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령 기자] 네이버웹툰이 웹툰 지식재산권(IP) 기반 2차창작 생태계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원작자가 승인한 IP로 숏폼 애니메이션을 제작하는 '컷츠메이크(Cuts Make)'를 출시한 데 이어 AI 스토리챗 '바이 어스(byUs)'도 곧 선보일 예정이다. 웹툰을 읽는 플랫폼에서 이용자가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소비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며 IP 확장과 팬덤 강화를 동시에 노리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네이버웹툰은 지난 24일 숏폼 애니메이션 제작 도구 '컷츠메이크'를 출시했다. 이용자는 원작자의 승인을 받은 웹툰 장면과 캐릭터를 활용해 숏폼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수 있다. 서비스 출시와 함께 '가비지타임', '역대급 영지 설계사', '연애혁명', '작전명 순정', '전지적 독자 시점' 등 9개 작품이 참여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컷츠메이크는 원작자가 동의한 웹툰 장면과 캐릭터를 활용해 이용자가 숏폼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수 있는 2차창작 도구"라며 "작가에게 보상 비용과 IP 사용료를 지급하는 구조로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웹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신규 이용자 확대보다 기존 팬덤의 체류 시간과 결제를 늘리는 것이 플랫폼 경쟁력의 핵심 과제가 됐다. 이에 AI 채팅과 숏폼 애니메이션 등 이용자가 직접 참여하는 콘텐츠를 통해 원작 소비를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 컷츠는 원작 소비를 확대하는 효과도 나타내고 있다. 실제 완결작인 '연애혁명'의 경우 컷츠 콘텐츠 공개 전후를 비교했을 때 유료 매출이 20% 이상 증가했다. 앞선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이러한 서비스는 신규 이용자 유입뿐 아니라 기존 팬덤을 더욱 강화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창작자 생태계 확대도 병행한다. 네이버웹툰은 지난달부터 월 1억원 규모의 '컷츠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일정 기준을 충족한 창작자에게 월 최대 500만원의 활동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컷츠메이크로 제작한 콘텐츠는 컷츠에 바로 업로드할 수 있어 제작과 유통, 창작자 보상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구축했다.
영상에 이어 AI 기반 2차창작도 확대한다. 네이버웹툰은 이르면 이달 말~내달 초 AI 스토리챗 서비스 '바이 어스(byUs)’를 출시할 예정이다. 바이 어스는 이용자가 웹툰 캐릭터와 대화를 나누며 원작 세계관 안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서비스다. 기존 캐릭터챗이 캐릭터와 친구처럼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바이 어스는 이용자가 직접 주인공이 돼 원작 세계관을 확장하는 몰입형 콘텐츠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캐릭터챗이 캐릭터와 일상적으로 교감하는 서비스라면 바이 어스는 이용자가 주인공이 돼 원작 세계관 안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전개하는 데 초점을 맞춘 서비스"라며 "출시가 임박한 만큼 조만간 공식적으로 관련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네이버웹툰이 상호작용형 콘텐츠를 잇달아 확대하는 것은 이미 원작 유입 효과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캐릭터챗은 출시 1년 만에 국내 누적 접속자 350만명, 누적 메시지 1억건을 기록했다. 내부 분석 결과 '별이삼샵' 캐릭터챗 출시 후 일주일간 이용자들의 원작 열람 회차 수는 출시 전보다 97% 증가했고 결제액도 44% 늘었다. 캐릭터와의 대화 경험이 작품 몰입도를 높이고 원작 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확인한 셈이다.
이 같은 효과는 일본에서도 재현됐다. 네이버웹툰은 올해 2월 일본 라인망가에 캐릭터챗을 도입한 이후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으며, 지난 24일에는 인기작 '입학용병' 캐릭터를 추가했다. 현재 일본 캐릭터챗의 누적 메시지 수는 1000만건을 넘어섰다. 첫 적용 작품인 '시월드가 내게 집착한다'는 캐릭터챗 도입 이후 독자 수가 3배, 매출은 6배 증가하며 원작 소비 확대 효과를 확인했다.
컷츠메이크를 중심으로 수익화 실험도 본격화하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컷츠메이크에 프리미엄 템플릿과 컷 편집, 고속 생성 등 일부 유료 기능을 적용하고 전용 재화인 ‘젤리’를 도입했다. 기존 웹툰은 전자출판물 성격의 콘텐츠로 ‘쿠키’를 사용하지만 컷츠메이크와 컷츠는 숏폼 애니메이션 중심의 영상 콘텐츠인 만큼 별도의 결제 체계를 적용했다. 업계에서는 웹툰과 영상 콘텐츠의 과세·등급·정산 체계가 다른 만큼 결제 구조를 분리해 운영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젤리는 현재 컷츠메이크의 일부 유료 기능에만 적용된다. 다만 향후 컷츠 내 유료 콘텐츠까지 확대될 경우 이용자 결제와 창작자 보상을 연결하는 핵심 재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젤리는 현재 컷츠메이크 내 유료 기능에 사용되고 있으며 컷츠의 유료 콘텐츠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향후 유료 모델이 본격화되면 수익 배분 구조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다. 컷츠 콘텐츠는 원작자의 IP와 2차창작자의 편집·연출, 플랫폼 운영이 결합되는 구조인 만큼 원작자와 창작자, 플랫폼 간 수익을 어떻게 배분할지가 핵심이다. 네이버웹툰은 현재도 작가 IP를 활용하는 서비스에는 라이선스 비용을 지급하고 있으며 컷츠메이크 역시 원작자에게 보상과 IP 사용료를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앞선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하기 어렵지만 기존에도 작가 IP를 활용하는 서비스에는 라이선스 비용을 지급해왔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웹툰이 단순히 AI 서비스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웹툰 IP를 채팅과 숏폼 영상, 이용자 생성 콘텐츠(UGC)로 확장하며 플랫폼 안에서 소비와 창작이 반복되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캐릭터챗으로 팬덤 강화 효과를 확인한 데 이어 컷츠메이크와 바이 어스를 통해 '읽는 웹툰'에서 '경험하고 만드는 웹툰'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웹툰 IP를 드라마나 영화로 확장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플랫폼 안에서 AI 채팅과 숏폼 콘텐츠를 통해 이용자가 직접 참여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IP를 소비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는 얼마나 많은 IP를 보유했느냐보다 이용자가 IP 안에서 얼마나 오래 머무르며 소비하느냐가 경쟁력이 될 것"이라며 "결국 2차창작을 얼마나 자연스럽게 원작 소비와 결제로 연결하느냐가 플랫폼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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