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주명호 기자]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수장들의 임기 만료가 반 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들의 연임 여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은행장 임기는 통상 2년이며 첫 임기 종료 후 연임 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올해 말 인사는 각 금융지주의 경영전략과 지배구조 방향성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5명 가운데 4명이 첫 임기인 가운데 조만간 발표될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안과 금융지주별 인사 전략이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환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호성 하나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 강태영 NH농협은행장은 모두 올해 말 임기가 만료된다. 금융지주들은 통상 9월께부터 은행장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인사 검증 절차에 착수한 뒤 12월 후보자를 확정한다.
행장들은 임기 중 경영 성과 측면에서 대체로 양호한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규제 강화 움직임과 각 금융지주 내부의 인사 구도, 실적 평가 등이 맞물리면서 연임 여부를 쉽게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환주 행장의 경우 오는 9월 결정될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의 연임 여부가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통상 지주 회장이 연임할 경우 기존 경영진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지만 회장 교체가 이뤄지면 계열사 CEO 인사 폭도 확대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양 회장의 거취가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권에서는 양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지만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지배구조 개선안의 영향도 주목된다. 금융당국은 내달 3일 예정된 KB금융 차기 회장 숏리스트 발표 이전 개선안을 공개할 방침이다.
정상혁 행장은 이미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한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안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선안에는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 재임을 제한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는데, 직접 적용 대상은 회장이더라도 금융권 전반에 CEO 장기 재임에 대한 견제 기조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여기에 신한금융 내부의 세대교체 필요성도 거론된다. 정 행장은 1964년생으로 주요 계열사 CEO 가운데 연령대가 높은 편에 속한다. 금융권에서는 차세대 경영진 육성 기조가 강화될 경우 추가 연임보다는 세대교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호성 행장은 하나금융지주와 연계된 인사 이동 가능성이 변수로 꼽힌다. 이 행장의 전임자인 지성규·박성호·이승열 전 행장은 모두 2년 임기를 마친 뒤 연임 대신 지주 부회장으로 이동했다.
이 같은 전례에 비춰 볼 때 이 행장 역시 연임보다는 지주 내 핵심 보직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이 행장은 하나카드 대표를 지내는 등 계열사 CEO 경험을 갖춘 만큼 지주 차원의 역할 확대가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권에서는 현재 강성묵 하나금융지주 부회장과의 자리 이동 가능성을 유력한 시나리오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정진완 행장은 상대적으로 실적 부담이 연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5대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2.1% 줄며 주요 경쟁 은행과 비교해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성과 중심 인사를 강조해 온 만큼 실적 개선 여부가 연임 심사에서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될 전망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현재 시점에서 정 행장이 5대 시중은행장 가운데 연임 불확실성이 가장 큰 인물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내달 발표될 상반기 실적과 3분기 경영 성과가 연임 여부를 가를 핵심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태영 행장의 경우 농협금융 특유의 지배구조가 변수다. 농협은행은 행장 기본 임기가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난 이후 선임된 행장들이 모두 연임 없이 임기를 마쳤다.
다만 최근에는 농협중앙회의 인사 영향력이 과거보다 축소되고 전문경영인 체제가 강화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과거와 달리 경영 연속성과 성과를 중시하는 연임 가능성이 이전보다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향후 발표될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선안과 하반기 실적이 연말 은행장 인사의 방향을 결정할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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