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임초롱 기자] 금융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제조업의 인공지능 전환(AX)을 위한 민관 협업 체계를 구축한다. 산업부가 제조업 AI 전환(M.AX) 분야 유망 기업과 프로젝트를 발굴하면 금융위는 국민성장펀드를 통해 장기자본을 공급하는 방식이다. 연구개발(R&D)과 실증 지원에 머물렀던 기존 정책 지원을 투자와 사업화 단계까지 확대해 '피지컬 AI' 산업 생태계를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금융위와 산업부는 1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국민성장펀드-M.AX 프론티어 프로젝트 민관 합동 간담회'를 열고 제조업 AX 지원을 위한 협업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의 모두발언에 이어 모건스탠리의 글로벌 제조업 경쟁력 분석, 산업부의 M.AX 추진 계획, 금융위의 국민성장펀드 연계 방안 발표가 순서대로 진행됐다.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은 산업정책과 금융정책을 연계해 제조업 AX 투자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있다. 정부는 생성형 AI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전환이 생산 현장으로 확산되면서 제조 경쟁력이 국가 성장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고 보고 있다.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국이 AI팩토리와 휴머노이드 로봇 육성에 대규모 투자를 확대하는 가운데 한국도 제조 강점을 기반으로 피지컬 AI 시장 선점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산업부는 AI팩토리와 로봇, 미래차 등 M.AX 분야에서 투자 수요가 있는 기업과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기술개발 및 실증을 지원한다. 금융위는 이를 국민성장펀드와 연계해 대규모 시설투자와 사업화를 위한 장기자금을 공급할 계획이다. 그동안 정부 지원이 기술개발 단계에 집중됐다면 앞으로는 투자와 사업화 단계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구체적인 연계 사례도 제시됐다. 국민성장펀드의 첫 M.AX 프로젝트로는 LS전선의 초고압 해저케이블 생산공장 증설 투자가 소개됐다. 산업부는 이날 간담회에서 AI팩토리 분야의 LS전선, 이수페타시스, 대성하이텍을 비롯해 로봇 분야의 두산로보틱스, 원익로보틱스, CJ대한통운 등 다양한 기업들이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AI 반도체 분야에서는 현대모비스와 LX세미콘, 매그나칩반도체 등 수요기업과의 연계 방안도 논의됐다.
금융위도 산업부와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발굴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국민성장펀드 추진단은 산업부가 추천한 기업 가운데 산업 생태계 파급효과가 큰 프로젝트를 성장기업발굴협의체에서 검토한 뒤 장기 인내자본을 공급할 방침이다. 다만 산업부 추천이 곧 투자 확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별도 투자 심사와 검토 절차를 거치게 된다.
정부는 국민성장펀드와 정책금융을 연계해 AI와 로봇, 미래차, 방산, 반도체, 2차전지 등 피지컬 AI 관련 6개 분야에 올해 약 16조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금융도 산업 생태계의 한 축이라며 산업과 금융의 공동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산업이 열리는 시기에는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산업과 금융이 연합작전을 펼칠 수밖에 없다"며 "혁신기업이 위험을 감수하며 도전할 때 금융이 함께 위험을 나누고 미래를 설계하는 파트너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피지컬 AI는 새롭게 형성되는 시장인 만큼 국민성장펀드가 충분한 자금을 공급하며 속도를 뒷받침하겠다"고 덧붙였다.
민관 협업 구상이 실효성을 가질 수 있다는 평가도 제기됐다. 행사에서는 글로벌 투자자의 시각에서 한국 제조업 경쟁력을 분석하는 발표도 이어졌다. 신영석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AI 확산과 에너지 전환, 피지컬 AI 시대가 한국 제조업에 구조적인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 기반과 공급망, 로봇 활용 경험을 한국의 강점으로 꼽으며 휴머노이드와 AI팩토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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