권 제한 강화 및 분리선출 인원 상향)은 발행주식총수 기준 찬성률이 68.6%로 법정 통과선(66.7%)을 겨우 1.9%포인트 넘겨 통과됐다. 68.6%에는 김 부자의 표(59.9%) 외에 외부 주주의 찬성표 약 8.7%포인트가 얹혀 있다.


문제는 이러한 외부 지지표가 매번 같은 규모로 확보된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이해상충 소지가 큰 안건에서 이 표가 이탈하거나 반대로 돌아설 경우 부자가 가진 주식 수만으로는 66.7% 문턱을 넘지 못해 특별결의가 부결될 수 있다.


특히 일각에선 최근 골프존카운티 경영권 매각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위험부담은 더 예민하게 다가올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골프존카운티는 골프존홀딩스가 지분 41.63%를 보유한 골프장 운영사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특수목적법인 한국골프인프라투자를 통해 보통주 54.83%와 전환우선주 3.54%를 쥐고 있는 최대주주에 올라있다. MBK파트너스는 2018년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할 당시 일정 기한 내 상장을 조건으로 내걸었는데 2022년 IPO가 무산된 데 이어 2023년, 2025년 매각 시도도 잇따라 불발됐다. 그러다 올해 4월 삼정KPMG와 모건스탠리를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투자설명서(IM)를 배포하며 경영권 매각을 공식화한 상태다.


골프존카운티 매각 자체는 MBK가 보유한 지분을 처분하는 것이기 때문에 골프존홀딩스 주주총회 표결 대상은 아니다. 다만 그 이후 골프존홀딩스가 보유한 지분을 함께 처분하거나 골프존카운티의 합병 등을 검토하게 될 경우 상법상 특별결의가 필요한 국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 100% 지분 확보는 이런 시나리오들에서 표결 불확실성과 정보 노출 리스크를 미리 없애두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시장 한 관계자는 “이번 골프존홀딩스의 상장폐지는 파트너십을 맺었던 MBK파트너스의 골프존카운티 매각에 효율적으로 대응함과 동시에 업황 둔화기에 맞춰 비대해진 그룹 구조를 오너가 나서 빠르게 재편하기 위한 성격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평가했다.


에스제이투자홀딩스 측은 이에 대해 “꾸준한 배당과 자사주 매입 등 지속적 주주환원 정책을 펼쳐 왔음에도 국내 내수경기 악화로 인한 골프산업의 전반적인 침체로 이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결국 주가가 장기간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소수주주의 이익 실현 가능성도 줄어들고 있다”며 ”이들에게 투자금 회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공개매수에 나서게 됐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