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2024년 선익시스템이 대규모 수주를 위해 발행한 600억원 규모 메자닌이 2년 만에 오버행(잠재 매도물량) 부담으로 이어졌다. 주가 하락으로 리픽싱이 발생한 데 이어 올해 전환청구가 잇따르면서 시장에 대규모 물량이 풀렸고 선익시스템은 추가 희석을 막기 위해 잔여 전환사채(CB)를 회수하는 대응에 나섰다.
다만 전환 물량이 시장에 풀린 이후 주가는 고점 대비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에 선익시스템은 추가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선익시스템은 2024년 6월21일 CB 420억원과 교환사채(EB) 180억원 등 총 600억원 규모 메자닌을 발행했다. 당시 주요 투자자는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운용하는 펀드와 조합이었다. 타임폴리오흥국에이오에이 알지비 신기술투자조합 제1호가 CB 189억원과 EB 81억원을 인수했고 삼성증권을 통해 편입한 물량까지 합치면 타임폴리오 측이 확보한 규모는 370억원이다.
선익시스템이 메자닌을 선택한 것은 대규모 장비 수주를 소화하기 위한 생산자금 확보 차원이었다. 당시 회사 규모로는 은행 차입만으로 필요한 자금을 모두 마련하기 어려웠고 부족한 자금을 메자닌으로 조달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후 주가가 하락하면서 리픽싱이 이루어졌다. 전환가액이 낮아질수록 투자자가 받을 수 있는 주식 수는 늘어나고 기존 주주의 희석 부담은 커진다. 실제 선익시스템 CB 전환가는 발행 당시 6만1988원에서 2025년 1월 4만9591원으로 낮아졌고 전환 가능 주식 수도 67만7550주에서 84만6927주로 늘었다.
올해 들어서는 전환이 본격화했다. 첫 전환청구는 1월27일 이루어졌고 2월6일에는 146억원 규모의 CB가 한꺼번에 전환청구됐다. 이후 2월11일과 2월19일 추가 전환청구가 이어지면서 올해 새로 발행된 주식은 총 44만6035주에 달했다.
EB 역시 같은 시기 교환청구가 집중됐다. 특히 2월11일에는 111억원 규모가 한꺼번에 교환청구됐으며 올해 교환된 주식은 총 20만6779주다. EB는 자기주식을 내주는 방식이어서 발행주식 수는 늘어나지 않지만 시장에 유통되는 물량은 그만큼 증가한다.
시장에 신규 물량이 잇따라 출회되면서 오버행 우려도 커졌다. 실제 선익시스템 주가는 2월20일 장중 14만4000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마지막 CB 추가상장이 이뤄진 3월11일 종가는 11만9000원으로 내려앉았다.
이렇다 보니 선익시스템은 추가 오버행을 차단하기 위한 대응에 나섰다. 3월23일 콜옵션을 행사해 권면총액 168억원 규모의 잔여 CB를 취득했고 지난 6월에는 남아 있던 CB와 EB 잔액도 모두 취득해 소각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2024년 발행한 600억원 규모 메자닌은 모두 소멸했고 추가 희석 가능성도 사실상 해소됐다. 다만 이미 시장에 풀린 물량 부담이 남아 있는 데다 투자심리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으면서 주가는 현재 6만원대 초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선익시스템 관계자는 “당시 약 4500억원 규모의 장비 수주를 수행해야 했는데 계약금을 제외한 생산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은행 차입만으로는 필요한 자금을 모두 조달하기 어려워 메자닌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환이 이뤄지면서 오버행이 발생해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한 측면이 있었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콜옵션을 행사했다”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여러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시 전이라 밝히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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